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아키하바라를 밤에 또 가려고 했지만 친구들이 말리는 바람에(ㅠㅠ) 다음 목적지는 이케부쿠로로 정했다. 문제는 당일 갑작스럽게 정한 여행지라 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르고 가기 시작했다는 것. 가보자는 마음과 어디서 줏어들은 선샤인시티와 암럭스, 오토메로드라는 단어 뿐. 시간이 없어 친구에게 가이드북을 던져주고 좀 외워두라고 했더니 기억하는 것은 동쪽출구로 나가라는 것 밖에 없었다(하지만 그것이 가장 큰 힌트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체….)
그렇게 호텔에서 출발해 이케부쿠로까지 향했다. 츠쿠바 익스프레스와 토에이 오오에도센이 정차하는 가장 가까운 역인 신오가치마치에서는 이케부쿠로까지 환승해서 가면 260엔이 나온다.
그러나 조금 걸어서 오가치마치에서 JR야마노테센을 타면 160엔만으로 이케부쿠로까지 갈 수 있다.
물론 걸리는 시간은 걸어가는 시간 때문에10분 이상 증가하지만 그만큼 교통비 차이가 나니 항상 경로를 잘 알아보고 가는 것이 중요한 법이다.
오가치마치역에 도착하니 사람은 무지 많은데 한창 공사중이었다. 역 내부도 상당히 오래된 느낌이 폴폴 풍기는 역. 아키하바라와 우에노 사이의 애매한 위치니 그럴만도 하다.
열차를 타고 잘 가다가 니시닛포리역에서 앞의 전차가 점검 때문에 멈춰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차내방송으로 자꾸 뭐라고 하는데 정작 중요한 정차원인만큼은 잘 안들렸다. Orz. 그렇게 시간을 잘 맞춘다는 일본전철이 고장 때문에 섰다니. 족히 5분은 서있었던 것 같다. 급하진 않았지만 왠지 믿었던 전철에 배신당하는 느낌. 우리가 타고 있던 게 고장 안 난게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도.
한참 뒤 이케부쿠로 역에 도착하니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다. 내리는 사람도 많고 타는 사람도 많다. 친구에게 길을 물어보니 동쪽출구라는 것과 암럭스만 기억하고 있었다. 왠지 서쪽출구가 끌렸지만 친구의 말을 믿고 동쪽출구로 가보기로 했다.
동쪽 출구로 나오니 왼쪽에는 유명한 전자상점들, 빅 카메라와 라비가 눈에 보였다. 뒤를 돌아보니 백화점건물이 역사와 붙어있었다.
그 중에서 내 눈을 끄는 한 광고판이 있었으니,
사진 왼쪽의 광고판, 다스베이더와 갤럭시 S. 처음에 광고를 보고 왠 다스베이더가 있나 했더니 스마트폰 광고였다. 광고문구로 플래시 지원+AMOLED 디스플레이를 써놓았다. 플래시 되는 게 그렇게 큰 장점인가?
여기까진 온건 좋은데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발 가는 대로 떠나보기로 했다.
빅카메라 건물에 붙은 대형 전화기.
폰으로 지도를 보니 대략 여기쯤인 것 같은데 시간이 여섯시 반쯤 되었고 배도 출출한 참에 골목길에 라멘집이 많이 보이길레 아무거나 골라 들어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길도 모르니 앉아서 쉴 겸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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