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24시간 영업하면서 무난한 맛과 양의 밥을 제공하는 밥집 체인점이라면 아마 김밥천국같은 곳을 떠올리실겁니다. 김밥이 메인이지만 여러 분식메뉴를 하며 24시간 영업이 꽤 많고 가격도 적절하기 때문이죠. 일본에서 이런 밥집을 떠올리라면 일본 규동의 3대 체인점이라고 부르는 요시노아/마츠야/스키야가 있습니다.


규동과 각 체인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위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세 브랜드의 메인메뉴는 규동이지만 다른 것도 팝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요시노야는 규동과 그 유사품류들(부타동/돼지고기 덮밥, 야키니쿠/불고기)이 주력이고 마츠야는 뭔가 한국음식이 생각나는 정식메뉴들, 그리고 스키야는 카레류가 많은 이미지입니다. 물론 셋 다 규동류를 주로 판매하고 메뉴 또한 크게 차이나지는 않습니다.


점포 또한 대도시 주변이면 꽤나 많아서 그냥 대충 걸어가다보면 이 셋 중 하나는 반드시 있을 정도로 자주 보입니다. 난바역에서 내려 밥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바쁜 일정도 있고해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규동류를 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메뉴였기도 했구요. 그냥 세 브랜드 중 아무거나 보이면 들어가자고 해서 난바역 앞을 서성였는데 마츠야, 스키야가 점심시간인 탓에 만석일 때 요시노야는 다행이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 첫 식사는 요시노야의 규동으로 결정.




요시노야는 항상 이렇게 가루녹차를 줍니다. 안내를 받자마자 주문을 결정하기 전에 바로 주죠.


주문은 가게마다 다른데, 자판기가 없으면 일단 앉아서 주문, 자판기가 있으면 앉기 전에 먼저 자판기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리나라는 음식주문은 반드시 착석 후 하는게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은 곳이 꽤 많습니다. 자판기가 있으면 짐을 풀기 전에 자판기에서 메뉴를 선택, 결제를 하고 직원에게 티켓을 전달한 다음 착석하면 됩니다.


수저와 반찬, 소스 일부는 앞에 놓여져있어서 메뉴가 나오면 자유롭게 꺼내 쓰면 됩니다. 일본에서 반찬에 무조건 돈을 받는다는 건 사실 틀린 말입니다. 물론 김치나 샐러드 등은 추가주문이 맞습니다만 단무지랑 시치미 정도는 테이블 위에 제공되니 알아서 뿌리면 됩니다.



규동의 사이즈는 3가지로 구분됩니다. 보통/대/특대. 일본어로는 나미並/오오大/토쿠特 + 모리盛り라고 합니다. 


다만 요시노야는 저기 아타마(アタマ)라고 보통과 대 중간 사이즈가 있는데,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타마는 아타마의오오모리アタマの大盛로 밥은 보통, 고기는 대 사이즈로 나간다고 합니다.




대충 그림을 보시고 주문할 때 메뉴를 가리키면서 이거+사이즈 정도만 해도 영어를 전혀 못하는 점원들도 다 알아서 주문을 넣어줍니다. 물론 자판기가 있으면 한글 메뉴를 누르면 한국어가 나오는 곳도 많습니다.




제가 시킨 규동 토쿠모리. 소고기 덮밥 특대 사이즈입니다. 밥 1.5공기에 고기양도 상당히 많지만 전 저거 먹어도 배가 안 부르더군요.. 날달걀이나 양파 없이도 전 충분히 맛있게 먹습니다.




친구가 시킨 소갈비 정식. 갈비를 카루비カルビ라고 하는게 상당히 재밌습니다. 여튼 이거 역시 달달하게 먹을만 했습니다.




이건 셋째날 마츠야에서 시킨 旨辛ネギたま牛めし特盛り라는 메뉴인데, 해석하면 [맛있고 매운 파+달걀+소고기밥 특대사이즈]입니다. 달걀은 반숙으로 주문했습니다. 규메시라고 해서 규동과의 차이점은 저 미소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규동 맛은 브랜드에 따라 크게 차이나 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먹은 규동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 납니다. 양도 비교해볼 만큼 많이 먹어본 것도 아니라서 뭐라고 평가하기도 힘들구요. 하지만 고기와 덮밥류를 좋아하신다면 분명히 좋아하실겁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불만인 것은 왜 이걸 젓가락으로만 먹을까 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 비주얼의 음식이 나오면 숫가락으로 밥과 재료를 비벼서 먹는 게 보통인데 일본인은 그냥 저기에서 비비지 않고 밥을 젓가락으로 떠먹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보면 그릇을 들고 먹어야 흘리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버릇없이 보이는 모습이고, 숫가락과 비교하면 상당히 불편합니다. 이럴 때 마이스푼을 딱 꺼내서 주목을 받으며 비벼먹으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하네요.


주문과 식사시간 역시 매우 짧습니다. 괜히 일본의 고유 패스트푸드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죠. 착석에서 주문, 식사까지 20~30분 정도에 모두 끝납니다. 아마 기분탓이겠지만 여기에 숫가락을 도입하면 완전 군대식사처럼 빨라질 겁니다.


여튼 빠른 식사해결/24시간 영업/합리적인 가격/적절한 맛과 양 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입니다. 끼니를 해결했으니 다음은 주 목적지인 덴덴타운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