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더럽게 욕만 나오네요.
내가 공익이라서 그냥 참지, 아니면 진짜 주먹 한번 날릴 뻔 했습니다.
거의 모든 직원들이 고생중이네요ㅠㅠ

아침부터 가관이었습니다.
9시에 한 사람이 와서 희망근로 왜 안되냐면서 징징.. 뭐 내 일이 아니니까 그냥 넘기겠습니다.
10시에 한 사람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카드를 찾으러 왔습니다. 내가 카드를 드리니 그 쪽에서 한 마디 합니다.
(편의상 민원인을 민, 이라고 표기하겠습니다)
 
민 : 이거 하이패스는 됩니까?
나 : 고속도로 할인을 하이패스에서 받으시려고 하시면 전용 하이패스 단말기가 필요합니다. 지문인식을 해야
      할인이 가능합니다.
민 : 뭐? 전에 내가 물어봤을때는 그런 말씀 없었잖아? 그냥 지문인식만 하면 된다면서?
나 : 그래서 지금 하이패스 단말기에 지문인식기가 있습니까?
민 : 아니 없지.
나 : 그러면 일반 하이패스 단말기로는 불가능하시고 장애인 할인을 받으시려면 전용단말기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민 : 아니, 왜 또 지금와서 단말기를 사야한다고 하는거야? 전에 내가 할인 가능하냐고 물어봤을때는 분명히 지문
      인식만 하면 된다면서?
나 : 그래서 지금 단말기에 지문인식기가 있습니까? 없으시면 전용단말기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민 : 아, 좀 사람에게 규정을 알려주려면 좀 정확히 알려주란 말이야. 내가 장애인이라서 휴대폰요금 감면받으려고 KT에 전화를 했는데 한 날 전화하니 동사무소에서 장애인 증명서를 떼서 대리점에 제출하라고 하더라. 내가 몸이 이따구인데 뭘 왔다리갔다리해? 그래서 다음날에 또 전화를 해봤지. 처음 신청하는 것 처럼 전화를 했단말이야. 그러니까 상담원이 장애인 등록번호[각주:1]를 물어봐서 그거 가르켜줬지. 그런데 바로 행안부 컴퓨터에 조회해서 바로 되는거야. 이상하잖아? 분명히 첫 상담원은 동사무소가서 서류 떼서 내라고 하고 두번째는 바로 된다고 한 거처럼 지금도 처음에는 지문인식만 하면 된다고 이번에는 기존의 단말기를 버리고 새로 사라고 하고. 내가 니 말을 못믿겠어


아나, 그래서 어쩌라고? 

일단 확실하게 하고싶은 거는 두 가지. KT 고객센터는 상담사마다 워낙 복불복이 커서 내가 정확하게 알아보지 않으면 당한다는 점. 그리고 난 잘못된 지식을 전해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보통 하이패스 단말기를 달면 지문인식기 있는 거 봤습니까? 없잖아요? 우리 차에도 달려있지만 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단말기 제조업체는 딱 1군데에서 개발완료, 판매중이라 단말기 종류도 아주 적습니다. 제가 본 단말기는 딱 한 종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지문인식은 어떻게 하는지, 지문인식기는 어떻게 다는지 모르면 물어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것도 안 해보고 무조건 우리가 잘못했다고 화만 버럭버럭 내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분은 2011년 4월달에 장애인인정신청했다가 떨어지고, 9월달에 재신청해서 6급 판정, 10월달에 이의신청해서 11월달에 또 6급을 받은 케이스입니다.  

민 : 그리고 왜 내 장애인 일자는 2011년 4월달로 되어있어? 장애등급결정서는 2011년 11월에 받았는데 왜 일자는 2011년 4월이야?
나 : 그건 장애인 최초등록신청을 2011년 4월달에 하셔서 그렇습니다.
민 : 이봐, 그건 말이 안되잖아, 그러면 난 재판정을 장애인도 아닐때던 4월달에 해야 하는거야?
나 : 아니요. 장애재판정은 마지막 심사일자를 기준으로 하기때문에 11월달에 재판정하시게 됩니다. 전산에도 그렇게 나와있네요.
민 : 말을 똑바로 하이소. 아까 전에 사례도 그렇고 주사님이 하는 말씀은 못 믿겠습니다.


그럼 믿지 말던가


진짜 빡치네요. 여기서 끝나면 그러려니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민 : 저번 11월달에 복지카드 발급된거 그건 왜 멋대로 폐기했습니까?
나 : 저희가 문자도 드리고 전화도 몇 번 드렸지 않습니까?
민 : 그래, 2달 동안 안 찾아가면 카드 폐기하는 건 규정이니까 그렇다보는데 내 카드는 아직 2달 안 지나는데 왜 폐기하고 사람 번거롭게 또 만들고 해야하나?
나 : 11월달이면 2달 훨씬 지났지 않습니까?
민 : 뭐가 한참 지나? 복지카드를 폐기한다고 하면 폐기한다고 문자를 주던가 지멋대로 폐기하고 ㅈㄹ이야. 문자도 봐. 딱 한 통 보내고 끝. 사기업은 상담하고 나면 문자 귀찮을 정도로 보내오더라. 상담에 만족하셨습니까? 근데 이 공무원들 하는 꼬라지를 한번 봐. 내가 화 안나게 생겼는가

 

야, "내가" 화 안나게 생겼냐?


진짜 속에서 울컥 하더군요. 온 몸이 화로 인해서 떨려왔습니다. 공무원이 무슨 봉입니까? 공익이 봉입니까?
내 말도 못 믿어. 정부도 못 믿어. 그럼 내보고 어쩌라고요? 내가 말을 하면 무조건 아니다 하고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잘못된 날짜만 빡빡 우기면서 무시하는데 내가 화 안나게 생겼습니까?
물론 복지카드 안 찾아가면 폐기해야 합니다. 원래는 이렇게 뒷북치는 놈들이 있어서 왠만하면 폐기 잘 안하는데 이번에 감사 때문에 다 폐기했습니다.  안 찾아간 건 자기 잘못입니다. 2달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전화라도 한번 하시든지요? 그것도 없이 시간 지나서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이 잘못 아닙니까?

자꾸 언급하면 길어지니 이쯤에서 이 사건은 종결하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한 건 이 분과 1시간동안 말싸움을 했다는 것이죠..


그것로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업무를 보고있는데 한쪽이 무지 시끄럽습니다. 무슨 일인가 보니 다른 공익이 팩스기 앞에서 멍하게 서있고 한 사람이 팩스기 앞에서 전화기 들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릅니다.

알고보니 이런 상황입니다.

우리 동사무소에는 민원인용 팩스는 없습니다. 만일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을 질 대상이 모호하기 때문이죠. 그 대신 어떠한 일도 책임지겠다는 서약을 받은 후 업무용 팩스로 전송을 해 줍니다. 하지만 이게 구청 내부망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지 인터넷 팩스 (0502 로 시작하는 번호)는 전송이 잘 안됩니다. 계속 연결할 수 없다라는 신호음만 내곤 하죠.

그래서 공익이 팩스를 보내야하는데 자꾸 통화중이라는 신호음[각주:2]만 들리니 당황할 수 밖에요. 그래서 팩스 보내는 사람이 받는 쪽에 전화를 해서 다른 팩스번호 달라고 막 소리지르면서 전화통화하고 있는 장면을 듣기 시작한 겁니다.

뭐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죠. 하지만 그 무개념녀가 공익요원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빨리 좀 보내달라고 짜증을 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옆의 주임이 보다보다 못해서 공익에게 가서 "지금 팩스가 보내기 힘든 상황이라 다른 곳에서 보내셔야 할 것 같네요"라고 한 마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노발대발을 하며

"니가 뭔데 얘 편 들어주고 난리입니까? 난 이 남자분하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디서 참견이야? 아가씨는 여기서 신경 끄세요"

그리고 공익에게 서류를 받아들고는
"당신 이름이 뭡니까? (이름을 듣고) 좋습니다. 나 당신 고발해버릴꺼니까 그렇게 아세요. 공무원들이라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만 바쁘지 이런 것들을 하니까 욕 먹는 겁니다. 똑바로 하세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팩스와 복사는 우리의 의무가 아닙니다. 민원사무 안내 판을 보면 어디에도 팩스전송과 복사에 대한 것과 그에 따른 비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서비스 차원에서 해드리는 것 뿐입니다. 그것도 우리가 보내주기 싫어서 일부러 안 보내는 것도 아니고 기계와 통신망의 한계때문에 전송이 안 되는 것인데 그것도 안된다고 화를 내고 거기에다가 추가 안내를 해 줬다고 참견하지 말라고, 고발하겠다고 하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진짜 미치겠습니다. 왜 세상이 점점 말세로 가는지 점점 깨닫고 있는 것 같아 큰 일입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어쩌다보니 또 하소연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라도 안 쓰면 몸이 화가 나서 계속 떨려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해해주세요 

 
  1. 사실 장애인등록증인 복지카드에는 그런 거 없다. 그냥 장애등록일자나 주민등록증처럼 발급일자를 물어본듯 [본문으로]
  2. 연결불가와 통화중 신호는 동일합니다. 다만 통화중 신호는 뚜~~, 뚜~~ 같이 길다면 연결불가는 뚜, 뚜, 뚜, 뚜, 같이 간격이 짧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