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하바라 쇼핑을 간단히(?) 마치고 저녁을 먹으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후지소바 가게를 3개나 발견했습니다. 당장 호텔 앞 건널목에 바로 위치하고 있었으니 지나갈 때마다 볼 수 있었죠. 그런데 어쩌다보니 호텔 앞에 있는 아키하바라역점이 아닌 조금 위에 위치한 쇼와도리점을 갔습니다. 아래 사진은 아키하바라역점입니다.

 

[이미지 출처]

사진 중앙에 흰색 간판에 검은색 글씨로 적혀있는 작은 가게가 후지소바 간판입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후지소바는 체인점 형태로 주로 도쿄 23구, 치바, 사이타마, 카나가와 주변의 관동지방에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쿄도에만 100개 가까운 체인점이 있기 때문에 요시노야나 스키야 같은 규동 체인점처럼 자주 볼 수 있는 밥집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름에서 보이는 것처럼 소바를 주로 팝니다. 하지만 스키야가 규동만 파는 게 아닌 여러 가지 밥 메뉴를 파는 것처럼 소바, 우동, 카레 같은 메뉴를 팔고 있습니다. 


간혹 후지소바를 무슨 지역 맛집으로 소개하는 글이 있는데 그건 김밥천국이나 밥버거체인점을 맛집으로 평하는 것과 똑같은 평가입니다. 걸러 들으세요. 요시노야나 스키야도 마찬가지구요. 이 곳의 특징은 저렴함+빨리나옴+무난한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절대 맛이 뛰어나거나 하진 않습니다.물론 우리나라의 왠만한 일식집 흉내내는 곳보다는 맛있다는 게 함정


배가 고파서 가게 입구랑 자판기 사진은 안 찍었는데 주문은 가게 앞 자판기로 합니다. 많은 일본가게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죠. 메뉴 중에 소바양 2배+튀김 메뉴가 이 가게한정[각주:1] 500엔이길레 이게 왠 떡이냐 싶어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본격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싼 일본.



가게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대부분 카운터석이거나 구석에 2인석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체인점이라서 그런지 주방에만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 한 분만 계셨습니다.

입구쪽에 자판기가 있고 식탁위에는 젓가락과 소스/후리카케. 두번째 사진 왼쪽의 파란색 기계는 정수기입니다. 정수기 오른쪽에는 퇴식구가 있네요.


티켓을 끊어서 제출하니 냉소바냐 온소바냐 물어보시길레(자판기에 선택메뉴가 없더군요) 냉소바라고 하고, 튀김에 소스 뿌려줄까 해서 네 라고 하니 이렇게 나왔습니다.



500엔 가격치고 꽤 괜찮지 않나요? 일단 소바가 우리나라 소바집에서 시키는 양, 그리고 현지에서 시키는 기본 사이즈의 2배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양이 안 되어 보였는데 먹다보니 꽤 많더군요.

그리고 튀김. 미리 튀기고 쌓아둔 형태로 내놓지만 원래 소스를 묻혀 푸석푸석하게 먹는 거니까 특별하게 기름 쩐내가 난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맛은 그냥 평범한 소바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면이 우리나라에서 흔히 파는 소바면과는 질감이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메밀 100%는 아닐꺼고 뭐 대충 우리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7:3 정도를 쓰겠죠. 그 정도 차이고 소바 맛 자체는 상상하시는 그 맛일 겁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진짜 일식집이라는데서 내놓는 면이 밀면이랑 질감차이가 없는 곳이 있거나 소스로 쯔유가 아닌 그냥 간장에 가까운 걸 주는 곳도 있어서...


이렇게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씻고 다시 아키하바라로 나가볼까 했지만 이미 가게가 문을 닫기 시작하는 6시 반입니다. 첫 날의 끝을 이렇게 마무리하긴 그래서 야경을 보기로 했죠. 그리고 결정된 곳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1. (보통 튀김을 제외하고 소바양 2배(토쿠모리) 메뉴가 500엔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