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심있게 보고있는 이어폰 제조사인 T-PEOS입니다. 최근 모 사이트와 손잡고 FR 측정해가면서 유닛을 튜닝하는 모양이더군요. 가장 먼저 출시된 H-100 제품의 경우 특색있고 선명한 소리로 많은 유저들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에서 저렴한 제품인 B-100과 D-100을 출시했습니다. D-100은 다이나믹 드라이버(비닐 진동판)을 사용한 제품인데 제품 구조[각주:1]와 판매문구를 보아하니 완전 저음형으로 밀고갈 분위기고, B-100은 "국내최저가 2만원대 롤스사BA유닛 이어폰[각주:2]"이라는 파격적인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소리와 디자인 둘 다 잡을 기대주로 인터넷 상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더군요.




그리고 저 문양을 보십시요. 2만원짜리라고는 믿기 힘든, 그것도 국내제품이라는 게 상당히 끌렸습니다. 국내제품의 디자인은 어딘가 항상 아쉽기 마련인데(심지어 이 회사의 고급형인 H-100도 그랬습니다) 이 녀석의 뒷 문양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물씬 풍겼습니다.



그래서 질렀습니다.



2만원짜리 제품 치고는 나쁘지 않은 포장입니다. 그렇게 고급스럽지도 않고 싸구려같이 보이지도 않네요.



패션의 마무리......


이 문구 말고도 '정밀가공의 극치' '새로운 소리의 세계' 같은 닭살 돋는 문구는 차라리 안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제품 구조가 3D 모델링으로 나와있습니다. 

이 제품에 사용된 롤즈사BA라는 건 Knowles, 놀즈의 SR 시리즈, 즉 사이렌 드라이버라고 알려진 초저가 BA 유닛입니다.

http://www.knowles.com/search/family.do?family_id=SR&x_sub_cat_id=10


일반적인 BA가 10만원 밑으로는 잘 내려오지 않을만큼 고가의 유닛이지만 이 사이렌 드라이버가 출시되면서 저가형BA 제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통상적인 BA유닛과는 성향과 특색이 꽤나 다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싼 이유가 있다"




상자의 옆면에는 구성품과 주의사항이 적혀있습니다. 저기 적혀있는 구성품 중 반이 틀린 내용입니다. Case라기보다는 파우치이며 8set가 아니라 4set입니다. 수정이 필요할 듯 하네요. 덤으로 폰트도 조금 더 신경써주셨으면...




뒷면의 제품설명과 스펙시트입니다. 여기서 틀린 점이 너무 많군요.





포장 위에 당당히 그려놓은 그래프는 이 제품의 FR 그래프가 아닙니다. 골든이어즈 그래프를 그대로 가지고왔는데 이 그래프는 H-100 제품으로 훨씬 고급제품입니다. 오히려 공식홈페이지 상품설명 페이지에 가면 멀쩡한 그래프가 있죠.




같은 사이렌 드라이버를 쓴 제품들과 실제 청음한 느낌을 비교하면 이쪽 그래프가 맞습니다. 포장에 잘못 기록이 된 듯 하네요.





컨트롤러는 이 제품에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이어캡이 4+4, 즉 8set라고 나와있고 제품 사진에도 8세트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제품은 실리콘 4세트만 들어갑니다. 안에 스펀지가 들어간 noise isolating 팁은 제공되지 않습니다[각주:3]. 물론 메뉴얼도 없습니다. 이런 오류점들은 빠르게 수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만원대의 이어폰 치고는 나쁘지않은 구성입니다. 포장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되어있구요.

이어팁은 파우치에 3쌍과 유닛 1쌍을 더해서 4쌍입니다. 하이브리드 팁으로 맨 처음 소니가 만들기 시작해서 따라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H-100에도 동일한 팁이 들어갑니다.




하이브리드 팁이 뭐냐고 하면 이렇게 안쪽엔 색상과 두께를 다르게하여 팁을 구분하기도 편리하며 노즐에서 잘 빠지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팁 교환하려고 찢어질 정도로 잡아당겨야 빠지더군요. 팁 잘 잃어버리시는 분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입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검은색 실리콘 부분의 두께가 지나치게 얇다는 것입니다. 귓구멍에 넣으면 구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경우 차음이 잘 안됩니다. 최소한 EXS-X10에 쓰이던 팁이나 소니 팁같이 두꺼웠으면 좋겠네요.


1자형 플러그와 직조 케이블입니다. 1자형 플러그는 내구성이 의심되지만 예전 리뷰하면서 국내 케이블 제조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왠만해서는 단선 안 된다는 게 제 자그마한 의견입니다(하지만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패턴은 상상 그 이상이라는 것이 문제).

직조코드는 도끼3 이후로 간만에 보는 녀석입니다. 올이 풀린다던지 충격에 실이 뜯긴다는지, 세척이 힘들다던지 하는 취약점은 있지만 제품만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하게 잡아주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단 전체직조가 아니라 스플리터 윗부분은 일반이어폰과 같은 코드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선길이는 1.2m로 일반적인 길이인데, 스플리터 위의 길이만 측정하면 26cm 정도 됩니다. 일반적인 착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귀 뒤로 돌려서 착용하는 경우 선이 짧아서 갓끈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간신히 갓끈현상은 피했습니다.



뒷 문양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2만원대의 이어폰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교한 가공. 그리고 빨간 테두리로 마감한 모습은 포인트를 줍니다. 과감한 광고문구가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어폰 끝 부분에 마치 용접한듯한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이물질이라고 보기에는 그 모양이 아주 뚜렷하고 위치도 좌우 동일하게 나있습니다. 직접 제조사에 문의를 해 보니 레이저 가공 후 위치마킹을 위한 표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모든 제품에 이와 같은 구멍이 나 있습니다. 소리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 외의 디자인이라던지 재질은 무난합니다. 귀와 접촉하는 부분은 블랙 무광도장으로 마감을 했으며 보기와는 다르게 노즐과 유닛은 평행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저가커널 답게 깊은 삽입은 힘들며 적당하게 귀 위에 올리는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다음 글에서 계속 적도록 하겠습니다.


  1. (Vertical 유닛배치 상 고음이 잘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본문으로]
  2. (이어폰샵 제품문구입니다) [본문으로]
  3. (제조사 및 판매원 이어폰샵 양쪽에서 확인한 사항입니다. 저가형이라 추가할 계획도 없다더군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