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다음 목적지는 오다이바. 사실은 여행 전에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오다이바 부분이 볼 것이 상당히 많은데 하룻 밤만으로 충분할 지 아닐지. 사실 첫째 날 긴자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보기에는 호텔과의 위치도 애매하고 시간대가 상당히 늦어서, 밤에도 볼 것이 많고 호텔과 가까운 곳을 고려해서 오다이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어쩔 수 없이 유명한 테마파크 중 하나인 여행객들은 거의 다 들린다는 오오에도온센모노가타리나, 후지테레비 건물, 도쿄덱스나 아쿠아시티에서의 쇼핑을 모두 뛰어넘는 큰(?) 결정을 내렸다.

무엇이 이런 좋은 스팟들을 포기하게 만들었는가? 바로 메가웹이다. 온천보다는 차가 훨씬 좋아 어떻게 해도 메가웹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딱히 온천이나 자동차나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던 친구를 꼬셔 일단은 메가웹쪽으로 가기로 했다.

긴자도 도쿄 내 유명한 스폿 중 하나이므로 지하철이 많이 지나간다. 다만 지하철 역이 전부 다 흩어져있다. JR 야마노테센이 지나가는 유라쿠쵸 역, 도쿄메트로 긴자센이 지나가는 긴자역, 토에이 아사쿠사센이 지나가는 히가시긴자역, 그리고 우리가 지금 향하는 도쿄메트로 유라쿠쵸센이 지나가는 긴자잇초메(銀座一丁目) 역이 있다. 생각해보면 참 우습다. 하나의 동네에 역이 이렇게 많다니. 회사가 여러 개라 설계 시 역을 다 따로 지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우리는 긴자일정목, 긴자잇초메로 향했다. 긴자에는 보면 볼수록 고급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지나오면서 몇 개의 백화점과 명품가게를 봤는지 셀 수가 없다. 브랜드 이름만 들어도 일단 (가격 때문에) 피하고 보는 무서운 가게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에는 어린 사람들보다 조금은 나이가 있는 30대 이상의 사람들이 많았다.

지나가면서 보았던 수 많은 백화점 중 하나인 마츠야 긴자. 일본에는 뭔 백화점이 아울렛처럼 모여있는 건지? 너무 많은 게 아닌가 싶다.

처음 본 가장 '정상적인' 지하철 역 입구. 도쿄 메트로의 지하철은 우리가 흔히 보는 지하철과 동일하다.

'여기에서는 우측통행' 이라고 적혀있는데, 역마다 우측통행, 좌측통행 서로 섞여있어서(그런 것을 다 기억할 만큼 머리가 좋진 않아요ㅠㅠ) 역 지시에 맞게 움직이면 된다. 사실 중앙 계단인 경우 사람이 많으면 그저 따라가면 되고, 사람이 적으면 내 길을 만들면 되는 법이다. 실제로 위의 사진을 유심히 보면 우리들이 좌측통행을 하고 있다. 이미 밑에서 올라오시는 어르신들이 좌측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뭐 어쩌겠나. 여기가 우측통행이라서 꼭 비켜달라는 것이 일본스럽지는 않은 모양이다.

지하철 역 지도를 잘 보면 신기한 점이 있다. 역 지도에는 기본적으로 거의 야마노테센과 '자신들의' 지하철 노선도만 가져다 놓는 경우가 많다. 도쿄 메트로를 이용하면 도쿄 메트로 지도밖에 안 보인다. 만약 다른 회사를 이용해 환승한다면 지하철역 지도보다는 들고 다니는 지도를 추천하는 바이다.

방향을 보고 개찰구에서 표를 끊거나 카드를 찍고 들어가면 꼭 만나게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자판기다.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 꼭 2개 이상 있다.

자판기의 특징 1. 신기한 것은 항상 맨 윗줄에는 이토엔(伊藤園) 이나 산토리(SUNTORY)의 녹차가 꼭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만큼 녹차가 일본에서 많이 소비된다는 소리다. 물론 녹차 말고도 다른 차나 일반 음료수도 있다. 하지만 녹차는 어느 일반음료자판기에서나 볼 수 있으므로 여행 중에 목이 마르면 하나쯤은 마셔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참고로 연두색과 진한 녹색이 있다. 진한 녹색은 예상한 대로 진한 맛인데, 차가우면 쓰기만 쓰고 맛이 없다. 자판기에서 차가운 음료를 구입한다면 일반 녹차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판기 특징 2. 자판기의 거의 반은 따뜻한 음료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대구에서는 일반 자판기에서 따뜻한 음료를 파는 것을 정말 보기 힘들다. 전부 차가운 음료와 파란색 띠가 둘러져 있을 뿐. 하지만 여기에서는 따뜻한 음료가 많다. 특히 캔 커피를 어디서나 따뜻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자판기 특징 3. 교통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역에 있는 거의 모든 자판기는 스이카나 파스모로 결제가 가능하다. 일반 슈퍼에서도 쓰는 정도니까 자판기는 거의 당연히 지원되는 분위기다. 밑에 작은 스티커를 보면 분홍색 바탕에 흰 글씨로 PASMO라고 적어두고 그 밑에 아주 조그마한 스이카 로고가 있다. 즉 둘 다 된다는 소리다. 하지만 도쿄메트로는 사철이고, 사철에서 파스모를 발급하니 파스모 로고가 더 큰 것은 당연한 건가? ㅋㅋ

옆 자판기에 있던 아사히 로고가 찍힌 음료들. 아사히 맥주로 유명한 바로 그 회사다. Since 1884라고 적힌 걸 보니 참 오래 유지되는 음료수인가 보다. 참고로 일반 생수의 가격은 500ml짜리가 100~110엔. 캔 커피가 120~130엔. 정말 일본 '물'가 하나는 비싸다.

지하철 타는 곳. 우리나라와 동일하다, 아니 더 못한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지하철에 몸을 옮기고 오다이바로 가기 위해 토요스 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도쿄메트로 유라쿠쵸 센 신키바행. 긴자잇초메에서 토요스까지. 160엔. 6분 소요)

토요스 역에 내리니 이미 여긴 완전히 밤. 이 역 주변에서 딱히 할 것을 알아두고 온 것이 아니라서 바로 유리카모메 탑승 장으로 움직였다. 참고로 지하철에서 내리면 유리카모메 표시가 있으므로 표시를 따라 계속 걸어 올라가면 된다. 상당히 올라가야 한다. 유리카모메가 지상 위를 지나가기 때문이다.

유리카모메 토요스 역. 지상 위에 있다 보니 이렇게 모든 역 입구엔 육교와 같이 이루어져 있다.

다행히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우리뿐인데, 아직 6시밖에 안됐는데 사람이 없다니?

토요스 역에서 유리카모메 탑승을 할 때, 만약 3회 이상 유리카모메를 이용하거나 왔던 곳을 다시 돌아갈 때에는 정기권을 하나 끊어두는 것이 좋다. 유리카모메 기본금액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그 편이 돈을 아낀다. 물론 교통카드로 쓰는 만큼 돈을 지불할 수도 있다.

(유리카모메 신바시행. 토요스에서 아오미까지. 240엔(비싸다!) 10분 소요)

열차는 금방금방 온다. 다만 여기가 시작점이라서 그런지 토요스 역에 도착한 열차가 다시 방향을 바꾸어 출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리카모메가 유명한 이유는 무인전철이기 때문. 즉 운전석이 없다! 그래서 처음 이용하는 경우에 사람이 없다면 맨 끝 차량으로 가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도록 한다. 우리가 탔을 때는 가는 방향의 운전석은 이미 차있었고, 꼬리 부분에는 비어 있어서 그 곳에 앉아 갔다.

맨 끝에 앉으면 바로 이런 느낌이다. 살면서 운전석 자리에 앉아 열차가 움직이는 것은 처음 봤다.

유리카모메 내부.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거의 텅 비었다. 앞쪽에 몇 명 정도 있었을 뿐.

10분이라지만 주위에 지나가는 거 보고 있으면 딱히 지겹지는 않다. 중간에 코믹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도쿄 빅사이트 건물을 보게 되는데, 언젠가는 행사에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

 

 

아오미 역에 내려서 계단을 내려온 사진. 개찰구를 보면 사실 어느 방향이든 지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