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시내버스를 이용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도 마찬가지지만 도쿄나 오사카는 전철과 지하철이 잘 깔려있어서 버스를 타본 적이 없네요. 항상 가까운 곳까지 가서 도보로 이동하곤 했죠. 환승제도가 없는 일본은 더더욱 이구요.

하지만 교토는 버스를 타지 않고서는 관광지까지 이동할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좋든 싫든 시내버스를 타야하죠.


교토에서 버스를 타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시 버스 1일 승차 카드', 흔히 말하는 버스 1일 승차권인데, 1회 220엔인 버스를 500엔[각주:1]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카드가 있습니다. 구입방법은 각종 여행안내소, 지하철역, 심지어 카드 전용 자판기에서도 판매하며, 가장 간단한 것은 버스에서 내릴 때 운전수 분께 "완데이팟스" 말하면 구입 후 바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버스 3번 이상 타면 무조건 이득이니 3번 이상 환승하실 분은 꼭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음, 왜 내릴 때 결제하냐구요? 그건 우리나라 버스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나라는 버스 뒷문이 출구인데, 일본은 버스 입구가 뒷문입니다. 앞문은 내리는 용도로 사용되죠. 당연히 운전수 분은 앞에 있기에 대금 지불도 내릴 때 하게 됩니다.


만약 운전수에게 길이나 궁금증을 물어야할 때는 이 버튼을 쓰면 됩니다.



운전사와 연결되는 인터폰입니다.


이 인터폰에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횡단보도에 신호가 왔는데 그 전에 버스가 도착한 것입니다. 제가 열심히 뛰어서 버스 입구로 가니 운전사는 저를 못 보고 그냥 출발하는 것입니다. 버스가 떠나가는 걸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어떤 여학생이 손가락으로 문 하단을 가리키는 겁니다. 그랬더니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이 버튼이 있더군요... 다시 누를 일은 없었지만 좋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대금 지불을 내릴 때 하기 때문에 문이 열리면 그냥 타서 앉으면 됩니다. 한 가지 부러운 점은 정차벨이 정말 많이 달려있는 것입니다. 대구만 그런지 몰라도 신형버스에는 정차벨 개수가 점점 줄더군요...


광고가 정말 많이 붙은 것과 앞쪽의 가로좌석이 특징입니다. 앞쪽 전광판에 다음 정차역의 이름이 나오는데 안내방송이 더 편할 겁니다.



정차벨입니다. 늘 보면서 생각하지만 뭘 저렇게 많이 적어놨는지 의문입니다. 

그냥 "STOP" 적어주면 만사 해결인데...



앞쪽에 정산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카드단말기, 그리고 돈통이 전부인데, 여기는 조금 더 하이테크입니다ㅎㅎ


먼저 동전을 기계가 계산합니다. 은행의 동전 고르는 기계처럼 동전을 넣으면 넣은 금액을 자동으로 세줍니다. 

만약 지폐의 경우 아래쪽에 지폐교환기가 있어서 1000엔 지폐를 넣으면 동전으로 교환되고, 그 금액을 다시 기계에 넣어주면 됩니다. 더 이상 버스에서 만 원짜리 지폐로 고민할 필요가 원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죠.


그 외의 여러 패스나 교통카드는 기계의 카드 넣는 곳에 넣으면 자동으로 금액이 지불됩니다.



시내버스는 노선도가 모두 한자로 적혀있는 것 빼고는 지하철에 비해서 전혀 불편할 게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기사 분들이 해주시는 육성 안내방송, 역 안내나 차량 운행 안내 등이 차내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게 인상적입니다. 노선만 미리 다 숙지하신다면 이용하시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겁니다.



  1. (외곽지역 이용시 추가금액이 지불됩니다 eg. 아라시야마 부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