1. 구입


라면을 끊은 지 꽤 되었습니다. 신제품이 안 나왔거든요. 집 앞 슈퍼나 대형매장을 기웃거려봐도 신제품은 보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포스팅도 끊겼습니다. 하지만 간만에 편의점을 들리니 신제품이 눈에 띄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매하여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나가사끼 시리즈는 흰 국물 중에서는 잘 버티는 편입니다. 저도 좋아하는 라면이구요. 작년에는 꽃게 짬뽕이라는 순한 맛[시식기 : http://flymoge.tistory.com/812]을 출시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흰 라면이 안 팔리다보니까 앵그리 꼬꼬면과 같이 붉은 맛으로 승부를 던지는 듯 합니다.


문제는 출시시기인데 6월 출시더군요. 이 라면을 먹은 게 7월 초이니 한참 더울 때 매운 라면을 출시했단 말이죠.... 과연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궁금합니다.



2. 포장




진한 불맛. 이 불맛이라는 정의가 참 낮설게 다가옵니다. 임의로 해석해보면 중국집 짬뽕 특유의 매운 맛을 지칭하는 것 같은데 뭐 중국집 짬뽕을 잘 재현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오직 이 라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진짜 짬뽕맛" 두고보겠습니다.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 야채 가득, 중독적인 맛.... 라면이 안 팔리긴 안 팔리나 봅니다. 이렇게 자극적인 문구라니.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은데 봉지를 뜯어보도록 하죠



3. 구성



면은 나가사끼 특유의 그 면입니다. 전작들과 큰 차이 없는 우동라면 스타일의 굵은 면이며 탄성도 적절합니다.


후레이크는 조미유 때문인지 양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물에 넣으면 커진다고는 하지만 꽂게짬뽕에서 보여주었던 그 많은 양의 건더기보다는 확실히 작습니다. 그래도 종류에는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조미유는 고추기름같이 보이지만 맵지는 않고 조미료와 흔히 짬뽕의 불맛을 내는 요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공화춘 짬뽕에서 볼 수 있는 그것과 아주 비슷합니다.


스프는 짬뽕라면 답게 상당히 붉은 편입니다. 또한 스프가 풀리지 않고 덩어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짬뽕라면 특유의 스프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짬뽕라면답게 스프에 정말 별 게 다 들어갑니다.



4. 조리


550mL의 물에 면, 스프, 건더기를 넣고 5분간 끓인 후에 조미유를 넣습니다. 평소에 라면을 끓이시는 그 방법 그대로 끓이시고 나중에 조미유만 넣어주시면 될 듯 합니다. 전 탱탱한 면을 선호해서 5분보다 일찍 불을 끄는 편입니다.



5. 맛




국물이 생각보다 옅어보이지만 맛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첫 인상은 맛에 신경을 쓴 짬뽕라면입니다. 나름 짬뽕을 재현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라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맛이라고 할까요. 국물이 2% 빈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짬뽕 특유의 "불맛"도 잘 올라오고 얼큰한 국물과 두꺼운 면이 맜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아버지가 참 좋아하시겠네요.


사실 이 '불맛'은 전혀 새로운 맛이 아니라 공화춘 짬뽕이 이미 개척한 맛입니다. 공화춘 삼선짬뽕이라고 팔리는 봉지면[http://flymoge.tistory.com/761]은 영 아니었고 컵라면이 중국집 짬뽕과 비슷하게 괜찮았는데 그 컵라면과 유사한 느낌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나가사끼 홍짬뽕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 아니라 공화춘에서도 맛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예상외로, 맵습니다. 상당히 매운데 틈새라면이나 불닭만큼은 아니고 신라면보다는 확실히 매운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땀이 나게되는데, 이게 여름이라는 계절과 만나서 상당히 불쾌해집니다. 좋은 중국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먹는 매운 짬뽕은 맛있지만 집의 습한 자연풍을 맞으며 먹는 매운라면이란 결코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결국 라면을 먹고 샤워를 해야했죠...

다행인 점은 매운맛이 입 안에 오래 남지 않습니다. 먹고 나서 물 한 잔 마시면 깔끔하게 사라지는 편입니다. 엄청 맵지 않아서 그런 면도 있겠죠.


건더기는 위에서 보이는 것 보다는 많다고 느꼈습니다. 물에 넣어서 팽창한 것 때문인지 양배추나 버섯류가 꽤나 괜찮았습니다. 그렇지만 양이 작은 건 좀 아쉬운 부분이네요.




간만에 맛있게 매운 라면을 만났습니다. 공화춘이 봉지면을 뭐같이 내놓는 바람에 이런 라면은 어떻게 보면 기다렸던 라면입니다. 하지만 이게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나왔는지는 이해하기 힘드네요. 안 그래도 누구 때문에 에어컨 맘대로 틀지도 못하는 형국인데 말이죠..



추천도 :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