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구경하다보니 배꼽시계가 우는 것도 몰랐습니다. 예정대로 도톤보리로 가서 맛있는 걸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같이 간 녀석



이동경로. 주유패스가 있어서 돈 걱정은 안 합니다ㅎㅎ


오늘 점심은 라멘으로 정했습니다. 도톤보리에 유명한 라멘집이 금룡라면(킨류라멘), 카무쿠라, 하나마루켄 정도가 있어서 그냥 지나가다 금룡라면 있으면 들어가고 아니면 말고 하는 생각으로 가봤습니다. 그런데 가보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금룡라면은 본점과 분점이 있던 거 같더군요. 그냥 금룡(金龍)이라고 적힌 곳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가장 장식이 화려한 것으로 봐서는 여기가 본점인 것 같습니다. 용 모양이 있으니 쉽게 찾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



내부에는 타타미가 깔려있는 좌석이 있습니다. 백열전구, 싸구려밥상, 타타미 등 옛날느낌 나는 건 좋은데 신발을 벗고 올라가기가 너무 귀찮습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 다리를 한 쪽으로 빼서 식사하더군요.



라면은 딱 두 가지입니다. 그냥 라멘(600엔), 아니면 차슈멘(900엔). 차슈멘은 일반라면에 고기를 좀 더 올린 걸 말합니다. 이번엔 저렴한 일반라멘을 선택. 자판기에 돈 넣고 티켓 나오면 창구에 갖다 주면 됩니다.


일본음식점은 이렇게 자판기로 음식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우리나라 푸드코트와는 다르게 결제 시 자동주문이 되는 것도 아니고 티켓을 들고 또 새로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력이 절감되고 돈 계산이야 빨라지겠지만 효율적일까요? 글쎄요? 



그래서 직원은 단 한 명뿐입니다. 서빙하는 사람도, 계산하는 사람도 없이 오직 조리사만 한 명입니다. 우리나라 음식점문화에 비하면 아주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물, 젓가락, 밑반찬 모두 셀프니까요.



라멘입니다.


맛은 그냥 평범한 일본식 라멘 맛입니다. 평범한 국물에 평범한 굵기와 탄성의 면발, 평범한 건더기. 맛집라면처럼 화려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라면 그 자체의 맛을 노리신다면 괜찮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맛은 뭐랄까, 살짝 한국적입니다. 사골국물에 짠 맛이 있어서 느끼하다는 느낌은 적습니다. 여기에 셀프카운터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김치와 흰쌀밥이 무한리필이라서[각주:1], 라면 다 먹고 국물에 밥 말아서 김치랑 같이 먹으면 "이건 무슨 국밥?"이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한 분이 "여기 조리하는 데 분말스프를 넣어서 조리하더군요. 그거 보고 입 맛 싹 가셨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정말입니다. 라면 만들면서 국물을 분말스프로 내더군요ㄷㄷㄷ. 앞서 말했다시피 가게를 정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위생적이지도 않구요. 가격대비 엄청난 걸 바라시면 안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본에 왔으니 특이한 라면 먹어야지 하는 분들은 여기를 피하십시오.



지나가다 발견한 금룡라면 분점. 맛이 다르다는 말도 있고 똑같다는 말도 있는데(설마 분말스프로 국물 내는데 맛이 달라질쏘냐?) 가보진 않았습니다.



도톤보리 주변입니다. 번화가는 번화가인데 우리나라의 중심가, 시내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유명한 상점들이 보이네요. 마츠모토키요시라던지 롯데리아라던지...



도톤보리 상점가. 상점도 많고 맛집도 많고 파칭코도 많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치즈케이크 샵이던데 유명한건지 줄이 참 길더군요.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둑판처럼 짜여진 상점가가 넓게 펼쳐저있어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길을 잘 모르신다면 GPS를 이용하시거나 큰 길을 따라서 이동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제 체크인 시간이 지났으니 캐리어를 가지고 호텔에 체크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1. (사실 김치라기보다는 기무치다. 숙성이 전혀 안 되어있고 양념 만으로 맛을 내서 매운배추를 먹는 듯한 느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