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입


컵라면을 살 일이 있어서 집 앞 슈퍼를 뒤지는 중 재미있는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육개장이라고 적힌 컵라면인데 오뚜기에서 만들었더군요? 인기가 없어서인지 출시한 지 얼마 되지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제품이었습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오뚜기는 농심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최근에 리뉴얼된 진라면은 맛을 신라면같이 만들어버리고, 컵라면 중에서 농심의 새우탕을 카피캣한 제품도 있고[각주:1] 이제는 농심의 no.1 판매상품인 육개장을 따라하기로 했나봅니다. 농심의 육개장은 컵라면 중에서 독특한 맛을 자랑하는 만큼[각주:2] 맛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나 기대해볼만 하겠습니다.


새벽 3시. 배가 너무 고파서 잠이 안 와 미칠 지경. 얼마전에 사 둔 컵라면이 떠올랐고, 과감하게 포장을 뜯어 시식해보기로 했습니다. 서문이 너무 길었군요.


2. 포장



빨간 색의 포장이 상당히 자극스럽습니다. 일단은 큰 용기면만 출시된 상태인데 작은 사이즈가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4분 조리로 컵라면 중에서는 평균 정도인 것 같습니다.


3. 구성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건더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조리시간 관계 상 사진이 열약한 점 사과드립니다.


저렇게 풍부한 건더기를 참깨라면이나 무파마 봉지면에서 본 기억밖에 없습니다. 계란블럭에 고기, 고추에 파. 있을 거 다 있으면서 큼직큼직한 게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위 건고추같이 보이는 녀석인데 저건 고추가 아닙니다. 심지어 질감도 고추가 아닙니다. 그냥 빨간색 밀가루덩어리죠.



원재료명을 보면 짬뽕라면류가 생각납니다. 라면에서 저렇게 많은 재료를 넣는 라면도 잘 없는데 말이죠.


항상 스프를 털어넣고 남은 스프를 맛보곤 하는데 스프 역시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에 맛 본 스프는 기존 어느 라면에서 먹어본 맛이 아니었습니다. 라면 스프가 아니라 마치 즉석조리식품[각주:3]의 스프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쪽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4. 조리



조리방법을 꼭 읽어봐야 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별 거 없습니다. 물 넣고 4분 끝.


5. 맛



국물색부터 이미 농심의 육개장과는 다른 것이 보입니다. 사실상 이름만 같고 다른 컨셉으로 제작된 제품으로 보여집니다.


처음 면을 먹었을 때 느낀 맛은 단순했습니다. '어 그냥 소고기 육수 스타일 라면이네'라고 생각하고 계속 먹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이상하더군요. '소고기 육수? 그러고보니 이거 육개장맛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놀랐습니다. 전혀 기대를 안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런 제품에서 육개장 맛을 느낄 수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비록 국물맛은 위에 보다시피 기름이 많고 짜고 자극적인(매운맛은 강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라면 수준) 맛이긴 한데 인스턴트 육개장에 라면을 말아먹는 느낌이었습니다. 국물 자체가 육개장 맛을 구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맛이었습니다.


건더기 또한 풍부한 양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면과도 잘 어울렸고 씹는 맛도 좋았습니다. 다만 저 고추모양 밀가루 덩어리, 저건 보기에는 좋아보이는데 막상 씹으면 딱딱한 어묵 씹는 맛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앞에서 짬뽕라면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맛도 그렇고 유사한 점이 많았는데 국물의 재현도가 실제 제품과 비슷한 것도 그렇고 재료가 많이 들어가서 복잡한[각주:4]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건더기가 충실하다는 것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맵지 않아서 이런 라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분명히 좋아하리라 생각합니다.


아, 가격은 슈퍼가격 900원으로 보아 정가 1,000원으로 생각됩니다. 비싸지는 않죠.



추천도 :  ★★(4/5)




  1. (맛은 농심 제품이 훨 좋더군요,,,) [본문으로]
  2. (큰 컵 제외. 그건 이단아입니다. 절대 크기에 이끌려 구매하지 마세요. 분명 실망합니다) [본문으로]
  3. (레트로트 파우치에 든 즉석곰탕 같은) [본문으로]
  4. (그래봤자 조미료 맛이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