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鹿 : 바보, 혹은 그와 유사한 의미로 남을 무시하는 단어. (제로의 사역마 on the radio ~트리스테인 왕국에 어서오세요!~ 7화)


바카. 바보. 이 단어는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이 알고있는 일본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흔히 "빠가", 또는 "빠가야로" 라고 잘못 알고있는 경우가 많은데(아마 영화탓이라고 생각됩니다) 정식명칭은 '바카'가 맞습니다. 

이 카테고리에서 왜 이렇게 유명한 단어가 튀어나오냐 하면 다름이 아니라 이 단어의 한자 때문입니다.
馬鹿
말 마 / 사슴 록

 처음 이 단어를 보았을 때는 그저 バカ라고 쓰여서 '귀찮은 한자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한자를 찾아보니 전혀 바보라는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 말과 사슴. 어떤 유래인지 찾아보기 전에 귀찮아서 넘겼으나 오늘 라디오를 들으니 바카의 유래에 대해서 나오더군요. 

指鹿爲馬 [지록위마] 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슴을 보고 말이라 우긴다는 말로 우리나라의 해석은 윗 사람을 농락한다는 뜻인데 일본의 해석은 조금 다릅니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 의하면 진나라 2대 황제때의 실권자인 조고(趙高) 가 어느날 황제에게 "이것은 말입니다" 라고 말하여 사슴을 데리고 왔습니다. 황제는 "이것은 사슴이 아니냐?" 라고 물었지만, 군신들은 조고의 권세를 무서워하여 황제에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라디오에서도 위와 비슷한 내용이 바카의 어원으로 나왔습니다만, 정확한 설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더 웃긴것은 이것의 발음에 있습니다.

  훈독 : うま (우마) / 음독 : ば (바)
鹿 훈독 : しか (시카) / 음독 : ろく(로쿠)

뭔가 이상합니다. 원래대로라면 발음은 "바로쿠"가 되어야 맞습니다. 하지만 앞글자는 음독, 뒷글자는 훈독을 택해 지금 사용하는 "바카"가 튀어나온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전문적으로는 
重箱読み (쥬바코요미) 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무 생각없이 부르던 금옥 / 은옥(은혼[각주:1])의 金玉 / 銀玉 (킨타마/긴타마), 부엌이라는 단어의 台所 (다이도코로), 방송 프로그램을 뜻하는 番組 (방구미) 모두 다 위의 쥬바코요미 현상에 속합니다.



바보라는 뜻은 참 간단한데 그 단어는 전혀 간단하지 않은 것이 개그겠죠?.....

 
  1. 물론 은혼의 긴타마는 한자가 銀魂로 다르긴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