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근무요원들은 기본적으로 소양교육을 수료하여야 하며,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공익[각주:1]은 직무교육을 수료해야 합니다. 참고링크


소양교육은 1주 비합숙 교육, 직무교육은 2주 비합숙 교육. 보수교육이라고 해병대 캠프 보내는 경우가 있으나 주위에서 가는 거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보통은 공익 소집되어서 4~6개월 사이에 받도록 되어있고 간혹 기관마다 이리저리 핑계대가면서 끝까지 뻐기는 곳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0월부터 소양교육 심화과정이라고 새로 생겼습니다. 1년 넘어서 교육을 까먹는다는 논리로 수도권에서 먼저 시행하다 이쪽 관할에서는 제가 가장 첫 기수를 맞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대구경북지방병무청 공익요원교육센터 위치가 바뀌었더군요. 올해 2월에 옮겼다고 하는데 대구역 바로 맞은편의 대우빌딩 12층입니다.





롯데백화점 맞은편 우측 건물입니다.

빌딩 자체가 노후화가 많이 되어서 그렇지 내부시설은 깔끔하고 단정했습니다.


교육인원은 42명, 이틀간 비합숙 교육으로 기간은 짧은 편이며, 교육 내용은 별 거 없습니다. 과거의 자신을 뒤돌아보고 현재를 잘 나고 미래를 잘 보내자... 뭐 이런 내용입니다.



근데 이런 교육하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로 이 교육,



돈 지 X



입니다. 내가 간접적으로 낸 세금과 부모님이 납부하신 국세가 아까워 죽을 정도로 쓸데없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사기진작은 개나 줘버리세요.


같이 교육받은 사람들 전부 저와 같은 날에 훈련소에 들어간 동기들이거나 저보다 몇 달 늦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각 기관의 대표자로써 소집된 사람들입니다. 전역이 채 100일도 안 남은 사람들이란 것이죠. 99%가 자기 휴가 찾아먹을 거 다 찾아먹고, 담당자나 민원인에 대한 노하우가 직원급을 넘어서는 분들이 많고, 기관의 시시콜콜한 문제점까지 모두 겪어본, 어떻게 보면 자주 자리를 왔다갔다하는 공무원들보다 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앞에 두고 휴가를 어떻게 쓰는지, 직원들과 어떤 관계를 가지면 되는지에 대한 교육이라니요.. 윗 사람들은 뭘 몰라도 한참 모릅니다. 내용이 알차다,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떠나서 더 이상 교육을 할 필요성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 교육에서 가르치는 법률이나 규칙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여러 분들의 사례들을 들으면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담당자의 도 넘은 사적업무 지시, 정경유착, 복지시설의 비리행태 등 직원들은 그저 감싸기에 급급한 사안들을 거침없이 폭로할 수 있고 그것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모든 공익요원들의 사정을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넓게 퍼저있는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화제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은 말이 하나 있네요.


"절대로 복지관에 기부하지 말라. 


직원들에게 80%, 수혜자에게 20%가 돌아간다.[각주:2] [각주:3]"



그래도 간만에 훈련소 때 봤던 분들을 만나고, 각지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의 사례들을 듣고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육은 잘 모르겠습니다.




ps. 또 하나의 사소한 불만이 있다면 상품이 너무 짜다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 문화상품권 5천원권이 뭡니까. 책 한 권도 못 사보는 돈을 어디다 쓰라는 건지... 아에 주지를 말던가 하지, 너무합니다.






  1. (사회복무요원...이라고 부르나 잘 모름. 남들이 보면 다 공익) [본문으로]
  2.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증받은 제품 중 일부를 우리예산으로 샀다고 구청에 비용을 재청구하는, 일종의 세탁행위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양이 80/20으로 나눠지는 건 아닙니다) [본문으로]
  3. (사실 원장부터 시작되는 대대적인 비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회복지사 봉급이 너무 짜기 때문에 생계유지를 위해서 일어나는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안타까운 부분이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