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용산 안에서 청음샵을 돌면서 제가 알고 있는 제품의 대부분을 청음했습니다

청음한 모델만 해도 천만원이 넘을 정도로ㅜㅜ

그래서 느낌을 까먹기 전에 몇 개는 기록이나 좀 해두려고 합니다

헤드폰

hd800 : 고역이 조금 부스팅되어서 상당히 해상도가 좋다고 느끼는데 일단 앰프 필수에 플러그가 너무 커서 직결불가능. 저음이 조금 양이 작았지만 느낌은 좋았음

hd650 : 고음이 좀 먹먹하고 특정음악에서는 정리되지 않은(좁은) 소리가 나오는데 그래도 기본능력 자체가 좋고 고역도 극고역이 양이 작을 뿐 꺼지지는 않았음.

hd600 : 조금 벨런스형인데 솔직히 말해서 표현색깔이나 능력은 650과 큰 차이는 나지 않음. 헤드폰샵 직원은 해상력 차이가 날지도(그니까 자기도 구분 못한다는 얘기) 라고 했는데 앰프 물리면 몰라도 직결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음.

w5000 : 개인적으로 가장 갖고싶은 헤드폰(이지만 볼때마다 침만 흘리게 하는 가격). 보컬과 반주의 위치가 너무 정확해서 항상 들을 때 마다 감동하는 헤드폰. 다만 요즘에 오픈형을 듣다 보니 저역이 조금 많다는 느낌도 들었다. 구동이 쉬워서 상당히 만족(단 최적매칭은 머리터짐).

w1000 : w5000 듣고 청음해 보았는데 전체적인 소리는 w5000과 비슷하지만 w1000이 오테 소리라는 신기한 소리에 근접한 느낌. 그래서 중고역이 상당히 재미있게 들린다.

a950ltd : 단단한 베이스가 괜찮은 모델. 위 세 모델은 착용감이 상당히 좋은 것이 특징. 소리는 전형적인 a시리즈의 특징을 이어가는 느낌이라서 흠잡기도, 그렇다고 좋다고 하기도 애매한 소리.

k701 : 650 청음 후에 감상하니까 저역이 상당히 죽고 고음이 솟은 느낌. 다만 고음쪽 소리가 상당히 미묘해서(느낌으론 불안정하다고 말하고 싶다) 생각 외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제품. 저역의 단단함은 좋았다. 이건 직결 불가

k601 : 701 청음 후에 바로 감상했는데 고역이 심하게 꺼진 듯한 느낌. 실제로는 701보다 벨런스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역이 풍부한 것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였음. 역시 직결 불가.

hfi780 : 레퍼런스 실컷 듣고 나니 왜 저가형인지 뼈저리게 느꼈다는. 고역의 왜곡(착색)이 조금 느껴졌다. 큰 감동은 못받았음.

dt440 : 청음샵에서는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기기를 하나씩 들어보고 있는데 dt440이 개인의 청음 기준이 되었다. 중저음이 조금 튀어나오고 중고역이 쏘는 느낌은 있지만 레퍼런스에 꿀리지 않은 좋은 기기.

크레신 c720h(수정) : 혹시나 해서 들어봤는데 이건 뭔가 하우징 설계가 잘못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공진과 벨런스로 인해서 그냥 10초 듣고 내려놓았다.

edition 8 : hd800과 성향이 비슷한 듯이 느껴졌음. 이어패드 사이즈가 딱 귀에 맞는 점이 좋았다. 역시 개인적인 기준으로 저역이 아쉽고 고음이 인상적이나 살인적인 가격 때문에 살 일은 당분간 없을듯.

7509hd : 일본에서는 내가 원하는 음악을 못들어서 이번에 다시 청음했는데 다른 레퍼런스급과는 다른 신기한 소리를 들려준다. 저역이 조금 부족하고 청음용으로는 부적합해 보였다.

m50 : 역시 내가 가지고 있는 pro700과 비슷하면서 다른 제품이라고 들어서 청음해 보았는데 저역이 조금 많은 것 빼고는 벨런스는 좋은 듯 했는데 그다지 사고 싶지 않은 소리였다.

srh840 : 기대한 제품인데 밀폐형 플랫을 잘 나타내주는 제품. 고역이 조금 꺼지긴 하지만 단단한 저음역을 바탕으로 하는 소리가 장시간 청음에 적당한 느낌이었다.

이어폰

er4s : 사람들이 말하는 것 보다 저역이 무지 잘 나왔다. 정말 말하는 것으로 보면 저역제로로 들렸는데 그저 좋은 벨런스형이었다. 다만 유닛 자체가 극고음을 재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16khz 이상은 딱 막은 듯 조금 아쉬웠다.(트리플팁 최고 삽입 시)

mc5 : 최근 팀킬 논란이 이는 제품인데 생각보다 영 아니였다. 고역에 대실망. er4p와 비교청음해서 들었는데 이건 같은 소리가 아니었다. 고역이 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역도 그럭저럭.

se777 : 역시 가성비 좋다고 했는데 특정 음원의 심한 왜곡이 일어나 금방 내려두었다.

ie40=트리플파이 : 역시 친구제품 청음한 기억을 토대로 청음했는데 그 크기에 더블팁 장착해서 그런지 삽입이 잘 안되고 소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 매우 강했다. 이건 팁 문제인 것 같다. 소리는 좋았음.

westone2 : 개인적으로는 w3를 무지 들어보고 싶었지만(헤드폰샵에서 외국인이 주머니에서 꺼내던 w3가 얼마나 들어보고 싶던지...) 없어서 w2로 만족해야했다. 무지 편한 착용감에 그렇게 특징이 없는 소리. 장시간 청음에는 최적이라고 생각함.

a-jays 3 : 일단 터치노이즈가 장난 아니었고 유닛이 얕아서 삽입이 잘 안되는 단점이 있었다. 소리도 저음이 강력하고 고음이 쏘는 저가형다운 소리었지만 나름 해상도는 괜찮았다. 가격과 구성품 생각하면 추천해 줄 만한 제품.

ck9 :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소리가 괜찮았다. 지금은 가성비가 그다지 좋지 않은 축에 속한다는게 단점. 케이블 위치가 애매할 뿐 착용감은 좋았다.

그 외에도 비교적 낮은 가격의 이어폰들을 상당히 많이 청음했는데 전부 특정 음원의 왜곡이 거슬렸다.

정말로 이만큼 들어놓고도 그냥 나오기 미안해서 mc5 정도는 사주려고 찾아갔는데 mc5는 별로였고 a-jays 3는 재고가 없단다. 그냥 나와서 정말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