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6시에 기상해서 씻고 있으니 친구가 TV로 이걸 보고 있다. 순간 내가 아직도 한국에 있는 줄 알았다. 진행자의 한국어가 상당히 유창해서 놀랐다.

여튼 아침을 기대하며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 작년 아침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올해도 만복으로 길을 떠나려고 했으나,

에?

아니 우리가 고기까지는 안 바라지만 토끼는 아니지 않습니까?

맙소사,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동양인이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식사가 완전히 서양식이라 샐러드, 정체불명의 소스와 재료로 만든 파스타, 프라이도 아니고 삶은 달걀, 아무도 떠먹지 않는 토마토 주스처럼 보이는 수프, 그리고 식빵과 위의 동그란 빵이 전부. 음료로는 커피와 홍차, 오렌지주스. 뭐 본 식사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었다.

한국인도 그렇고 일본인도 그렇고 아침에 쌀을 먹지 않으면 힘을 못쓴다. 일본이야 학교 급식으로 빵이 나오는 수준이니 그렇다고 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건 너무 가혹하다. 최소한 주먹밥인 "오니기리" 정도만 있었어도 그것만 열 개 정도 먹었더라면 좋았을걸. 이건 빵이 전부인 식사나 마찬가지였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유일한 주식인 빵도 잼을 듬뿍 발라먹어야 먹을만했고, 그것도 오븐에 구워먹어야 되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쉽게 먹기가 힘들었다.

최악의 상황. 아침을 거의 억지로 먹듯이 해서 길을 떠났다. 첫 목적지는 아키하바라.


ps. 이정도는 돼야 아침이지 : http://flymoge.tistory.com/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