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로 가면 경찰인지 직원인지 잘 모르는 두 명이 서있다. 가이드북이나 다른 곳에서는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 적혀있는데, 딱히 아무 검사도 하지 않았다. 그냥 엘리베이터를 안내해주고는 인원이 차자 올라간다. 근데 엘리베이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본인이 한 명도 없는 느낌. 주위에서는 중국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들려온다. 대부분이 중국어였지만, 한국인도 조금씩 끼어 있는 느낌일까.
올라가면 생각보다는 넓은 공간에 주변이 모두 유리로 되어있는 관람실을 볼 수 있다. 다만 토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붐비는 느낌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딱 내리면 이런 느낌. 앞에 博品館TOY PARK라는 곳에서는 도쿄 여행에 맞는 기념품을 사가기 좋은 장소이다. 주로 캐릭터 상품으로 보이지만 그것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기념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다만 가격이 다른 곳 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다. 뭐 이런 유명장소의 독점상점은 다 그렇지.
구경하다 본 LG 전자액자.
그런데 이곳의 직원이 몇 명 안보였다. 심지어 계산대의 직원 조차 있지 않던 때도 있어서 계산을 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너무 경비가 허술해서 몇 개 집어와도 모를 정도의 허술함이었다. 물론 다른 나라까지 가서 그런 짓 하면 욕먹겠지만. 그때 어떤 행사를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금액에 맞춰서 10엔 할인 쿠폰용지를 잘라서 몇 개씩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단 구매 시 바로 사용할 수는 없고 다음 구매 시에 사용이 가능하다. 나는 미리 하나 구매해 버리고 친구에게 그 쿠폰을 모두 줘버렸다.
기념품 샵 옆에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밖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사진이 조금 흔들렸지만 다만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는 곳. 그래도 자리는 시간이 좀 되었는데도 만석이었다.
전망대 쪽으로 향하면 사람 6명 정도가 동시에 서있을 수 있을 정도의 폭의 유리가 여러 개 있다. 아래 쪽에는 앞에 보이는 건물을 설명하는(한국어도 적힌) 사진이 있는데, 낮에는 건물을 매치하면서 찾아가는 재미가 있지만 밤에는 그냥 건물을 쉽게 알아보기 힘들고 그냥 아름답다 정도로 밖에 모르겠다. 게다가 사진이 좀 오래 되어서 실제 건물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으니 참고하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야경을 눈으로 감상하기는 아까우니 사진을 찍어가는 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진으로 이 야경을 담아가기가 쉽지 않다. 먼저 내가 찍은 사진을 한 장 보자.
ISO-50 F2.8 4s
들고있는 카메라는 상당히 오래된 제품인 KENOX V10(도쿄여행 사진있는 모든 글에 이 태그에 있다). 삼성 카메라 치고는 강력한 수동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서 아직 사용중이지만, 사진이 상당히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일단 ISO-50에 4s간 노출인데도 이 정도밖에 안 나온다. 조금 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조리개 값을 더 높여서 촬영해야 하지만 그랬다간 카메라를 15초간 들고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콤팩트 디카는 이렇게 긴 촬영시간을 잘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긴 시간동안 카메라를 고정시켜야 하기 때문에 좋은 사진을 얻기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찍은 야경이 사진이 하얗게 뜨거나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렇다고 사람 많은 장소에서 삼각대를 펴고 사진을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두번째 이유로는 유리에 반사되는 뒤쪽의 너무 밝은 빛이다. 앞에서 보았던 기념품샵이나 기본 조명이 사진을 찍어가기에 너무 밝다. 그냥 멀리서 찍으면 유리에 반사된 불빛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위 사진은 카메라를 유리에 바짝 붙히고 손으로 뒷 빛을 모두 가려서 찍은 사진이지만 아직 뒤에 불빛이 유리에 굴절되어 비친다. 물론 카메라가 좋으면 알아서 다 감지해내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친구가 찍은 사진
카메라가 좋아서 그런지 뒤의 빛이 눈에 띄지 않지만 확실히 색감이나 흔들리지 않고 찍는 것은 정말 힘들다. 제대로 전망을 담아 가려면 차라리 오전에 가서 밝은 때의 화면을 촬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찍어간 다음에 후보정(일명 포토샵)의 힘을 빌려 살짝 보정한 사진을 만들었다.
실제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가장 근접하게 바꾼 사진이다.
사진촬영 얘기는 이까지 하고, 야경에 대해서 감상하자면, 역시 도쿄랄까. 우리나라의 야경은 꼭 언덕이나 산이 나타나서 지평선이 나타나지 않는 야경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빛나는 건물들을 끝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그리고 아는 건물이 있으면 '아 저 건물 바로 그거다'라는 기쁨까지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마지막 사진에서는 오다이바의 레인보우 브리지와 대관람차를 찾을 수 있다. 눈이 좋으면 한번 찾아보시길.
그런데 야경을 찍는 도중에 주위에 웅성웅성 거리는 것을 잘 듣고 있으면 전부 한국인이다! 가족부터 연인들까지 전부 한 소리씩 내는 모습을 잘 듣고 있으면 상점에서 아버지에게 이거 사달라고 하는 아이의 모습부터 연인들끼리 서로 속삭이듯 대화하는 모습, 일본에 흩어진 친구들에게 전화하는 모습까지.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려서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다. 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다른 전망대 쪽으로 가보니 중국인들이 단체로(이분들은 단체행동 무지 좋아하는 듯 하다) 관람 중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눈치 안 보이려고 도청 들어간 이후로 호텔 들어갈 때까지 친구와의 대화는 모두 일본어로 했다는 여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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