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가 정말 싫더군요. 교품을 하게 만든 사운드 노이즈와 무한재부팅 현상, 그리고 교품할수록 나빠지는 제품 이게 정말 최신폰이 맞는건지 의심될 정도의 단점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내 폰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기본적인 성능 자체는 흠 잡을만한 곳이 없습니다.



소프트키 두께가 144px..


저 두꺼운 소프트키가 심히 거슬리지만 '누르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2.2버전의 OS 탑재에 스펙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습니다. 다만 LG는 항상 OS 업그레이드에 부정적이라서 언제 4.3, 4.4가 올라갈지는 미지수입니다. 삼성은 1년 더 된 갤3까지 4.3을 올렸건만...




스냅드래곤 800은 CPU도 강력하지만 GPU가 상당히 강력해졌습니다. 따라서 게이밍 성능은 현존 최강이라고 불리며 실제 게임에서도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유난히 게임에 거슬리는 소프트키...


최신게임인 아스팔트 8도 상옵에서 아주 부드럽게 돌려냅니다. 다만 구글 플레이 버전인데 폰트가 깨지는 건 왜인지 모르겠네요


기본 UI에서도 기존 폰들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s4 pro의 베가 no.6는 빠릿빠릿하긴 했지만 G2는 빠름을 넘어 부드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만 스로틀링 제한이 아주 빡시게 잡혀있어 안투투 연속실행이나 화면 켜진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벤치 점수가 2만점 중반대까지 떨어집니다. 스냅800 자체가 발열이 많아서 아직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합니다.




냉동실에 폰을 밀봉하여 벤치돌린 결과입니다. 이 정도면 최상급이라고 부를만하죠.




인터넷 속도도 빠릅니다. 집에 5GHz 지원 공유기가 없어서 2.4G만 테스트했습니다.

LTE도 나름 LTE-A 지원이라고 기존 LTE 폰들보다 빠른 속도를 보여줍니다. 동시간에 베가 no.6 측정치는 20Mbps 중반대였습니다.




GPS 또한 데이터망 연결 시 놀라운 속도로 위치를 파악하며, DOP/HDOP/VDOP 생전 처음으로 모두 소수점 대로 내려간 것을 본 폰이었습니다.

배터리 또한 생각보다는 오래가는 느낌으로 기존의 베가 R3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데이터망 켠 채로 단순 사용 시 2~3일 정도는 쓸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G2 / 옵티머스 G / 베가 No.6


디스플레이 또한 (오줌액정이 아닌 첫 번째 샘플에서) 더 이상 트집잡을 만한 게 없는 좋은 상태였고, 색온도, 시야각, 색재현률 등 대부분의 수치가 표준에 가까운 형태를 보입니다. 감마값이 조금 높아서 색이 진하게 보이긴 하지만(흔히 말하는 색맹현상) 크게 거슬릴 수준은 아닙니다. 비교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지면관계상 생략합니다. 

다만 교품 후 받은 2, 3번째 샘플이 모두 오줌액정으로 색온도가 비교적 낮아서 액정 뽑기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카메라의 경우 저조도에서의 결과물은 확실히 좋아졌는데 초점 잡는 속도가 심히 느리고 ISO 조절을 하지 않으면 노이즈가 끼는 건 여전하고(심지어 셔속이 확보가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ISO를 높이는...) 주광에서도 조금만 흔들리면 결과물이 흔들리는 등 화질면에서는 향상이지만 쓸만해지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는 아닌 것 같네요.


이 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후면버튼과 노크온. 후면버튼은 익숙해지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쓰기에는 버튼 간격이 좁아서 볼륨 버튼을 눌러야하는데 전원 버튼이 같이 눌려서 캡쳐가 된다던지 그 반대의 현상이 잦았습니다. 최신폰인 지플렉스에는 이걸 좀 개선해서 요철을 만들었다고 하니 좀 나을 것 같습니다.


노크온의 경우 확실히 편한 기능입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고 화면을 켜다보니 다른 폰에서도 화면을 두드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기본커버가 없을 경우 의도하지 않았던 경우에도(손으로 폰을 잡고있는 경우) 화면이 켜지는 경우가 몇 번 있었고, 센서와 연동되는 기능이라서 센서를 가리고 있다 노크온을 쓰면 인식 속도가 더디거나 인식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기기 단점에 대해서 말해야할 것 같네요.


먼저 사운드 품질입니다. 내장스피커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전작 G보다 떨어지는 성능으로 볼륨이 크지도 않고 소리가 좋지도 않습니다. 이 부분은 그래도 이어폰 단자에 비하면 약과죠.


이어폰 단자 음질은 사상 최악의 품질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쓴 폰 중 가장 나쁘다고 느낀 폰들이 갤럭시 s2와 노트1이었습니다. 이어폰단자 노이즈가 상당한 수준이었죠. 문제는 G2는 그거보다 더 심합니다. 혹시나 해서 직접 갤투를 꺼내서 똑같은 음원으로 비교해봤습니다. 당연히(?) G2의 판정패. 정말 이게 2013년에 태어난 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웃긴것은 다른 유저들의 말처럼 24bit wav/flac 음원을 사용하면 그런 현상이 말끔하게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기본 플레이어를 사용했을 때 Hi-Fi 로고에 불이 들어오는 음원이죠. 이 경우 찌르르륵 거리는 노이즈가 전부 사라진다는 것이죠. 저도 다른 기계인 줄 알았습니다. 다만 화노는 그대로 남아있고 전작 G보다 더 크지만 민감하지 않으면 크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간단히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24bit 무음음원[각주:1] - 노이즈 안 들림

16bit 무음음원 - 노이즈 들림

24bit 무음 + 16bit 음악 - 노이즈 들림

16bit 무음 + 24bit 음악 - 노이즈 들림


이걸 보면 LG가 소프트웨어를 발로 짰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최초로 24bit/192kHz를 지원해서 안드로이드 API를 뜯어고쳤다고 하는데 거기서 뭔가 잘못 건들인 게 확실할겁니다. 극소수만 사용할 24bit 음원을 위해서 대다수가 사용하는 16bit 음원재생을 발로 한다니.. 그냥 결함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특정기기 불량인가? - 그래서 전 2번이나 교체해서 3개의 기기를 써봤습니다. 모두 동일합니다. 애초에 소프트웨어 문제로 판단되기 때문에 다를수가 없죠.


그래서 혹자는 "그냥 24bit 음원 쓰면 되지않느냐?" 라고 말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1. 24bit 손실음원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 wma9의 경우 24bit/192kHz 손실인코딩을 지원하나 이는 플레이어에서 Hi-Fi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 24bit flac 인코딩 시 8메가 정도 되는 mp3 320k 파일이 50메가로 커집니다.

2. 진짜 24bit음원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입니다. - CD조차 16bit음원입니다.

3. 기본 플레이어에서만 지원됩니다. - 다른 플레이어 쓰는 사람들은 어쩔꺼냐?

4. 100보 양보해서 음악파일을 모두 24bit로 넣는다고 칩시다. 문제는 동영상입니다. 동영상에서도 완전히 동일한 노이즈가 밀려옵니다. 특히 조용한 부분이 많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노이즈가 심히 거슬리실 겁니다.


예전 옵티머스 Q2와 같이 4극 이어폰은 안 그런가 싶어서 동봉된 쿼드비트 2로 들어봤습니다. 여전히 들립니다. 안 들리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에티키즈 등의 고임피던스 이어폰을 쓰면 되긴 합니다.


제가 LG 빠돌이거나 알바라면 "어차피 일반 사람들은 안 들리니 무시하셔도 됩니다"라고 말하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에 못 쓸 기기는 없습니다. LG는 항상 휴대폰 만들 때 하나씩 빼먹기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카메라를 달면서 오디오를 빼먹은 모양입니다. 더 이상 쉴드 쳐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것만 그렇겠지만 몇 번이나 전화가 지멋대로 끊어지거나 모두의 마블 플레이 중 2판 째에서 무한재부팅 걸리더니 다시는 켜지지 않는 현상 걸리고나니 정말 정 떨어지더군요. 옵티머스 G 쓸 때만 해도 이런 현상이 없어서 뭐 제것만의 문제라고 생각되지만 중국산도 아니고 아직까지 이런 기초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면입니다.




결론을 내리면..


스냅드래곤 800은 좋은 녀석입니다. 디스플레이도 좋습니다. 

하지만 음질은 좋지 않습니다. 소프트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베가 LTE-A를 사면 됩니다. 응?



주변에 의견을 들어보니 베가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으시더군요. 하지만 홈버튼에 LTEA 로고를 박는 병맛짓만 안 했다거나 카메라폰이 주 목적이 아니라면 베가 LTE-A가 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위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고 음질 문제도 없고 소프트웨어도 안정적이고, 소프트키도 사라지고 지문인식까지 되니까요.


삼성은 요즘 성급한 업글로 욕 많이 먹고 LG도 멀쩡하다고 보기 힘들다면 베가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게다가 가격도 훨씬 싸게 나왔으니 더 좋죠. 값은 값이라면 그래도 네임벨류라는 게 있으니 G2로 기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같이 10만원 이상 차이나는 경우라면 전 당연히 베가 LTE-A를 살 것입니다. 


G2는 제가 쓸 폰이 아니니 어떻게보면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네요.




  1. (파일은 존재하나 소리데이터가 없는 음원. 빈 압축파일같은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