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쿠사로 간다. 사실 호텔에서 지하철을 타고 금방 갈 수 있는 가까운 관광지이기도 하고(지하철 4분 거리),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했고, 또 절이라는 특징 때문에 아침에 가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아사쿠사로 가는 방법은 무지 쉽다. 단지 바쿠로쵸 역에서 지하 속을 걸어 히가시니혼바시 역을 찾아 토에이 아사쿠사센 아사쿠사 행 열차를 타면 된다. 아 쉽다 내리는 역 이름도 아사쿠사니까 절대로 길을 잃을 수는 없다.ㅋㅋ

(토에이 아사쿠사센 인바일본의대행(사실 아사쿠사 쪽 방향을 보고 타면 된다). 히가시니혼바시에서 아사쿠사까지 170엔 4분 소요)

내리면 친절하게도 카미나리몬 쪽 출구라고 적혀있다. 다만 웃긴 것은 지하철 출구 명이 A4, A5로 되어있는 출구로 나오게 되면, 뜬금없이 골목길 앞으로 나오게 된다. 이건 뭐지? 따로 출구장소를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그저 카미나리몬이라고 적힌 출구를 찾아 걸어갔는데 나오니 평범한 주택가 골목 안으로 나온다. 정말 웃기다. 지하철 역 출구가 어떻게 하면 골목길 안에, 심지어 너무 좁아서 일방통행길인 골목길 안에 세워질 수 있지? 거의 바쿠로쵸 역 바로 옆에 호텔 입구가 있던 것과 같은 레벨의 충격이었다.

조금 더 확실한 설명을 위해 구글맵을 보자

지도 위 은행잎 같이 생긴 로고가 토에이 지하철, 파란색의 아치 2개짜리가 도쿄메트로. 토에이 아사쿠사 역에 내리면 밑의 역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그냥 A가 붙은 출구로 걸어가면 지도에서처럼 골목길로 나온다. 하지만 거기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도쿄메트로 아사쿠사 역이 나오는데, 그곳의 1,2번 출구를 이용해 나오면 바로 큰 길로 나온다. 지도에서 분홍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지하공간으로, 지도에 표기된 바에 의하면 지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 이런 지도조차 없었던 나는 본능적 방향감각을 믿고 골목길을 나왔고, 다행히 한 번 만에 대로로 나올 수 있었다. 대로로 나오면 정말로 유명한 문, 카미나리몬을 볼 수 있다.

유명한 카미나리몬과 역시 의외로 유명한 카미나리몬 코반. 가끔씩 일본인들이 길을 물으러 가는지 자주 가는 것을 보았다.

지금 시각은 8시 40분. 정말로 조용한 시간이다. 만약 카미나리몬 앞에서 밑에 살짝 찍히신 분들처럼 셀카나 증명사진(?)을 찍고 싶다면 필히 사람이 거의 없는 이 시간대에 가길 바란다. 조금만 지나면 사람이 북적북적거려 사진을 제대로 찍기가 정말 힘들다.

뭔가 유명해 보이는 나무 같은데, 잘 모르겠다.

사실 보러 온 것이 카미나리몬이 아닌 센소지니까 들어가보도록 하자. 카미나리몬과 센소지 사이에는 죽 늘어선 상점가로 매우 유명하다. 정식명칭은 나카미세도리인데, 나름 맛있는 과자나 간식거리를 팔기도 하고(단지 식사하기에는 부적합해서 그렇지) 일본여행 기념품을 사가기에는 여기만큼 좋은 데도 잘 없다(물론 도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이런 기념품으로 파는 것보다 싼 것도 많습니다. 단 관광지 기념품 상점에서 사는 경우에 한해서 말하는 겁니다). 상점이 많은 만큼 제품 가짓수도 많고 경쟁도 나름 있어서 여기 가격이 다른 곳들보다는 조금 싼 편이니까, 아니 조금 싼 게 아니라 많이 싸더라. 젓가락을 사가기로 해서 유심히 젓가락 가격을 봐뒀는데, 다른 곳 보다는 여기가 반정도 저렴하더라. 메이지진구에서는 똑 같은 가격인데 개수가 절반이었다는 무서운 사실이....

단, 아침에는 딱 이런 분위기다. 상점을 열지 않는 무서운 분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말 장사할 생각이 있는 건가 궁금해질 정도로 문을 늦게 연다. 10시쯤 돼야 좀 활발한 느낌이 든다. 너무 일찍 가면 먹거리고 기념품이고 뭐고 보지도 못하고 셔터 내려간 길을 걸어가는 것 밖에 안 된다.

9시 10분 전. 이제 가게 문 열기 시작한다. 옆의 가게는 아직도 열지 않는 엄청난 배짱.

일본사람들 정말 벚꽃 좋아한다. 아직 벚꽃이 피기 전인 2월이라서 모르겠지만 이처럼 벚꽃 장식을 이 거리 전체에 꾸며두었다. 유명한 풍습(?)인 일본 벚꽃놀이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자면, 벚꽃이 개화하면 회사 등에서 신입을 1일 전부터 내보내서 그늘이 있는 좋은 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그 자리를 지키게 한다. 그리고 나머지가 다음날 가서 노는 거다. 역시 불쌍한 신입. 상사들이 자리의 위치에 따라 신입사원을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무서운가.

잡설이 길었다. 이 나카미세도리에서 지류처럼 다른 거리로도 연결이 되는데, 그 중 하나인 텐보인도리다.

아사쿠사는 센소지로도 유명하지만 5~60년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가게들도 유명하다. 그 가게들이 밀집한 거리가 바로 텐보인도리다. 같은 기념품이라도 나카미세도리보다는 옆에 있는 거리 쪽의 가게가 조금 더 싸다고 하는데, 그런 것 까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다.

아사쿠사는 학교의 수학여행지로도 유명하다. 도쿄 쪽의 거주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교토의 키오미즈데라나 킨카쿠지에 가는 것처럼 다른 쪽의 학생들도 도쿄의 센소지는 꼭 들려가는 법이다. 내가 간 날도 2개 정도의 학교가 수학여행을 왔었는데, 위에 보이는 니노리야와 와라비야 저 가게에 사람이 유난히 많았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이 거리를 계속 걸어가다 보면 마침내 센소지를 볼 수 있다. 시간대가 잘 맞으면 기념품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지나오면 30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