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오는 관광객들이, 특히 가족 단위의 관광객은 반드시 향한다는 메이지 진구다. 하지만 사실상 일왕 참배를 하는 곳이라서 비록 관광지화가 많이 되었지만 신사라는 존재는 여전한 곳이다. JR 하라주쿠 역에서 내리면 바로 뒤쪽에, 즉 많이 이용하는 야먀노테센을 타고 하라주쿠역에 내리면 뒤에 보이는 울창한 숲이 바로 메이지진구다.

메이지진구 앞에 있는 다리를 진구바시라고 한다. 주말에는 코스프레나 거리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입구. 앞의 신사를 알리는 나무 조형물을 토리(鳥居)라고 하는데, 불교와 같이 잡귀를 물리치고 신성한 영역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신사 입구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메이지진구의 토리는 상당히 큰 편이다. 그래서 사진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곤 한다.

메이지진구의 길은 거의 모든 곳에 자갈이 깔려 있다. 일본 정원의 특징상 흙이 보이지 않게 온통 돌이나 자갈을 까는 것이 일본의 풍습이라면 풍습. 이 길에 종종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도 보았는데 포장된 길이 아니니 역의 자물쇠사물함에 짐을 넣고 이동하기를 바란다. 조금 걸어야 한다.

앞서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하라주쿠를 걷고 왔는데 그 뒤편엔 이렇게 울창하고 넓은 신사가 존재한다는 것. 정말로 언벨런스한 동네, 일본이다.

메이지진구에서 유명한 술통. 메이지진구 건립 90주년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한쪽에는 청주, 다른 한쪽에는 와인이 있다. 들리는 말로는 주류회사가 번창을 위해 기부한 것이라 하는데 확실한 것은 와인 쪽에는 외국인 이름이 하나씩 붙어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토리. 이와 같이 신사의 경우 토리가 1개 이상 있는 경우도 많다. 여기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지 두 개 다 크기가 무지 크다.

갑자기 길게 늘어선 줄. 무슨 줄인지 알아보려고 하니 앞에 메이지진구교엔이라는 팻말과 함께 입장권을 나누어 주었다. 하지만 입장권을 받으면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입장시간은 11시라고 적혀있지만 입장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언제 들어갈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달려가서 입장권을 받았을 때는 오후 2시 입장이라는 처참한 시간이 적혀있었다. 옆에 줄 서있는 사람들은 11시 입장 표를 받고도 더 빨리 보기 위해서 서있는 것이다. 입장권을 받으려면 절대 이 줄에 동참하지 말고 앞에 있는 관리인에게 가서 미리 입장권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여기가 뭐가 그렇게 유명하길래 인기가 있는 것일까? 이 안에는 키요마사노이도(清正戸, 清正)라는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은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한 파워스폿으로 사실상 메이지진구교엔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키요마사노이도를 보러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난 오후 2시 입장이라는 것에 좌절해 그저 포기해 버렸다.

또 하나의 토리. 여기를 지나가기 전에 지나가야 할 곳이 있다.

앞의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물을 마시지 않으시겠죠? 여기는 손을 씻고 가는 곳이다. 다행히도 한국어와 함께 다른 외국어도 적혀 있어서 물을 마시는 사람은 없었다.

들어가면 어느 신사와 마찬가지로 오미쿠지와 오마모리 등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이 곳 말고도 여려 군데가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본당으로 가면 매우 큰 나무가 두 그루 서있는 곳으로 올 수 있다. 무지 많은 사람이 있다. 앞의 건물에서는 제사를 지내고 있던데 일본인이 아니니 어디서부터가 시작인지 몰라서 그냥 멀뚱히 보기만 했다.

나무 밑에는 위와 같이 에마(絵馬)라고 하는 소원판을 걸어두는 곳이 있다. 말 그대로 소원을 적어서 거는 것으로 하루에 많은 사람들이 이 판을 작성하고 간다. 이 판 하나는 500엔으로 정면에서 오른쪽 출구로 나가면 보이는 상점(?)에서 살 수 있다.

유명한 관광지답게 많은 나라말이 보인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외국어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한국어이다. 정말 한국어 많다. 특히 수능 대박을 바라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프라이버시상 직접 올리지는 않겠지만 한 면을 사진으로 찍으면 그 중 한국어가 1/4 이상이다. 내가 볼 때는 그런 것은 없었지만 일본을 욕하는 판을 걸어두어서 예전에 이슈화 된 적이 있었다. 일본어를 모른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욕은 적지 말자. 나름 종교의식이 가득한 장소이니 말이다.

참고로 난 판을 하나 사서 일본어로 작성했다. 다만 필체가 워낙 악필이라 일본어로 보일지 말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운이 좋게도 이곳에서 거행하는 결혼식을 볼 수 있었다. 인파가 너무 몰려 식을 올리는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기념촬영 하는 모습은 담을 수 있었다. 오늘만 해도 2커플을 보았는데 이곳에서 거행하는 전통 결혼식이 드물지 않나 보다.

나올 때 기념품샵이 있었는데, 다른 곳에 비해 다양하진 않았다.

메이지진구를 나와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