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いろ旅館組合

누구나 어릴 적 아픈 기억은 하나씩 있습니다. 그 중 나의 부모님에 대한 분노를 단 한번도 가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원하는 장난감을 손에 넣지 못하거나, 남들이 다 하는 게임을 즐기지 못하거나. 철도 없는 어린 시절에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떼"를 쓰죠.

하지만 돌아오는 어른들의 시각에서의 현실입니다.
비록 부모님이 아무리 자신보다 어리석다고 하지만 그분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있고, 경험에 의해 묻어나오는 뜻 깊은 한마디를 우리들에게 가르쳐줍니다. 어린 시절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만, 나중에서야 그 말이 얼마나 어리석은 나 자신을 가르키는 말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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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은 나도 모르게 의욕을 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모하고 득이 없는 짓임을 이성은 알고 있지만 감성의 힘에 눌려 발휘되진 못합니다. 멋도 모르고 나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다보면 "남들은 왜 이렇게 쉬운 일을 어렵게 하고있지?" 라고 생각하며 속 한켠에서는 남들을 비웃으면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일을 해나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는 경험하지 못하면 모르는게 사실.
당연히 된다고 여기던 것들이 사실은 타부(taboo)이거나 일을 근본부터 잘못하게 되고, 사실은 아에 되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간 경우도 심심찮게 일어나곤 합니다. 그러곤 다짐하죠.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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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기를 거치고 나면 깨달음이 있습니다.
나는 주제넘게 나서면 안되겠다. 또는
아니다. 그래도 난 내 주장을 굽히지 말아야겠다.

이로하의 경우는 후자에 속합니다. 비록 주위에서 쓴 소리를 하더라도 나의 주장만을 옳다고 믿고 나가는 바보 스타일. 하지만 이 바보스타일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왕따같이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주변인들과 세상을 바꿔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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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는 그것을 두려워하고 어느 이는 그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난 절대로 저런 스타일이 되지는 않을테야" 라고 다짐하며 자신을 굳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이 엮이면 결국은 변하는 것이 생물이고, 동물이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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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는 바뀌어가고 나도 바뀌어갑니다. 고무줄과 같은 것이 인간관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타인과의 관계가 남에서 지인으로, 지인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절친으로 바뀌어가는 과정. 혹은 그 역은 누구가 원해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불과 2화만에 오하나와 주변 인물들간의 관계는 크게 변화해 왔습니다. 그리고 제작사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물들간의 관계를 샅샅히 그려나가고 있죠. 표정 하나하나의 변화나 차이부터 오리지널 작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니 오리지널 작품이기에 인물간의 관계가 두드러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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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진지한 면 외에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장면들도 많습니다. 위와 같이 불특정 다수를 위한 팬서비스는 빠뜨리지 않고 내보내주네요ㅎㅎ. 위의 유치원모를 쓰고 있는 장면과 더불어 가장 인상깊은(?) 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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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샷은 왠지 Angel Beats!의 천사가 놀던 정원과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네. 아무래도 엔젤 비츠를 제작한 제작사라서 그런지 배경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잘 묻어납니다. 그것 외에도 두번째 장면의 전철에 반사된 역 표지판의 광원처리. 그리고 마지막의 야경까지. 내용과 미적 부분에서 정말로 만족스러운 화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습니다. 원작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죠. 이때까지 보여준 이미지로는 최상의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지만 평가란 것은 한순간에 무너지는 법입니다. 부디 마지막화까지 원활히 이어가나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