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입


시중에 나와있는 비빔면을 모두 재패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복병은 가까이 있었습니다. 슈퍼에서 "오뚜기의 메밀 비빔면"을 단 한 곳도 배치를 해두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존재 자체를 완전히 까먹고 있었습니다. 

미안해요, 오뚜기! 저 오동통은 연속 30개 먹었어요ㅠㅠ


하지만 현실은 팔도 비빔면의 독주체제입니다. 다른 회사들이 공격적인 제품들을 출시했지만 팔도비빔면의 야성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팔도 제품을 사 먹지 말자는 분위기에 비해서 오프라인은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실제로 맛을 봐도 팔도 비빔면이 대중의 요구를 어우를 수 있는 유일한 제품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사실상 비빔면 중 판매량 최하위[각주:1]라 생각되는 메밀 비빔면에 대해서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포장



포장지 색과 사과과즙 함량을 강조하는 디자인은 누가 봐도 타겟팅을 팔도 비빔면으로 잡고있는 것 같습니다. 사과과즙 11%는 팔도의 1.83% 함량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게 함정이 있습니다. 



포장지를 보시면 팔도는 고형분 72%의 1.83%이고, 오뚜기는 10%의 11%입니다. 곱해보면 131.76 : 110으로 사실상 오뚜기의 사과과즙 함량이 더욱 적습니다. 전형적인 눈속임입니다만, 틀린 말이 아니니까 반박할 수가 없네요.



3. 구성



구성은 팔도와 동일합니다. 대부분의 비빔면이 이런 구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면은 메밀을 넣어서 밀가루면보다는 조금 거무튀튀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메밀을 넣었다고 면이 모두 검게 될 거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일부러 칡즙 등을 넣어 색을 따로 첨가하는 경우가 많으니 저렇게 밝은 색이라고 해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스프에는 액상소스와 김이 들어있습니다. 팔도와 동일한 구성입니다.





4. 조리



3분 30초동안 끓이는 것 외에는 평범한 비빔면 조리방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5. 맛 



위 사진은 2개 분량을 조리한 사진입니다.


아무래도 비빔면 리뷰 시 팔도 비빔면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점은 양해바랍니다.

처음 먹고 상당히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팔도를 의식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좀 이상하더군요. 팔도의 경우 "아 이게 비빔면이구나"라는 깔끔한 소스와 면의 조합이 있는 반면 오뚜기의 경우 처음에는 과일향이 나는 것 같다가, 식초향, 고추장맛이 올라옵니다. 좋게 말하면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맛이 느껴지고 나쁘게 말하면 조합이 덜 된 지저분한 맛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 오이나 야채를 썰어넣어 같이 먹는 편이 맛이 완화되고 깔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은근히 맵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못 느끼다가 중반 이상으로 갈 수록 매운 맛이 상당히 세게 올라오는 편입니다. 시식 후에도 계속 매운 맛이 남아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존 비빔면의 매운 맛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신 분들이라면 라면과 같이 뒷맛이 남는 매운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먹기 전 걱정한 부분 중 하나가 메밀면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비빔면 소스가 맛이 강하기 때문에 과연 메밀의 맛을 느낄 수 있을까였습니다. 실제로 메밀의 맛은 소스에 덮혀서 일반적인 비빔면의 밀가루면과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지만 질감적인 면에서 조금 더 탱탱하다(=씹는 맛이 있다)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결론은 안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입니다. 다른 회사들과 같이 참신한 소재를 찾기보다는 팔도를 공격하는 제품으로 컨셉을 잡았지만 막상 팔도보다 못하면 말 다했죠. 전 싸다고 20봉지를 질렀으니 이제 처리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추천도 : ★★★(3/5)




  1. (라고 추정하지만 실제로는 풀무원의 골뱅이 비빔면일지도 모릅니다. 비싸거든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