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니카 3이 후속작 없이 서비스종료를 하고 그 제작진이 들고나온 새로운 게임, 비트크래프트 사이클론(이하 사이클론)입니다.

초창기부터 테크니카 제작진 + 빵빵한 뮤직 아티스트 라인업 등을 내새워 많은 기대를 받은 리듬게임인데, 지금은 줄창 까이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일단 플레이 영상을 보시죠. 직접 촬영한 것이며 플레이어는 제가 아닙니다. 사실은 그냥 지프로2의 동영상 촬영 테스트를 겸한 것입니다. 근데 60fps 촬영했는데 왜 30fps로 찍혔지?



 


영상을 첫 플레이 때 찍어서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3판 정도 더 하니까 친구는 S 그냥 띄우더군요.


첫 플레이 후 상당히 할 말이 많았습니다. 천천히 풀어가도록 하죠.


게임 플레이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코인 입력 및 카드 이용 로그인. 카드는 별도 구매해야합니다. 언제쯤 카드 장사 접으려나....

2. 플레이 모드 선택


http://www.nurijoy.com/news140617/



하우스 믹스 : 중간에 죽지 않을 경우 3곡 플레이


테크니카의 팝믹싱이랑 같음 

레이브 업 : 난이도에 따라 미리 지정된 6곡 셋트 중 하나를 선택하여 3곡을 선택해 연속 플레이하면 나머지 히든곡 한 곡을 플레이함


테크니카의 클럽믹싱과 같음

 클럽 투어 : 정해진 3곡을 플레이하되, 주어진 과제를 클리어해야 성공


테크니카의 클럽투어-미션 과 같음

월드 지피 : 미공개 


테크니카 제작진 아니랄까봐. 게임 시스템이 똑같습니다.

일반적인 하우스 믹스로 플레이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노카드 및 처음 플레이 시 튜토리얼이 나옵니다. 플레이불가한 영상뿐이니 사뿐히 스킵


3. 곡을 선택합니다.


http://www.nurijoy.com/news140617/



아주 정신사납게 많은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위는 개발스샷으로 보여 직접 촬영한 동영상에서 찍어와봤습니다.




최근 패치로 10초 증가한 50초의 선택시간이 있습니다. 근데 첫 플레이 시에는 곡을 고를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도대체 이 화면에 무슨 기능이 있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배속 찾는데, 키음 찾는 데, 난이도 찾는 데 한참 걸렸습니다. 한 4~5판 정도 플레이를 해야 내가 원하는 대로 플레이가 가능해집니다.

셀렉트 시간은 기존과 같이 60초가 적당한 것 같은데 왜 이런건지는 모르겠네요


4. 플레이합니다




플레이화면 역시 매우 복잡합니다. 뭔가 정신없이 막 지나가고있어서 적응하는 데 한참 걸립니다. 애초에 노트가 튀어나오는 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좀 자세하게 적어보도록 하죠.


장점


1. 음악은 참 좋습니다. 

makou님의 음악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장르가 막 들쑥날쑥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티스트 음악이 테크니카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유사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고있고, 퀄리티 또한 상당히 좋습니다. 


2. 비교적 빠른 로딩 및 부드러운 UI 모션

게임개발환경이 편해지고 컴 사양도 좋아져서 최적화하기 쉬웠던 것도 있겠지만 로딩이 상당히 짧았습니다. 곡이 끝나자마자 결과화면이 딱 튀어나오고, 곡로딩 또한 테크니카때에 비해서 상당히 빠르다고 느껴졌습니다. SSD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는데, 또 요즘 게임들은 하드 로딩도 상당히 빨라서 의외로 하드일 수도 있겠네요.

곡 리스트 스크롤도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이건 게임엔진 덕이라고 보이는데 최근 대부분 게임, 아니 소프트웨어에 스크롤 알고리즘이 부드러워지면서 받은 이득이라고 보여집니다. 그 외에도 플레이 화면 하단의 정보변환 표시 등도 상당히 부드럽게 움직여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모두 단점


1. 초보자 배려따윈 없는 게임시스템

위에서 계속 언급해왔지만 게임 시스템이 너무 복잡합니다. 마치 게임을 처음 만드는 듯 정신 없는 UI와 불편한 플레이화면은 아무리 리듬게임 매니아가 아닌 저라지만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비트매니아나 사볼도 처음에 보면 뭐가 뭔지 알기가 힘든데 거기에서는 친절히 설명이라도 해주죠. 이건 뭐 노트 종류만 알려주고 UI에 대한 설명 일체 하지않는 모습은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피버랑 익스트림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뜨니까 누르긴 누르는데....


2. 초보자 배려따윈 없는 게임난이도

기존 테크니카의 초보자 모드인 스타믹싱 모드가 사라졌습니다. 초고수는 초보든 똑같은 모드를 플레이하며, 1번째 판에서 못하면 체력 다 닳고 얄짤없이 죽습니다[각주:1]. 안 그래도 게임 시스템 설명도 없는데 적응도 못해서 죽어버리면 코인 하나(=500원)가 그냥 날라가죠. 그리고 짜증나고, 다시 안 하게 됩니다.

또한 키음 설명 없이 노트가 나오는데 노트 판정이 뭐같습니다.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시 하고, 노트를 틀리면 체력이 팍팍 떨어집니다. 조금만 정줄 놓으면 바로 사망이며, 문제는 그 체력게이지또한 잘 안보인다는 겁니다. 물론 팍팍 떨어지는 만큼 집중해서 하면 금방 빨피에서 만피로 변하긴 하는데 그건 숙련자들에게나 통하는 말이죠. 초보자에게는 가혹하기 짝이 없는 체력시스템입니다. 시안성 얘기도 밑에서 따로 합니다.


3. 키음이 없음

테크니카와의 큰 차이점으로 이 게임은 키음이 없습니다. 리플렉이나 유비트 같이 노트를 쳐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하죠. 테크니카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키음이 존재했다는 것이죠. 제작에 상당히 공을 들여야하는 작업이며 시간 또한 많이 걸리지만 노트를 치는 맛이 부족한 터치스크린에서 키음의 존재는 상당히 큽니다.

물론 리플렉과 같이 타격음을 지원합니다. 이건 사이터스 등에서도 지원하는 기능인데, 키음과 비교하면 퀄리티가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치는 맛도 떨어지고, 결정적으로 음악을 듣고 노트를 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이걸 쳐도 맞은건지 틀린건지 알기가 힘듭니다.


4. 뭐같은 판정

판정범위는 플레이를 계속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꽤 넓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트를 대충 뭉게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건 좋은 것이죠. 하지만 그 판정이 정말 애매합니다. 노트 100% 타이밍으로 볼 때 테크니카보다는 조금 느린 유비트와 비슷한 타이밍으로 노트를 눌러줘야합니다. 이것도 키음이 있으면 맞추기 쉬운데 타격음을 아에 꺼버리면 정말 패턴을 모두 외우지 않는 이상 제대로 누르기가 힘듭니다. 처음에 어떤 타이밍에 노트를 눌러야하는지 정말 맞추기 힘들었네요


5. 불편한 게임화면

플레이화면 배치가 너무 불편합니다. 화면 중간에서 노트가 튀어나오는데, 그 공간에 정확도, 점수레벨 등이 뜨는 것 또한 뭐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체력이랑 피버 게이지가 시야 밖으로 나가버린 건 완전 아웃입니다. 제가 무슨 사시도 아니고 플레이 중에서 체력게이지와 피버게이지를 보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피버게이지야 소리로 '팡' 하고 터지니까 피버칠 타이밍이 된 줄 알겠지만 체력게이지는 위험해지면 중간에 경고사인이 뜨긴 뜨지만 이때는 이미 늦었다고 봅니다. 체력이 안 보이니 그냥 '어'하다가 죽는 경우도 몇 번 있었죠.


6. 피버 버튼의 위치

피버 버튼이 우측 상단에 크게 위치하고 있지만 누르기가 힘듭니다. 특히 아래쪽에 고정노트 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손이 큰 저도 피버를 누르기가 힘듭니다. 또한 피버 버튼이 화면 구석도 아니고 애매한 곳에 있어서 감으로 누르려면 상당히 많은 숙련이 필요합니다. 테크니카의 쥐꼬리만한 보너스가 아닌 x5로 콤보가 적용되므로 피버가 필수로 들어가야하는데, 피버 타이밍에 피버를 누르려면 왼손으로만 플레이를 해야하거나 그 피버버튼이 시야 밖이라 안 보이거든요. 


7. 패턴이 잘 안 보임

중앙에서 노트가 튀어나오는 형태는 뭐, 다른 게임들에도 있으니 그렇다 치지만 노트가 잘 안 보입니다. 특히 16비트, 8비트 엇박으로 엇갈려 나오는 노트의 타이밍을 어떻게 처야할지는 음악이나 패턴 자체를 외우는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타이밍의 노트는 줄로 이어놔서 그건 어떻게 하겠지만 노트가 좀 빼곡히 나온다 싶으면 답이 없습니다.

속도를 높히면 되지 않냐구요? 그럼 노트에 대비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안그래도 빨간노트, 노랑노트(위 동영상 참고)는 방향을 눈으로 보고칠 수밖에 없는데 속도가 빨라지면 놓치기 매우 쉬워집니다. 특히 노랑노트. 이건 방향이 지시되어 있는데 외우지 않고는 이걸 정확하게 치기는 불가능합니다. 노트가 해당방향으로 좀 길쭉하게 나왔으면 좀 알아보기 쉬웠는데 쪼만한 화살표 하나 배치해두고 이걸 알아먹으라니... 연속으로 나오거나 다른 노트에 가리면 그냥 못 칩니다. 외우는 수밖에 없죠.


그리고 고수들의 한탄들도 있습니다.


8. 타격감 부족

위의 키음 부족과 비슷한데, 뭔가를 친다는 느낌이 거의 안 납니다. 애매한 판정선과 빈약한 이펙트, 아쉬운 터치음이 조합되어 내가 노트를 치는건지 아니면 그냥 건들리는건지 참 애매합니다. 노트가 많이 나오면 많이 나올수록 뭔가 해낸다는 느낌이 들어야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닌것 같기도 하구요. 사실 리플렉도 같은 이유로 안 했습니다.




뭐랄까, 그냥 만들다 만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EZ2AC의 EC가 펜티엄 2 사양을 뛰어넘은 미친 최적화 및 UI구성을 보여준 것과 대비해서 최신 컴 사양에서 이런 게임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제작일정이 빡빡하다는 말로 봐서는 늘 그렇듯이 시간 및 자금부족이겠죠.

전 이번 플레이를 끝으로 다시 플레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돈이 아깝습니다. 안 그래도 1코인 당 제작사에서 100원씩 떼가서 120원 정도 떼가는 코나미랑 맞먹으려고 한다는 말도 있어서 보급이 느려지고 있는데, 이러면 그냥 사장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OST나 나오면 그거나 사야겠네요. 노래는 정말 제 스타일에 맞았거든요.





  1. (업데이트로 수정 예정이라고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