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포트에서 나와 북쪽으로 걸어간다. 오다이바 한 가운데로는 고속도로가 있어서 이렇게 보행자들을 위한 보행교가 있다. 상당히 길다. 다만 밤에 보면 차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현대도시의 기분을 느끼기에 좋은 것 같다. 다리 옆에 빛나는 곳은 린카이센 도쿄 텔레포트역이다. 아마 유리카모메가 아닌 린카이센으로 오다이바를 찾는다면 이쪽으로 오게 될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비너스 포트가 밝게 보이고, 메가웹도 살짝 보인다. 여기서 보게 되지만 비너스 포트가 생각보다 상당히 큰 건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리와 신호등을 좀 건너면 이렇게 아쿠아시티와 후지 TV건물이 보이는 곳까지 오게 된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쇼핑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지나간다.

후지 TV건물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인지 셔터가 모두 다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왔다. 내부에 볼 것이 몇 개 있다는 것은 들었지만, 뭐 잠겨있으니 어쩔 수 없이 지나왔다.

여기의 볼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짝퉁 자유의 여신상 되겠다. 일본에서 미국에 있는 진짜 자유의 여신상을 여기 오다이바에 전시해 둔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반환하고 나서 아쉬운 마음에 하나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긴 하는데, 그게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이거, 생각보다 작다. 정확한 크기는 기억이 안 나지만 실제 사람의 3~4배 정도 안 되었던 것 같다.

이곳의 좋은 점은 해안선을 따라 가는 인도와 전망대들을 만들어 두었다는 것이다. 전망대에는 뒤에 보이는 레인보우 브릿지와 자유의 여신상을 앉아서 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상당히 편리하다. 다만 조명이 있어도 꽤나 어둡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망대에 가니 꼭 커플들 한 쌍씩 안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친구가 사진 찍고 있을 때 나 혼자만 조용히 전망대 뒤로 가보니, 한국어로 참 그러한 얘기 많이 하더라… 사실 내가 뭐 어떻게 보이길래 다니면서 일본인 취급 많이 받았다. 문제는 일본인들은 바로 얘가 분위기가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다르다는 것을 알고 외국인으로 인식하는데, 정작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이 날 일본인들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도 다음날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해안선이 길다. 물론 커플들도 참 많다. 그런데 생각보단 사람이 적다. 아직 2월이라서 밖에 나오는 것을 꺼린 것인지는 몰라도(갔을 때는 생각보다 따뜻했다.) 우리나라의 광한대교 주위와는 차이가 좀 있었다.

제대로 찍어본 레인보우 브릿지. 근데 정말 보면 볼수록 광한대교가 생각난다. 저 관광선 안에는 음주가무가 있었던지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는 후 소문이…

선착장과 뒤에 살짝 보이는 덱스 도쿄비치. 쇼핑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 별로 알릴 것도 없지만 사실 아쿠아 시티와 덱스비치는 오다이바에서 가장 유명한 두 쇼핑몰이다. 먹을 것도 많고 살 것도 많은 곳인데, 음식값은 상당히 비싸더라. 간단히 먹을 것 보다는 레스토랑 위주로 가이드북에서 설명해 두었던 지라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여기는 보도로 덮인 곳이 아닌 백사장이다. 앞에 보이는 몇몇 분들은 물을 필요도 없이 모두 커플들이다. (남자 둘이 가서 뭘 했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아까 자유의 여신상에서 이곳까지 모두 이렇게 다 해변을 덮어두고 있다. 돈을 부은 느낌은 제대로이듯.

해변에서 찍은 레인보우 브릿지. 참고로 유리카모메를 타면 저 다리 중간으로 지나간다.

이때쯤엔 슬슬 시간이 10시를 넘어갔고, 배도 고프고 몸도 힘들었기에 오다이바 구경은 이쯤 해 두고 유리카모메 역으로 걸어가는데…. 우리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