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입


간만에 홈플러스에 갔습니다. 사실 메인은 메밀소바에 사용할 소바쯔유를 사러간 것이었고, 중간에 스파게티 면(듀럼 세몰리나 100%) 3kg을 5천원이라는 초특가에 손에 넣은 것을 제외하고 제 눈길을 끈 것은 PB라면, 홈플러스 라면입니다.


이거보다 조금 싼 PB라면은 맛이 없을 것 같아서 패스하고[각주:1], 뭔가 본격적으로 미는 듯한 이 "얼큰한 맛으로 소문난 홈플러스 라면"은 개당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입니다. 검색해보니 비슷한 제품으로 "개운한 맛으로~"도 있는 것 같던데 매장에는 없더군요. '맛이 없더라도 부셔먹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구입해보기로 했습니다.


2. 포장



이 라면은 홈플러스에서 유통하는 라면이긴 하지만 생산은 팔도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에도 제조업체는 팔도라고 기재했습니다. 


싼 티 안 나는 포장에 적절한 사진, 적절한 타이틀 로고에 아래쪽에 가려있지만 여러가지 영양정보를 포함해서 "돈 없어서 사는 라면"이라는 이미지는 없습니다. 고추 이미지가 눈에 띄는데 얼마나 얼큰할 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3. 구성



500원의 라면에 이 이상의 구성을 바라는 건 무리겠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아주 흔한 면, 아주 흔한 스프, 그리고 조금 아쉽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건더기입니다. 얼큰하다고 해서 스프를 잠깐 맛봤는데 글쎄요, 일단 맛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죠.




4. 조리



조리방법은 예전 라면들과 거의 동일합니다. 550mL에 4분간 조리하는, 시각에 따라서는 표준조리법에 해당하는 것이죠. 좋게 말하면 평범하고 나쁘게 말하면 흔한 조리법입니다.



5. 맛




어찌 생겼든 어찌 조리하든 맛만 좋으면 그만인 저렴한 라면이기에 많은 것에 대해서 따지지 않겠습니다. 그저 조리 후 맛을 보았죠.


사실 얼큰한 라면이라고 해서 틈새라면 스프 베이스를 사용한 게 아닐까 내심 기대를 해봤습니다. 팔도에서 생산하는 호통라면이라던지 세븐일레븐 자체컵라면 등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스프였는데 아쉽게도 틈새라면같은 매운 맛은 아닙니다.


오히려 전 왜 이 라면을 얼큰한 라면이라고 부르는지는 살짝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맛이 너무나도 평범하기 때문이죠. 보통 사람들이 라면을 떠올릴 때 생각하는 좋아하는 라면, 진라면/안성탕면/너구리/신라면/해물탕면 등의 다양한 라면이 있기 마련인데 마치 그런 사람들을 모두 포괄하겠다는 기새로 그 모든 라면들을 짬뽕한 듯한 맛이 납니다. 


저는 밍밍한 라면을 싫어하고 누구는 매운 라면을 싫어합니다. 누구는 해물라면을 싫어하고 누구는 너구리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이 라면은 호불호를 가리기에 너무나도 애매한 선상을 달리고 있습니다. 해물라면같이 시원한 것 같으면서도 쇠고기 육수 베이스 맛이 나고, 건더기에 신경 쓴 것 같으면서도 양은 있거나 없거나 하고, 얼핏 매운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맵다고 느껴지지는 않고(대신 매운 것 못 드시는 분들은 매울 수 있습니다). 면발도 얇지도, 굵지도 않은 딱 그저그런 스타일. 


돌려 말하면 이 라면 괜찮습니다.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런 맛을 얻기도 힘들죠. 엄청 맛있다는 평가는 주기 힘들지만 어디 하나 흠 잡을 덴 없는,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니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별 다른 특색이 없으니 더 이상 평가하기가 힘듭니다.



전 이 라면을 먹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누가 놀러와서 라면을 내놓아야 할 상황, 상대의 애매한 취향을 무마할 수 있는 좋은 대접용 라면. 물론 상대방이 건더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FAIL.



추천도 : ★★★☆(3.5/5)

  1. (검색해 보시면 나옵니다. 흰색 봉지에 "라면"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정말 "라면" 두 글자만 적혀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