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거품이 많이 꺼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최고의 가성비라고 주장하는 옵티머스 G 번들이어폰(이하 지어폰). 11번가에서 블랙색상만 2차에 걸쳐 수천개를 판매했지만 순식간에 동 나버렸죠. 서비스센터에서도 화이트만 기존예약자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랙색상이 끌렸지만 2차 모두 실패하고 그냥 서비스센터에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LG에서는 부품형태가 아닌 완재품 형태로 물량을 푸는 듯 합니다. 이렇게 패키지로 만날 수 있습니다.
더블 이어 러버를 통한 착용감 개선.......
정말이지 기본 팁들은 최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어폰은 미국식 4극 규격을 준수합니다.
역시 수리부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쓸데없이꼼꼼한 포장입니다.
기본 이어팁은 정말 쓰레기이기때문에 따로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지어폰 본체입니다. ㄱ자형 4극 플러그와 플랫(칼국수) 케이블, 알루미늄 유닛을 적용했습니다.
커다랗게 박힌 LG로고와 L,R 구분표시입니다. 디자인은 제법 깔끔한 편입니다.......만
노즐이 너무 짧습니다. 유닛은 큰데 노즐은 짧고, 노즐구경은 커서
깊은 삽입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팁도 종류를 가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팁이 형편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팁 구조에 비해서 고무가 너무 얇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귀에 삽입하면 형태가 일그러지면서 차폐가 제대로 안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차폐가 제대로 안 되면 소리가 제대로 안 들리게 되지요. 그래서 이번 사용기에서는 여러가지 팁을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아래쪽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습니다.
"아 역시 번들은 번들이구나"
차로 비교하면 스파크에다 흡배기+매니폴드+터보+서스+브레이크+인치업 등등 튜닝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전륜구동에 엔진은 그대로라서 결국에는 후륜구동 젠쿱을 못 따라간다는 느낌일까요? 정말 용쓰긴 했는데 결국 번들소리더군요.
분명히 골든이어즈 리뷰와 같이 대역폭은 엄청 좋습니다. 특히 고역이 쭉 뻗어 답답하지 않은 소리가 저가형만 쓰시던 분들에게는 신세계로 불릴 정도로 좋은 느낌입니다. 저가커널에서 이렇게 넓은 대역폭을 들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칭찬들을 만 합니다.
저음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던데 그건 V형 소리에 길들여져서 그렇습니다. 최근에 리뷰한 B-100이나 에티키즈에 비해 저음의 양은 충분하며 적당한(하지만 둔탁한) 타격감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름 플랫하죠. 피크가 있긴 하지만 크게 신경쓰일 수준은 아닙니다. 보컬의 위치도 적당히 앞으로 잡혀있고 공간감도 너무 좁지도 않고 너무 넓지도 않은 적절한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어폰은 특정 대역의 마스킹이 없어 하이파이 '느낌'을 받기에 충분히 좋은 소리입니다.
하.지.만
골든이어즈의 형평성이 의심될 정도로 리뷰는 좋은 말로 덮혀있습니다. 그 리뷰가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뒤의 but, 단점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해상력이 정말 형편없습니다. 딱 번들수준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질만 따지면 싸구려소리 그 자체입니다. 간혹 이 이어폰과 같이 고음부가 찰랑찰랑하면 해상력이 좋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디까지나 착각에 불과합니다. 과장하면 휴대폰 내장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수준이랄까요.
흔히 해상력을 예기할 때 저는 피아노를 예로 듭니다. 피아노 소리는 현의 울림이 끝이 아닙니다. 피아노의 페달, 때리는 망치소리, 주위의 숨소리나 움직임, 악보 넘기는 등의 잡음이 모두 녹음되고 종종 이를 강조해서 녹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어폰은 당당하게 피아노 현의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합니다. 클레식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락, 재즈 어떠한 장르에서도 해상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분리도도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악기가 3개 이상 나오면 서로 얽히고 섥혀서 뭉치기 시작합니다. 10명 남짓의 소형그룹도 지어폰은 소화를 못 해냅니다.
그리고 고음의 질감이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고음이 금속적인 게 챙챙거린다고 할까요? 치찰음이 심한 건 아닌데 질감이 날카로워서 피크가 있는 5k, 10k 부분마다 은근히 거슬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음. 너무 어색합니다. 억지로 레벨을 낮춘듯한 소리. 극저음은 많이 빠지는데 비해 중저음은 튀어올라와 소리가 둔탁합니다. 그리고 해상력의 부재와 단단하게 잡아주지 못하고 펑퍼짐한 저음이 만나 정말 이건 좀 아니다라는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인 경우입니다. 그나마 잔향이 적고 반응성이 좋다는 게 유일한 장점입니다.
저가형에 너무 많은 걸 바란다구요? 글쎄요. 얼마전에 올라온 B-100과 소리가 막상막하이며 예전에 오랫동안 교보문고에서 1.9만원에 팔았던 아이리버의 AE2와 순위를 논하기 애매합니다. 지어폰이 단순소리의 가성비로 논란이 되었다면 AE2도 충분히 같은 레벨의 관심을 받을만하다고 봅니다.
살짝 가격대가 높은 에티키즈도 3만원만 더 주면 위에서 언급한 단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3단팁이 안 들어간다구요? 팁을 바꿔줘야 하는 건 지어폰이나 에티키즈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에티키즈는 EQ반응 또한 잘 먹기때문에 더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죠. 2
팁을 바꿔끼면 소리를 개선시킬 수 있을까해서 다양한 팁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여기 보이는 팁 외에도 트리플파이 팁, 자작폼팁 등 여러가지를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노즐이 너무 짧아서 착용이 잘 안되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소니의 하이브리드팁이 무난하게 괜찮은데 노즐이 짧아서 못 쓴다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기본팁은 논외로 치고 일반 실리콘팁은 대구경이 아니면 귀에 안착조차 되지 않습니다. 기본팁에 비해 두꺼운 녀석을 써봤는데 저음의 양이 늘어나긴 합니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컴플라이팁이 사람들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그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보통 컴플라이팁을 장착하면 고역이 정돈되면서 고음의 양이 꽤나 줄어듭니다. 트파에 물리면 강렬한 고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지어폰에서는 그나마 유일한 장점이었던 넓은 대역폭과 시원한 고음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말입니다. 그야 소리가 차분해지긴 합니다. 조금 더 비싼 소리로 느껴지지만 애초에 질이 좋지않은 소리를 단정하게 만든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팁 비싸죠. 내구성도 정말 안 좋은데 그 팁 살 돈 모아서 에티키즈를 사는 걸 추천합니다.
슈어팁은 플라스틱 노즐 뺀 녀석을 들어봤습니다. 전체적인 성향은 컴플라이팁과 비슷하긴 한데 년식이 좀 있어서인지 고음이 거의 소멸수준으로 깎입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컴플라이팁에 한 표 드리죠.
PL30에 들어간 검은 폼팁이 의외로 쓸만합니다. 지어폰과 같이 저음이 부족한 이어폰에 물리면 딱 좋을 정도로 저음양이 늘어납니다. 그러면서도 고역이 깎이지도 않고 내구성도 컴플라이팁보다는 훨씬 좋고 쌉니다. 하지만 이 이어팁을 물리니 소리의 벨런스가 틀어지면서 피크부분이 쏘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것만 감수하면 가장 무난한 팁이 아닐까 싶네요.
더블팁은 재질이 다른 두개를 들어봤습니다. 보통 더블팁을 쓰면 저역이 많이 비어버리는데 x10용 더블팁은 그 정도가 심합니다. 지어폰에 꽂으면 삽입이 꽤나 힘든편인데다가 소리 또한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x10 실리콘팁은 퀄리티도 괜찮고 여러가지 모양이 준비되어있어서 구경 큰 팁 중에서 그나마 지어폰에 맞는 녀석으로 골랐습니다. 소리는 지어폰 그대로의 소리라고 볼 수 있을만큼 괜찮습니다. 다만 노즐이 짧아서 밀착이 잘 안될 뿐이죠. 제 귀에 맞는 녀석이 있어서 다행이지 귀에 맞추는 게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어폰은 분명 좋은 소리긴 합니다. 만약 소리의 깊이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만드는 국내가요를 들으시겠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번들의 소리이기 때문에 점수를 후하게는 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 생각에는 가격대의 딱 2배, 3.6만원짜리의 소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위에는 에티키즈라는 강력한 적이 버티고있고, 주변에는 사이렌 드라이버를 사용한 BA커널들이 많습니다. LG휴대폰이 아니라면 에티키즈를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왜냐하면 LG휴대폰은 에티키즈를 쓰기엔 출력이 딸리거든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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