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목적지는 일본 내에서 최대의 전자상가 또는 오타쿠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 아키하바라이다. 미리 말하지만 간혹 이곳을 오타쿠들의 위험한 오염된 동네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직접 와보고 그러한 말을 꺼내보길 바란다. 물론 문화적 충격거리는 많다. 하지만 컴퓨터 부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도 많으며 요도바시 아키바에는 일반인들이 하이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불행히 그래픽카드와 CPU 등을 보고 열광하는 나 같은 사람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역 안에서부터 이러한 광고가 붙어있는 것은 일본 내에서도 흔치 않은 것이 사실. 누가 뭐래든 이곳은 애니, 게임, 만화 등 일본의 독특한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들려야 할 필수코스임에는 틀림없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아키바(아키하바라의 약칭)에서 쇼핑할 때이다.

1. 원하는 물건은 눈에 들어오는 즉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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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판매하는 상품들, 특히 한정판매하는 상품들은 언제까지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다. 또한 발매한 지 오래된 상품들도 의외로 큰 상점에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자신이 원하던 상품이나 좋아하는 분야의 경우 다른 대용품에 대해 망설이지 말고 즉시 구매한다. 이 경우는 중고물품에 대해서는 더욱 중요하다. 하루 사이로 물건이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니 잔액이 충분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구매해야 후회없는 쇼핑이 될 수 있다.

 

2. 단, 자신의 잔액은 항상 확인하자.

내 친구는 5만엔을 환전했다. 그런데 그 녀석은 단 4시간만에 현금의 80%를 전부 소진해버렸다. 이곳은 알면 알수록 지출이 심해지는 악마의 소굴로 불리는 곳이다. 경험자일수록 지출에 대한 계획을 가져야 하고 첫 경험이라면.. 그저 그날 내 눈에 좋은 상품이 보이지 않기를 빌 수 밖에 없다.

이는 물론 농담이고, 초심자의 경우 가격이 비싼 물품, DVD/BD, 피규어, 타키마쿠라 등을 먼저 둘러보고 서적이나 음반 등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즉 레어를 노려라. 왜 이런 방식을 추천하느냐 하면 비싼 물품일수록 우리나라에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고, 피규어 등은 우리나라에 알려지지도 않은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친구가 1만엔짜리 피규어를 구입하면서 한 말이다). 즉 같은 금액을 구입하더라도 차후 더욱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쇼핑방법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여행기간 중 아키하바라를 2번 이상 방문하는 것. 첫 방문과 달리 짧은 기간 내에 2번 방문한다면 눈에 씌인 콩깍지를 벗길 수 있는 좋은 찬스가 된다. 초심자라도 가게의 위치와 선호상품에 대한 정보를 몸으로 익히게 되고 보다 나은 소비를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 재벌의 아들이 아닌 이상 아키하바라에서는 돈에 쪼달려서 사지 못하는 경우가 반드시 발생할 것이다. 즉 경험을 쌓아 지출의 노하우를 쌓는 방법밖에는 해줄 말이 없다.

3. 되도록이면 아이쇼핑을 목적으로 하자.

이는 가전제품이나 컴퓨터 부품에 대한 뽐뿌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한 말이다. 누구든지 아키바에서는 가전제품에 대한 뽐뿌가 온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잘 볼 수 없는 제품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겉모습이나 놀라운 성능만 생각해서 구매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가격대를 고려하고 가자. 컴퓨터 부품의 경우 환율이 5년전이라면 모를까, 99.9%는 우리나라 대비 비싸다. 그 외의 가전제품도 계산기를 들고 환율계산을 해가면 그렇게 싸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백엔=천원 이라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에 가격이 싸 보인다. 부디 현명한 소비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