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헤드폰,이어폰을 청음하러 서울에 올라와 이어폰샵으로 갔습니다. 추운 날씨탓인지 사람도 거의 없더군요. 직원의 안내를 쿨하게 밀치고 3시간 반동안 지긋히 계속 청음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궁금했던 모델 다 듣지는 못했네요..


덕분에 사진 한장 못 찍고 사진 올릴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갑자기친구들카톡은왤케많이오는지. 대신 이번에 작성된 청음기 작성환경을 보여드리죠




네... 블루투스 키보드가 없어서 싸구려 무선키보드에 OTG 연결한 갤럭시 S2입니다. 이동하면서 s2 적당히 새워두고 화면을 보는둥 마는둥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려서 긴 장문의 청음기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오타가 있을 수 있고 평어체로 작성되었으니 이해 바랍니다.


Beyerdynamic - DT770 pro

dt440을 밀폐화시키면 이런 소리가 아닐까하고 생각할 정도로 베이어 특유의 소리가 묻어나는 편. dt440과 비교하여 극저역이 상당히 풍부해졌고 약간 신경질적인 고역이 차분해진 듯하다 하지만 저역양이 많고 밀폐형 특유의 울리는 소리가 약간 제어되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밀폐형인 제품이란 것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 dt440보다는 확실히 두 단계 높은 소리다.



SHURE - srh940

사실 착용감이 쓰레기라고 말이 많던데 이것을 포함해서 슈어제품이 딱히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플라스틱이 삐그덕삐그덕하는 소리는 거슬리지만...)

dt770과 비슷한 소리이면서 약간 차이가나는 모습. 두 제품의 그래프는 상당히 비슷하지만 정말 같은 제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소리에 대한 특성이 달랐다. 770의 저역은 조금 과하다고 생각되지만  940의 저역은 음악에 따라서 저역이 많게 느껴질 때도, 저역이 조금 모자라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770의 경우 3k대가 조금 들어가고 10k쪽에서 공진 탓인지 약간 쏘는 베이어 특유의 소리가 난다고 하면  940은 그에 비해 훨씬 플랫하게 느껴지고 고역도 큰 특이사항 없이 무난하게 나와 이게 정령 밀폐형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좋은 소리였다. 하지만 베이어의 소리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뭔가 940은 딱 좋은 소리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940과 770 모두 좋은 헤드폰이지만 막상 구매를 해서 쓰고 싶은 마음은 두 모델 다 들지 않았다



Sony - MDR 1R

먼저 착용감에 아주 큰 칭찬을 해주고 싶다. 디자인도 무난하게 잘 뽑혔는데 착용감이 아주 좋다. 이어패드가 전혀 압박이 없으면서도 차음성은 뛰어나다. 코드도 적당하게 만들어져있다,  

주 청음대상 중 하나로 제대로 작정하고 들어본 모델이다. 주위의 걱정과는 다르게 상당히 좋은 소리였다, 고역이 빠진다고 하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잘 나오고 성향차로 호불호가 나눠질 것 같다.  저역도 어느 정도 제어가 된 상태이고 중역도 막힘없이 뽑아주며 고음은 적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소니 특유의 색깔이 남아있어서 소니 소리에 따라 또 한 번 호불호가 나눠질 것 같다 기존의 소니 제품에서 볼 수 있었던 일부러 제어하지 않은듯한 치찰음 생기는 7K 고역, 소니 특유의 어두운 저음이 거슬렸던 분들은 꼭 청음 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Sony - MDR 7510

1r 청음 후 들어본 제품이며 기존의 사전정보를 하나도 얻지 않은 상태에서 막 들어본 제품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상당히 좋다. 그리고 가격표를 보고 다시 놀랐다.

소리는 일반적인 밀폐형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저음이 과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한 저음만 깎아준다면 저가형 중에 이런 밀폐형 모니터링이 있을까 할 정도로 좋은 소리라고 생각된다, 소니의 모니터링 라인업이 그러하듯 특별하게 튀지 않고 담백한 소리를 내 주는 것이 특징인데 그 특성 그대로 7506에서 음악 감상용 면에서 더 나은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다. 착용감도 장시간 사용용도로 나쁘지 않고 가성비로도 상당히 좋아 보인다. 단 모니터링성향을 좋아하면 말이다.  



Fischer Audio - FA-006

러시아산 헤드폰이었나? 가성비가 좋다고 사람들의 칭찬이 가득하던데 솔직히 왜 좋다고하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유닛크기에 비해서 착용감이 좋지 않다. 심지어 헤드밴드 구조가 이상해서 내 두상과 맞지 않고 유닛 하단부가 그대로 떠버린다. 착용부터 에러.

손으로 헤드폰을 고정시켜서 음을 들어봐도 이건 저가형이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뭐랄까 저음은 센 듯 하면서 좀 빠지는 느낌, 힘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중역은 강조되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영역들이 심심해서 나오는 듯한 소리. 고역은 착용이 이래서그런지 쏘고 밀착을 시키면 또 밍밍해지는. 해상력이나 배음처리는 그저 저가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지저분하다. v자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고 그렇다고 밸런스도 아니고 그저 이상하다고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AudioTechnica - ESW9

예전에 들어본 제품이지만 청음데이터 갱신을 위해서 들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포터블 사용을 전재해서 나온 제품이다보니 보기와는 다르게 저음이 상당히 두텁다. 중역과 고역이 살짝 어둡다고 느낄 정도. 하지만 차갑진 않고 상당히 따뜻한 소리다. 오테 착색이 살짝 있어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너무 비싸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서 소리가 좋은 편은 아니다. 디자인만 보고 사기엔 소리가 좀 아쉬운 편이다.



SHURE - srh1840

사실은 940보다 먼저 들어본 제품이다. HD600이 조금 어둡고 HD700이 너무 쏘는 느낌이라면 이 헤드폰이 적절한 대용이 될지도? 라고 생각한다. 여러 곡을 지긋이 청음해보면 좋은 헤드폰이라는 느낌은 확 든다. 저역은 적절하게양이 조정되어있고 상당히 단단하다. 고역은 막힘없이 쭉 뻗어주며 많이 거칠지 않으면서 카랑카랑한 청량감이 좋다.  보컬도 상당히 앞으로 나와 있으며 이어폰과 같이 앞으로 다가온 공간감을 제공한다 해상력 또한 좋다. 하지만 별로 구입하고 싶지는 않다. HD600의 저음이 전체적인 음악의 무게감을 잡아주었다면 1840은 그런 무게감이 빠진 느낌이다. 완성되어 있으면서도 뭔가 비어버린 느낌이다. 가격도 600 가성비를 포기하고 넘어가고 싶은 생각은 안 드는 가격이다, 



SHURE - srh1440

1840 청음 후 바로 들어봤는데 확실히 급의 차이가 느껴지는 소리이다. 전반적으로 1840이 업그레이드, 반대로 말하면 1440은 1840의 마이너 버전이다 1840보다는 조금 더 다이나믹한 소리로 바뀌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못하다. 940과 비교 시 개인적인 취향으로 940이 더 나은 것 같다.



Sennheiser - HD700, HD650

700은 그저 쏜다. 정말 600/650을 만든 회사와 같은 소리인가 의심될 정도로 다른 성향이다. 고역이 아주 섬세하고 저역은 아주 단단하지만 그것뿐이다. 고역이 너무 날카롭다. 자극적이다. 앰프매칭이 잘못된 탓인지 장시간 청음이 불가능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대신 착용감은 참 좋았다.

650과 600은 2년 전만 해도 구분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놀랍도록 확연히 구분할 수 있었다. 친구가 말한 대로 650이 저음이 더 많고 고역이 물러나있다. 플랫 개념에서 볼 때는 600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650도 썩 나쁜 제품은 아니다 다만 돈을 더 줘가면서 650을 살 이유는 적어 보인다.



Sony - MDR XB900

쉽게 말하면 미친 저음이다. 그냥 쿠왕쿠왕쿠왕하는 소리밖에 안 들린다. xb700이 나름 재미있었던 소리에 비해서 더 별로인 것 같다.



Denon - D7100 

데논 플레그쉽 헤드폰들은 뭔가 나랑 안 맞다. 항상 들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저역이 다른 음역대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다. 7100은 그러한 느낌이 절정에 달한 모델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고역은 나름 들을만한 것 같은데 저음만 저 밑에서 쿵쿵거리고 있다. 뭔가 특색 있긴 한데 조화가 잘 안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나랑 데논은 안 맞나 보다.



UBIQUO - ES903

유일하게 들어 본 오픈형 이어폰이다. 유코텍에서 나름 심혈을 기울여 자기내들이 할 수 있는 기술로 자기내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소리를 만들었다고 그때 전화인터뷰(?)에서 들었다. 확실히 무슨 느낌을 말하려는 건지는 알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괜찮았던 제품으로 생각하는 503의 직속업그레이드버전이라고 생각한다(703은 505의 후속처럼 들린다). 개발자가 얘기했던 고역의 막, 중역의 투명도 등이 상당히 개선되어 이정도면 누가 듣더라도 좋은 이어폰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좋아졌다. 

그.러.나

더블 돔의 구조 탓인지, 기술력의 부족인지. 내가 그토록 요구하던 극저역의 재현은 전혀 개선이 없다. 다른 이어폰과 다르게 200hz대부터 떨어지는 저역이라 비트가 깊은 음악을 들을 때는 이만한 깡통소리도 없다. 타 장르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주 청취장르인 일레트로닉에서는 아주 큰 단점이 아닐 수 없다. 오픈형은 당분간 관심을 끊기로 하였으므로 아마 누가 제품을 선물하지 않는 이상 구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SWP 신우테크 - H-100 

신우테크에서 제조한 이어폰으로 골귀 인증 이어폰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제품이다. 듣자마자 "아 트파소리"라고 생각했다. 보컬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나타날 생각을 안 하고 강하고 풍부한 저음과 강렬하면서 살짝 정돈이 안 된 듯한 고음이 음악 듣는 맛을 살려주고 있었다. 그래프 자체는 트파에 비해서 안정적이긴 한데 쿵쾅쿵쾅에 쨍쨍거리는 강렬한 소리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개인적으론 출력부에 고역 정돈하는 필터가 하나 추가된다면 더 좋아질 것 같다.



우성전자(이어폰샵) - EXS-X15

국내 최초 탈착형 커널이어폰이었나? 여튼 초기의 개판마감으로 욕을 좀 먹고 관심대상에서 사라진 모델이다. 예상과 정확히 들어맞은 소리였다. 저가ba의 대역폭 작은 소리. 그래도 가성비 좋다고 하는  xba1보다는 조금 더 나은 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이제 와서 이런 좁은 대역폭은 대책이 안 선다.  



Sennheiser - Momentum (모멘텀)

친구의 요청으로 들어보게 되었다. 그 말인 즉슨 애초에 관심 있는 모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내가 관심이 없었는지 바로 알게 되었다.

소리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대신 소리의 튜닝이 완전히 아웃도어를 위해서 튜닝이 되어있었다. 강렬한 저음 그리고 다른 대역이 살짝 쏘는 듯 하면서 밀리지 않는 소리는 아웃도어에서의 저역 묻힘을 보상하기 위한 튜닝이라고 생각하는데, 인도어에서 사용하기엔 너무 과한 저역이라고 생각된다.



Sennheiser - HD25 AMPERIOR (엠페리어)

역시 친구의 요청으로 청음하게 되었다. 그리고 1분도 지나지 않아 헤드폰을 내려놓아야했다. 불편한 착용감, 모멘텀보다 떨어지는 소리. 이 두 가지 만으로 게임 셋이라고 생각한다. 먹먹한 저역에 나머지 대역은 묻혀버린 소리는 역시 아웃도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인도어랑은 전혀 연이 없을만한 소리다. 그리고 왜 이렇게 비싸?



HEAD-DIRECT HiFiMAN - HE-5LE

re0로 유명한 하이파이맨이 제조한 평판형 헤드폰이다. 일반 진동판과는 구조가 달라서 다른 소리를 맛볼 수 있다. 

일단 구동이 매우 힘들다. mp3의 출력만으로는 택도 없고 이어폰샵에 거치된 뉴포스 앰프로 출력을 아무리 땡겨봐도 힘찬 소리를 맛볼 수 없었다. 일단 앰프 무용론을 지향하고 있는 나로서는 여기서부터 감점대상. 음악은 아무리 소리가 좋아봤자 나와 가까이, 그리고 편하게 들을 수 있어야하니까.

소리는 상당히 미묘했다. 전의 어떤 진동판 채용 헤드폰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신기한 소리. 이 음원이 이렇게도 들릴 수 있구나 라고 느낄정도니까. 대신 장르매칭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일반 모니터링헤드폰보다 훨씬 못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아마 앰프나 플레이어의 조합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아마 평생 연이 없을 것 같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HEAD-DIRECT HiFiMAN - HE-4LE

5le와 같이 놓여있어서 여기에서는 그 둘의 차이점을 기재하려고 한다. 사실 다른 헤드폰과 비교하려고해도 소리 자체가 너무 특이해서 뭐라고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경험부족이니까 이 부분은 패스

전체적으로 독특한 소리에 높은 해상도를 보여준다. 단 이것도 장르가 잘 맞는 경우만. 4가 5보다는 플랫한 소리라는 인상이 있었다. 근데 앰프가 볼륨확보를 못 해주니 정말 저음이 적은 소리인지 앰프 탓인지 잘 모르겠다. 4가 조금 더 올라운드적인 소리였고, 5는 저음이 앞으로 더 나와 적당히 무거운 소리가 되었다. 5의 경우 일단 보컬이 뭔가 막힌 느낌이다. 일본 여성보컬을 주로 듣는데 "뭐지 이 꽉 막힌듯한 보컬은?" 이라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으니 말이다.



여기서부터는 비교청음기입니다.



Etymotic Research - er4 vs etykids 5 + mc5 gray filter


사실 er4와 에티키즈가 그래프적인 면에서 상당히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리고 실제로 들어봐도 비슷하게 들린다. 그리고 누군가 에티키즈에 mc5의 그레이 필터를 끼우면 피크가 잡히고 er4랑 상당히 유사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두 제품의 소리가 얼마나 비슷할지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이어폰샵에서 이어폰팁 분실을 이유로 기본 3단팁이 아닌 x20에 들어간 2단팁을 착용해두고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지참한 3단팁으로 청음, 그리고 원래 끼워져 있던 2단팁 모두 청음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2단팁을 사용할 경우 고역이 정돈되며 저음이 줄어드는 소리이다(이건 즉석비교가 아니라 이미 유경험된 사실).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볼륨확보. 안 그래도 소리가 작은 에티키즈에 필터까지 끼웠으니 정말 소리가 작다. 좌우벨런스를 한 쪽으로 몰아야 비슷한 볼륨레벨을 맞출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er4의 소리가 더욱 좋다.  에티가 미치지 않고서야 하위모델을 더 좋게 만들 리가 없지. 해상력과 고음 표현력, 저음의 대역폭(극저역 표현능력) 모두 er4가 우세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에티키즈가 한참 밀리는 것은 아니다. 직접적인 비교를 했을 때는 그렇지만 er4의 성향과 아주 비슷해서 er4 소리를 저렴하게 만나고 싶다면 이 조합도 아주 좋은 편이다. 그리고 고역의 경우 BA 특유의 소리인 er4와 진동판 특유의 소리인 에티키즈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진동판을 채택한 키즈가 세세한 표현력은 떨어지지만 자연스러운 고음을 원하고 BA특유의 금속소리의 고음을 꺼린다면 오히려 에티키즈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Sennheiser - HD600 vs Superlux HD681


언뜻 이름은 비슷해 보이는 헤드폰이지만 전혀 다른 회사의 전혀 다른 헤드폰이다. 하나는 젠하이저의 메인스트림급(?) 헤드폰, 플랫의 극치라고 알려진(그리고 나도 헤드폰계열에서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소리인) HD600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산대만산 슈퍼럭스가 akg 헤드폰 짜가로 생산한 HD681이다. 물론 두 제품은 애초부터 비교대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내가 굳이 HD681을 들고 온 이유는 개인적으로 튜닝한 결과값이 상당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레퍼런스로 기준을 잡은 HD600과 직접 비교를 해보았다.


같은 앰프에 물리고 같은 음원을 돌려서 볼륨매칭 후 청음에 들어갔다. 그리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681이 600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상력차이가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같은 피아노 현의 울림이라도 HD600이 조금 더 정확히 잡아낸다. 하지만 20배 이상 비싼 제품[각주:1]이 그것을 제대로 못 표현해낸다는 게 더 웃기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극저역을 제외한 주파수그래프의 경우 681의 중고역이 살짝 어둡다는 평가를 듣는 600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소리가 막 날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비슷한 분위기인데 681이 저음이 좀 아쉽고 살짝 아주 살짝 더 밝은 소리랄까?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튜닝 방법에 대한 한계가 드러났다. 지금은 유닛 전체를 일종의 천으로 막아 필터역할을 하고 있다. 이 천을 고심해서 바꾼 결과 681 특유의 고음피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신 초고역의 경우 일단 어떤 천으로도 막기만 하면 죽어버리는 게 문제다. 그렇다고 조금의 공간이라도 허용해버리면 피크가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아쉽지만 정착점을 잡은 게 현 상태인데, 아마 악기 끝의 표현력이나 초고역대의 표현에서 딸리는 게 이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보았다. 

또한 패드 재질의 특성 때문에 극저역은 많고 중저역은 부족한 현상이 일어난다. 패드가 인조가죽 재질이라 극저역이 고여서 강조되고, 패드 탄성이 좋다보니 밀착의 부족으로 중저역이 빠진다. 패드 교체할 것을 찾아봐도 딱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다. 외국에서는 k240이었나? 그 패드로 교체하는 모양인데 국내에서는 영 구할 방법이 없다. 또한 패드가 열을 가두는 현상도 일어나 조금만 쓰고 있어도 더워서 장시간 착용이 힘들다는 것도 단점이다.


결론이 완벽하게 나온 건 아니지만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더욱 충격이었다. 이때까지 진리로 믿어왔던 600이 고작 2만원짜리 제품에 비교당한다는 것, 그리고 그 2만원 헤드폰이 전혀 꿀리는 소리는 아니라는 것, 마지막으로 내 튜닝이 아주 정확했다는 것.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비교 청음이었다.  



3줄 요약

1. MDR 7510, 우왕 굿 딱 내 스톼일

2. HD681 개쩌네. 역시 난 천재임. 지름신 ㅂㅂ2~

3. 만약 다음 헤드폰을 지른다면 DT770 pro or SRH940 아니면 HD600 중고




사실 이 이상 청음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위 시간도 1시간 연장해서 3시간 반입니다...) 3시간 넘어가니 귀가 둔감해지고 매우 피곤해져서 더 이상 들어도 정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죠. 베이어 T1을 가장 듣고 싶었지만 일단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당분간은 지금 헤드폰조합으로 충분할 것 같으니까요...





ps. 삼성서울병원 처음 가보니 "우와 병원 진짜 크다"라고 말하니 어머니가 "그러니까 니가 촌놈소리 듣지. 이건 큰 축에도 안 들어가"..... 네 전 대구 촌놈입니다. 





  1. (HD600 평균 실구매가 50만원, HD681 현재는 유통사가 없으나 2~3만원대에 구매 가능)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