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있으면 폭풍 포스팅이 올라올 듯 한 폭풍전야의 상황에서 간단한 포스팅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바로 제 닉네임인 '모게모게'라는 단어인데요,

이 닉의 탄생일화를 보려면 제가 태어났을 때로 올라갑니다.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제가 가면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할머니는 흔한 명칭으로 '강아지', '내 새끼' 라고 불러주시는데

할아버지는 언제나 변함없는 톤으로, 심지어 지금까지도 '모기 왔나?' 라고 하십니다.

모기라는 건 제 이름의 뒷글자를 미묘하게 바꾸어 나온 닉(이라고 할아버지가 사용하셨을 겁니다)으로

네, 모기. 그것이 제 닉의 시초(?)입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모기'라고 불린 탓일까요.

닉네임이라는, 즉 별병이라는 개념을 처음 가졌던 초등학교 때에는 그저 모기라고 불렸습니다.

영어학원에서는 Mosquito, 즉 모스키토라고 불리거나 그를 잡는 에x킬러 라고도 불렸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고 그저 모기=저 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저의 이상한 닉을 생각할 필요도 없었고 (기껏 바꿔봤자 제 이름을 거꾸로 하는 것 밖에--)

저도 이상한 닉 때문에 상처받을 일도 없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어느 국어 시간에 

 
한 스님이 모기를 처다보고 생각한 구절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적는 시간이 있었는데

'태어났을 때부터 이러한 닉으로 불렸고, 딱히 불만이지도 않다'

라는 구절을 적어 냈더니, 이놈의 선생이 이 글을 자기 들어가는 수업마다 예시로 보여주더군요..

덕분에 전교에서 순식간에 인기인이 되어버렸습니다.

몇몇 분들은 아에 외모도 모기랑 비슷하다고 하더군요(물론 억측스러운 추리이긴 합니다만..)



고등학교 때까지 전 이 닉을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고1때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가 저에게 이런 테클을 걸더군요.

'모기가 뭐고, 모게년아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전 이 순간부터 모기가 아닌 모게가 되어버렸고

인터넷에서 사용하기엔 두번 반복하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두번 반복한


'모게모게'의 탄생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고1때의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저를 전부 모기라고 부르긴 합니다만

인터넷에서는 왠만한 커뮤니티에서 이 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일본어로도 바꾸기가 좋아 일본어닉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인 내용은,

'왜 그 녀석이 나를 모기가 아닌 모게라고 불렀던 것일까'입니다. 

지금은 그 녀석도 완전히 잊어버렸겠지만 모게모게의 완벽한 기원은 그저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ps. 참고로 이 단어를 검색해보면 제 블로그는 커녕
일본어로 여성의 가슴을 주무르는 형태를 나타낸 이상한 단어가 들어간 노래가 하나 뜹니다만........
흠, 저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