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볼 영화라면 빨리 보자라는 생각으로 다음날 조조를 예약해서 보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적을 것이라 생각했던 친구는 아침을 극장 안에서 먹으려는 대담한 생각으로 아침을 사왔는데 상영관 안은 이미 만원. 제 저녁부터 굶었다는 친구는 멘붕 후 냄새가 별로 안 난다는 이유로 꿋꿋히 식사를 했답니다.


40%는 20대 분들, 40%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 20%는 나이가 제법 있어보이시는 분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 요즘 부모들이 얼마나 무책임한지 영화가 시작되고 불이 꺼졌는데도 애가 떠들고 있는데 그것을 제제하기는 커녕 오히려 입을 맞춰주고 있었으니... 참나. 중간중간 "엄마엄마, 곤니치와가 뭐야?", "저기 아빠가 들고있는 거 뭐야?" 등.... 최소한 여기가 공공장소라는 자각은 있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유키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나레이션이 조금 거슬렸는데, 아이들을 위한 감독의 배려라고 생각하면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맨 첫부분을 제외하고는 굳이 나레이션을 넣지 않아도 되었을 영화가 너무 설명투가 되어버려 아쉬웠습니다.


작화는 극장판 치고는 생각보다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중간부터 3D 모델링이 들어가는 부분부터는 와!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생생했습니다. 원화작업에 P.A Works가 참여했던데 그 영향 덕분인지 P.A의 느낌이 드는 부분이 간간히 보였습니다. Dr.Movie외의 한국하청업체도 보이더군요. 제작협력으로 메드하우스가 들어갔기 때문에 퀄리티는 요즘 심야애니와 비교하면 어느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스토리인데, 아무래도 일본영화다 보니 전체관람가임에도 불구하고 성행위 일부와 수유장면 묘사가 필터링 없이 나온다던지, 묘하게 비현실적인 전개도 살짝 있었고 한국정서와는 다른 장면들이 빈번히 보여서 '정말 우리 아이들이 봐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 자체는 어느 나라나 비슷할것으로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일본적인 성향. 일본애니를 자주 접한 저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구석구석 현실감 있는 묘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씨감자를 키우는 모습이나 집안 청소를 하는 모습.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정말 와닿았습니다. 또한 사용된 표현도 쉬워서 자막을 하나도 보지 않고도 영상에 집중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어른일 때의 모습도 그려줬으면 더 좋았을뻔했네요..


섬머워즈는 통쾌함과 재미가 앞선 영화였다면 늑대아이는 부모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였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합시다. 

살아계실 때 더 열심히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