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장



코스트코에 가서 늘 먹는 메밀소바면을 사려다가 다른 면제품들이 많이 보이길레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짬뽕이 끌리길레 짬뽕을 사왔습니다.

오뚜기가 정말로 맛에 자신이 있는지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면 맛이 다릅니다" 라는 문구를 붙히고 먹음직스러운 사진을 올려주었습니다. 저번 공화춘 삼선짬뽕[http://flymoge.tistory.com/761]에서 적지않게 실망을 했기 때문에 두렵긴 했지만 '설마 개당 2천원에 가까운 면이 배신하겠냐'라는 생각으로 조리에 들어갔습니다.



2. 구성



비싼 녀석 답게 큼직한 구성입니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녀석이 면인데, 아마 동사의 '무쇠솥에 볶은 간짜장' 제품과 면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면만 개별적으로 파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이 면이 상당히 특이한데, 칼국수 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면을 전분처리를 해서 그런지 냄새와 질감이 왠지 모르게 탱탱한 칼국수면같이 느껴지더군요. 다만 조리하는데는 애 먹었습니다. 조리 항목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습니다.



건더기 내용물입니다. 봉지가 꽤나 푸짐해 보이길레 뜯어서 촬영해봤습니다. 볶은고기는 안 보이고 새우만 눈에 띄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공수해서 끓일 때 같이 넣어먹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3. 조리




짬뽕제품들의 특징 : 나트륨 섭취량이 가볍게 100%를 뛰어넘음


조리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짬뽕조리와 같은 일반적인 조리, 라면 조리방법과 같은 간편조리. 지금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오른쪽, 진하고 간편한 맛 버전으로 조리하지 마세요

궁금해도 먼저 왼쪽부터 시도하고 도전하세요


그 이유는 맛 부분에서 아주 상세히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각설하고, 위에서 언급한 대로 면 조리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전분을 털고 끓는 물에 투척해야하나, 전분이 안 털립니다. 면에 습기가 묻어있기 때문에(습기제거제, 산소제거제 없음) 손으로 털어내기는 상당히 힘들고, 채로 털어내도 전분의 반의 반도 제거하기가 힘듭니다. 손으로 다 닦아낼 수도 없고 결국 귀찮은 나머지 그냥 투척.

그랬더니 물에 넣고 30초가 지나자 엄청나게 거품이 일면서 부글부글거립니다. 1인분을 조리했는데 5인분 냄비를 넘어 넘쳤으니... 끓일 때 면을 계속 풀어주면서 거품을 제거해주어야합니다. 

면이 조리시간을 넘으면 급격히 퍼지기 때문에 삶는 시간을 준수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한 불의 세기가 적당하지 않으면 면이 눌어붙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간편조리로 조리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건더기와 스프는 평범하게 조리하시면 됩니다. 단순히 가열하는 과정이므로 시간은 면에 맞춰서 조리해도 무방합니다.



4. 맛



그럴듯하게 생긴 외모와 냄새는 식욕을 돋구는 좋은 징조입니다. 분명 조리법에 적힌 대로 물 400mL를 계량해서 넣었지만 은근히 국물이 많아보이는 느낌이 있습니다. 물 양을 조금 줄여도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시식에 들어갔습니다. 

오오오 이게 진정 짬뽕이다! 


국물이 살짝 연하긴 했지만 심하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정말 짬뽕 육수로 우려낸듯한 국물과 인스턴트 치고는 굵고 탱탱한 면발이 짬뽕 맛을 재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면을 씹는 느낌과 넘어가는 맛 모두 일반 중국집 짬뽕과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국물을 잘 냈습니다. 다만 라면과는 다르게 국물에 무게감이 없는[각주:1] 느낌은 있으니 호불호가 발생할 것 같기도 합니다.


맛은 별 5개를 줘도 좋지만 단점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국물에 비해서 건더기가 아쉽습니다. 야채는 충실하게 들어갔지만 인스턴트 특성 상 굵직굵직한 녀석은 없으며 해물류는 많이 부족합니다. 계속 새우만 씹히니 썩 만족스럽진 않더군요.

또한 가격과 양입니다. 일반 라면보다는 많은 160g의 면이지만 성인 남성 기준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며 2개를 끓여먹는 순간 가성비는 날아가고, 건더기 조금 더 추가해서 중국집에 주문하는 게 더 싸게 먹힐 수 있다[각주:2]는 것입니다.


그러면 간편하게 끓이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스프와 건더기를 넣고 끓여 면을 투척하자마자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분이 다 털어지지 않은 상태인 탓도 있겠지만 면 때문에 국물이 걸쭉해지고 밀가루 향이 먹던 짬뽕보다 훨씬 강하게 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확연하게 다른 국물색. 말이 필요없지만 오른쪽이 간편조리 상태입니다.


먹어보면 이건 "매운 칼국수"입니다. 짬뽕의 얼큰한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밀가루 맛이 강하게 나는 칼국수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메뉴를 찾으려면 어탕국수[각주:3]랑 비슷하네요. 그만큼 짬뽕과는 아주 거리가 먼 메뉴로 바뀌어버립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게 맛이 없는가? 그건 또 아닙니다. 제가 칼국수를 좋아하듯이 미묘하게 매콤하면서 걸쭉해진 국물이 짬뽕맛과 어울리면서 새로운 맛을 선사해줍니다. 하지만 이 상품을 사는 분들은 칼국수가 아닌 짬뽕을 기대하고 오셨겠죠? 그러니 제가 조리 파트에서 무조건 왼쪽으로 조리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간편조리는 나중에 시험해보셔도 충분합니다^^





추천도 : ★★★★(4/5)  




  1. (짬뽕라면이나 중국집 짬뽕 국물에 비해서 보기에 옅어보이는 표현인데 말로는 정확하게 콕 집기가 힘드네요) [본문으로]
  2. (동네마다 중국집 상태가 다르니 태클은 사양하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동네는 면을 정말 못 삶더군요...) [본문으로]
  3. (대구 팔공산 맛집. 대구 어탕국수로 검색하면 삼거리 뚜레박식당이라고 나온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