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베가 아이언을 샀습니다. 언젠간 싸게 풀릴 것 같아서 작은 폰도 한 번 써볼 겸 질러봤습니다.

예전에 베가 아이언 저음 실종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베가 아이언(VEGA IRON) 저음이 사라지는 현상 테스트

그 외에도 몇 개의 샘플을 얻어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모두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제 기기가 아니었기때문에 제대로 테스트하기는 힘들었는데 이번에 제 기기를 수령해 그럭저럭 신빙성 있는 자료를 첨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하면 2014년 1월에 이런 옛날 재고를 구해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초기수령, 교품물건 역시 꽤나 전의 재고품이었습니다. 기계의 작동 측면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므로 그냥 테스트했습니다.




간단한 청음 테스트는 위와 같이 옵티머스 LTE, 베가 아이언 x2, 베가 NO6 으로 동일한 음원을 동일한 리시버(ER Etykids 5)로 1k 볼륨매칭[각주:1]을 통해서 동일한 조건에서 청취하였습니다.


결과는 전과 같이 참담했습니다. 의외로 옵티이의 경우 저음이 깎인다는 느낌이 적게 나도록 튜닝이 된 것 같았는데 아이언은 아에 저음을 낮추는 EQ를 먹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차이가 너무 커서 이건 누가 들어도 저음이 안나오는 셋팅이라고 판단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객관적인 수치를 얻기 위해서 RMAA 테스트를 수행했습니다. PC 내장 사운드카드로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수치의 절대치는 보증할 수 없지만 최소한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어떻게 좋고 나쁜지 구분이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N6는 No6, 05는 5월 생산품, 6월은 6월 생산품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참담한 결과입니다. 남식이는 그럭저럭 플랫한 성능을 보여주는 반면 아이언은 200Hz에서 -0.5dB, 100Hz에서 -2dB 빠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플웨즈 테스트의 초기 샘플과 같이 모두 동일합니다.



http://www.playwares.com/xe/30049530

좌측이 일반제품, 우측이 베가가 주장하는 개선품입니다.


플웨즈 테스트 시 소프트웨어 차이는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른 결과가 나온다, 게다가 제가 직접 구매한 샘플은 모두 개선전 제품이라는 그래프와 거의 동일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SDA 등의 카페에서는 Qsound가 저음 증발의 원인이라고 이걸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저음이 없어지는 현상과 QSound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건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닌 하드웨어 문제입니다. 

실제로 QSound를 제거했다는 커널, 커롬을 올려 순정을 옆에 두고 비교해봐도 어떠한 차이도 없습니다. 또한 RMAA 테스트에서도 어떠한 차이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옵티이, 옵태그 때와 같이 하드웨어 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2가지입니다.


○ 2013년 6월 생산품까지 개선을 하지 않았다.

○ 원래 개선 따위는 없었다.


그런데 위의 추측은 베가의 플웨즈 개선품의 생산일인 4월 30일과는 1달 이상 지난 시점에서의 결과입니다. 제조 번호도 13만번대로 결코 초기물량이라고 할 수 없는 제품입니다. 그럼 개선품이라는 것 자체가 거짓이 되어버립니다.[각주:2]


그렇게 따지면 결국 


베가 아이언 저음 개선같은 건 원래 없었다.[각주:3]

베가는 플웨즈에 골든샘플을 보내서 소비자들을 무마하려 했다.

결국 소비자는 베가 저음이 개선되었다는 잘못된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그것을 퍼뜨렸다.


(골든샘플이란, 벤치나 특정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게하는 일종의 치팅입니다. 오디오 출력단의 저음 손실은 아주 간단한 LPF로 보정할 수 있다는 건 전자계통 종사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하지만 베가 망해가는 판에 더 이상 출시된 지 꽤 지난 아이언의 저음 현상을 따지는 것도 뭔가 이상하죠.

하지만 그것만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베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변명 할 거리가 있으면 해줬으면 좋겠네요.




또한 위 측정결과 중에서 THD(Total Harmonic Distortion) 그래프입니다. 1k 부분에서 남식이에 비해 왜곡이 상당히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아직까지 음감용으로 사용중인 갤럭시 S를 넣어보면




남식이보다 더 깔끔한 그래프가 나옵니다.


물론 아이언 뒤의 제품인 LTE-A, 노트 등은 사운드 단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LG의 G2만 잘못된 소프트웨어 설계로 욕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언 하나만 두고 봤을 때는 이건 쉴드 칠 수 없는 잘못임은 분명하고 이걸 가짜 측정치로 무마하고 개선이 없었다는 건 눈살이 찌푸려지는 부분입니다. 


하긴, 일반 사용자가 이렇게 찍어볼 일은 없었겠죠. 아이언 쓰는 사람 중에 저음에 신경쓰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말이에요. 그렇죠 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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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at 2015.03.31

댓글로 개선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 가지고 있는 새로운 기기로 측정해보았습니다. 지금 소유하고 있는 기기는 KT용 A870K, 2013년 8월 13일 생산품입니다. 시리얼 넘버는 여전히 13만번대이네요.


킷캣 올라간 뒤 뭔가 달라졌다는 분들도 있고 바이버 깔면 멀쩡해진다는 말도 있어서 일단 킷캣을 올려서 한 번, 루팅후 비지박스, 바이버 깔고 한 번 측정했습니다. 바이버는 Enabled만 시켜둔 순정상태입니다. 왜냐면 여기서 EQ를 건들이면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없으니까요. EQ를 이용한 튜닝은 바이버, 워크맨 적용과 무관하게 원래부터 OS단에서 되었던 것이구요.


측정한 결과는 제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매끈하지는 않네요. 어디서 많이 본 모양인가 했더니 위 플웨즈에서 말한 개선품 그래프랑 유사합니다. 개선품이 정말 존재하긴 했네요. 다만 이게 킷캣 업그레이드 때문인지, 아니면 제것이 개선품이라서 그런지 알 수 없습니다. 킷캣 업글 전의 것을 한 번 찍어볼걸 그랬네요.


그리고 순정롬 상태랑 바이버 적용 상태는 각각 흰색, 초록색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거의 동일하죠. 사실 결과가 달라져서도 안 됩니다. 결과가 다르다는 말은 EQ 성능이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THD는 오히려 바이버 적용 시 더 지저분하게 나옵니다. 하지만 측정값 기준으로는 순정이 0.0097, 바이버가 0.010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왜 이제서야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플웨즈 테스트에는 여론진화가 급하니 일단 2개 만들어서 보내고, 공정에는 나중에 적용한 것일까요?, 아니면 킷캣 올라오면서 음장 오버라이드가 풀려서 그런걸까요? 만약 후자가 진실이라면 위 골든샘플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플웨즈측에서는 소프트웨어가 동일하다고 했으니까요. 이제와서 따질 수도 없구요.


기기 출시가 된 지 거의 2년이 되었습니다. 스냅 600기기는 점점 현역에서 물러나고 스냅 810의 거대한 삽질로 인해 스냅 800계열이 생명연장하는 지금, 이제와서 계속 따지는 것도 뭐하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습니다.


팬텍은 거짓말쟁이


딱히 팬텍에 악감정은 없습니다. 피처폰은 물론 구형 스맛폰 기기들도 몇 개 써보았고 A830부터 A920까지 모든 모델을 소유하고 실사해본 입장으로서 팬택은 저에게 좋은 폰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다만 이런 거짓말은 제 입장에서 넘어갈 수 없었죠.


이제 기기 교체시기도 다 왔으니 아이언은 그냥 놓아줍시다. 더 이상 저음논란도 없었으면 하구요. 저음이 마음에 안 들면 팔고 넘어가시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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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음이 완전히 개선되었다는 분들은 다음 3가지에 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1. 저음을 잘 듣지(구분하지) 못한다.
일반인들은 100Hz 이하 주파수에서 몇 dB 감소되었다고 해도 차이조차 느끼지 못합니다. 설사 이 음역대가 재생된다 하더라도 귀로 듣는 것보다 몸으로 느끼는 감각이 더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에(영화관에서 나오는 폭발음을 영화관 스피커로 듣냐 이어폰으로 듣냐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 청각만으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자신은 아니라고 믿고 싶으시겠지만, 제 3자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된 ABX 테스트해보시면 그 구분이 얼마나 어려운지 금방 아실겁니다.

2. 리시버(재생기기)의 저음재생 능력이 떨어진다.
'플랫'하게 재생하는 리시버는 손에 꼽으며 이미 오래 사용함으로서 익숙해진 경우 더더욱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또한 위와 같은 이유로 기기가 플랫하더라도 사람은 귀만으로 저음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구분이 힘듭니다.

3. 저음이 나오는 음악이 잘 없다.
실제로 50Hz까지는 흔하게 찾을 수 있지만 그 이하의 음역대는 널리 사용되는 음역이 아닙니다. 직접 FFT하여 스팩트럼이나 스팩토그램 분석하시면 아시겠지만 의외로 우리가 듣는 음역대는 자신이 생각하는 주파수보다 높은 주파수를 가집니다. 또한 현대 음악 프로듀싱에서는 배음역 추가를 통해 높은 저음을 강제로 만들어 저음재생을 잘 못하는 기기라도 낮은 저음이 있는것처럼 조작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아마 개선품이랑 일반 음악이랑 비청(비교청취)하면 일반인은 구분 못하고 음역대 구분을 훈련한 사람들만 구분할겁니다. 그 만큼 사람의 감각은 얄팍하고 부정확한 것이니까요. 


  1. (그래봤자 안드로이드 15단계 볼륨으로는 매칭자체가 잘 안되죠...) [본문으로]
  2. (하단 추가 내용 참고) [본문으로]
  3. (하단 추가 내용 참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