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 http://flymoge.tistory.com/588 )에서 CD 표면에 구멍이 났다고 했는데, 일단 판매자와 연락을 취해봤다.

나       : CD에 구멍이 생겨서 교환을 하려고 합니다
상담원 : 표면 프린팅이 이상있어서 그러시는 건 아니시구요?
나       : 네, 표면에 도료가 안 묻은 것이 아니라 표면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불에 비춰보면 빛이 새들어옵니다.
상담원 : 그러시면 제품을 보내주시면 확인 후 교환처리 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목요일날 제품을 보냈다. 그리곤 화요일날 연락이 왔다.

상담원 : CD 구멍이 어디 있는지 잘 확인이 안되네요..
(아니, 저 구멍이 안 보인단 말인가?)
나       : 불빛에 비춰보면 빛이 새 들어오는 곳이 있습니다.
상담원 : 그러면 조금 있다가 전화 드리겠습니다.

그럼 전화를 왜 했냐? 좀 자세히 살펴보지그래?
20분 후  

상담원 : 저희가 구멍을 확인을 했는데, 이것으로는 교환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나       : 아니, 분명히 정상적인 제품은 아니지 않습니까?
상담원 : 하지만 이 정도 불량은 정상제품으로 볼 수 있거든요..
(이 정도 불량? CD 표면 인쇄가 잘못 되었는데 그게 불량이 아니면 뭐가 불량이냐?)
그 다음 말이 더 충격적

상담원 : 저희가 다른 제품도 하나 뜯어봤는데 동일하게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인쇄 오류가 있어서 교환해드리더라도 동일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 그래요? 아직도 우리나라 CD 기술은 이 정도밖에 안 됩니까? 아니면 후진국 제작에서 수입하나요?) 

참으로 답답했다.
물론 내가 까다로운 성질이라는 것은 내가 잘 안다. 교환해도 어쩔 수 없다면 그냥 참고 써야겠지. 하지만 몇백원짜리 공시디도 아니고 만원단위의 금액을 지불해서 구매한 제품이 구멍 송송에 기스 좍좍이면 참 좋겠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중고CD를 파는 매장이 여러 군데 있다. 그 중에서 TRADER(트레이더) 같은 경우에는 품질관리가 철저하고 판정을 받은 이유를 아주 상세히 기록하기 때문에 갈 때마다 애용..이라기 보다 거의 중독 수준으로 구매하곤 한다.
한 엘범을 중고구매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아주 쌌다. 정가 3,980엔에다가 초회한정판이고 나온 지 얼마 안 된 엘범이 1,980엔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구성품 누락은 하나도 없고 CD 상태도 스크래치 따위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최상급 상태. 하지만 상품설명에는 이러한 말이 있었다

[외부 종이 케이스 찍힘]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나는 케이스 모서리가 흰색이길레 이게 벗겨졌나 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원래 흰색이었던 것. 케이스를 불빛에 이리저리 비춰보다 이유를 발견했다. 케이스 한 쪽에 손톱으로 누른 듯한 1cm 정도의 눌린 자국이 있었던 것. 너무 미세해서 손 감각으로도 찾을수 없던 상처였다.

정말 충격이었다. 이 정도 상처로 가격이 이렇게 싸지다니... C급 제품은 케이스가 깨지거나 자켓이 없는 경우고 간혹 있긴 한데 그럴 경우에는 보통 300엔 이내의 떨이 가격으로 팔려나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위의 새 CD가 케이스에 스크래치가 가득하고 CD에는 인쇄불량이라면? 문득 새 CD를 사들고 가서 가게 직원에게 이거 상태가 어떤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 여튼 새 제품을 보내주기로 했으니 한번 받아보고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