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트가 어딘지 모르겠어!!!

애니메이트가 오토메로드 갈림길에 있다는 것은 여러 매체를 통해서 널리 알고 있었지만 그 놈의 갈림길이 어디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부랴부랴 폰의 와이파이를 켜고 공짜신호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되는 신호 1개를 찾아 검색을 해 본 결과 도큐핸즈 건너편이라는 것을 알았다. 폰이 인터넷 된다는 것이 정말로 고맙게 느껴졌다.

도큐 핸즈 맞은편에는 암럭스가 있었다. 문제는 7시에 문을 닫았다는 것. 토요일이면 그래도 9시까지는 열어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일찍다. 1층만 훑어볼 수 밖에 없었다. 뭐 메가웹이라도 가봐야지..

멀리서 찍은 암럭스 건물. 조명이 멋있다.

대충 지도를 보고 아무 길이나 따라가니 애니메이트 뒷문을 발견했다. 드디어 목적지를 발견했다는 기쁨에 한 컷.

오토메로드는 아키하바라, 나카노 쪽이 남성들이 좋아하는 품목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면 이케부쿠로의 오토메로드는 이름(乙女ロード)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미리 말하지만, 호기심에 여성향 가게에 들어가려고 한다면, 나 자신이 버티지 못하거나, 있지도 않은 주위의 시선들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남이 뭘 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지라 남자가 여성향 가게에 들어와도 여성분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물론 본인이 불쾌해서 자리를 피하는 경우는 있다ㅡㅡ). 하지만 주변에 놓인 상품들을 둘러보는 순간, 이건 남자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세계가 펼쳐저 자신의 가치관에 혼란을 줄 위험까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극한의 경우이며, 대부분 남자와 여자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장소가 많으니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들어가보니 아키하바라점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에 가장 놀랐다. 아키하바라 1층의 경우 남성들이 선호하는 잡지, 우리나라에도 발간하는 뉴타입부터 배틀만화가 연재되는 잡지들이 가장 먼저 반기는데, 여기에는 표지에 전부 (여성 시점에서의)미남들이 잡지들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손님들이 전부 여자 아니면 커플(?). 한마디도 말하면 공기가 다르다. 물론 층수를 올라가니 남자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여성분들이었고, 여성 중심의 상품들이 많이 보였다.

한가지 놀랐던 것은 상품의 내용이 아키하바라와 달랐다는 것. 애니메이트는 전국적인 체인점이기 때문에 어딜 가도 유사한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아키하바라 전역을 뒤져도 나오지 않던 위시리스트 안의 5년전 앨범이 cd코너에 당당히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외에도 가이드북이라던가 설정집 등 아키하바라에서 보이지 않던 물품들이 보였다. 모든 점이 동일한 물품을 파는 것이 아니었고, 게다가 각 점포마다 얻을 수 있는 레어아이템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이것 때문에 다음날 점심을 굶어야 했다ㅠ).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쇼핑에 열중하다 보니 가게 안에 사람이 한 명도 안 보인다. 시계를 보니 8시 조금 지난 시각. 손님들을 강제로 내보낸 것은 아닌데(방송조차 하지 않았다) 가게가 갑자기 너무 조용해서 내려왔다.

8시 반쯤 되니 가게 문을 닫았다. 찍히지는 않았지만 폐점이라는 사인이 문 앞에 놓여있다.

애니메이트 건물 옆쪽에 많은 광고지가 있길래 찍어보았다.

K-BOOKS. 이케부쿠로 안에 아니메관, 코스프레관, 동인관, 코믹관 등 여러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문을 닫았다.

매장 안내도. 코스프레관 옆 광고판인데, 아마 모두 문을 닫았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보지 않았다.

만다라케와 K-BOOKS dolls관. 위 광고판 맞은편에 있다.

참고로 애니메이트, K-BOOKS가 놓인 거리 맞은편에는 선샤인 시티가 있다.

지나가다 본 자판기에서 본 코카콜라 500ml '캔'

130엔이라는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신기해서 뽑아서 마셨는데 도저히 혼자서 다 마시지 못할 양이었다(뚜껑이 없으니 가방에 넣을 수도 없고…)

다시 이케부쿠로 역으로 돌아가 다음은 신주쿠 도청 전망대를 노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