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로트럭에 최소 500시간 이상 쏟아부은 폐인입니다. 요즘 꾸준히 하는 게임이라곤 유로트럭과 데레스테밖에 없는데 스팀에서 후속작인 미제트럭 소식이 계속 들려오더군요. 유로트럭 덕후인 제가 이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죠. 스팀 릴리즈 후 바로 구매하려...고 했으나 결제 오류때문에 오후부터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돈 준다는데도 거부하는 스팀
American Truck Simulator는 무엇인가?
유로트럭은 많은 BJ나 유투버, 또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등장했던 게임으로 그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해당 제작사가 유로트럭2 성공을 바탕으로 18 wheels 이후로 명맥이 끊겼던 미국 트럭을 주제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게 아메리칸 트럭 시뮬레이터입니다.
실제 게임에서 무전은 나오지 않습니다무전에낚인1인
유로트럭과 뭐가 다른가?
첫 항목부터 이 게임을 까고 싶진 않았지만 많은 유저들이 발매 후 여러 평가를 남겼는데 부정적인 평가 중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로 '유로트럭과 뭐가 다른가'를 꼽았습니다. 제가 플레이해 본 결과 다른 건 딱 3 가지 입니다.
1. 배경이 미국이다
2. 미국 트럭이다
3. 주차 시스템이 좀 바뀌었다.
그 외의 시스템, 게임 엔진, 효과음, 조작방법, 진행방식 모두 유로트럭과 동일합니다.
아마 전작인 유로트럭 2를 해보셨다면 뒤의 트럭이 다른 거 빼고는 뭐가 다른지 찾기 힘드실겁니다. 왜냐면 전부 동일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차이가 너무 적다보니 이건 별도의 게임이라고 할 수 없고 유로트럭2 US퍼시픽 DLC가 아니냐라고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시긴 이릅니다. 위의 차이점 3개가 워낙 특색이 강하기 때문에 같은 트럭을 모는 게임이라도 꽤나 신선하게 다가오는 기능들이 몇 개 있습니다. 포르자랑 그란이 소프트 시뮬을 추구하면서 게임은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래쪽에서 확인해 보시죠.
크고 아름다운 미국대륙
유럽은 우리나라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땅이 남아도는 나라는 아니기에 구불구불한 도로가 많고 특히 영국은 좌측통행에다가 교차로까지 좁아서 초보자들에게는 욕만 나오는 땅이었죠. 하지만 땅이 남아도는 미국은 다릅니다. 뭐든지 큼직큼직해서 초보자도 쉽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달리는 도로가 다르면 느낌도 다릅니다. 유럽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고 덕분에 트럭 끌고다니며 관광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광활한 사막부터 굽이굽이 올라가는 산맥지형도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스크린샷을 많이 찍었는데 지면관계상 접힘글 처리를 해두겠습니다. 궁금하시면 눌러서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한 가지 흠이라면 현재 공개된 지역이 심히 좁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만 공개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유로트럭 초기 때 맵보다 좁죠. 유로트럭도 DLC 추가를 통해 지도를 넓혀나갔던 것처럼 제작사에서는 구매자에 한해 다음 업데이트 예정인 애리조나 주에 대해서는 무료로 DLC제공을 해준다고 합니다. 문제는 50개, 최소 본토의 48개 주를 모두 즐기려면 그게 언제가 되야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아마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미국트럭
우리나라는 유럽형태의 트럭을 선호하기 때문에 국산 트럭(현대 트라고, 대우 프리마)과 수입트럭 모두 유럽 스타일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유럽스타일이라 하면 전면이 평평하고 엔진이 시트(캐빈) 밑에 장착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런 형태 말이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앞부분이 평평한 캡 오버(Cab over) 방식이 아닌 앞이 툭 튀어나온 보닛(Bonnet) 방식의 빅리그 1를 선호합니다. 땅이 크니 트럭도 크죠. 그렇다보니 유럽트럭 자체 모델은 힘을 못 쓰고 2 미국 자체 브랜드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게임에도 등장하듯 Peterbilt와 Kenworth,Freightliner 등이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 피터빌트와 캔워스는 공개되어있고 볼보나 프레이트라이너는 브랜드 라이센스 채결이 끝나면 전작처럼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초반에 살 수 있는 피터빌트 579. 초반모델이라 엄청 길지도 않고 뒤에 침대칸도 없는 초라한 트림
이 미국트럭의 특징은 트럭이 매우 길다는 것인데 꽤 오랫동안 주행해본 결과 유럽트럭과 꽤 차이가 많이 납니다. 문제는 그게 안 좋은 의미로 차이가 납니다. 괜히 우리나라에서 유럽방식 트럭을 모는게 아니더군요...
전작을 생각하고 겁 없이 후진주차에 도전했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휠베이스가 길어져서 회전반경이 커져서 감이 달라졌고 특히 후진주차의 경우 뒤의 트레일러 거동이 전작과 확연히 달라져 주차를 거의 새로 배우다시피 시도했습니다. 지금 타는 기본트럭은 짧은 모델이지만 적응하려고 해도 백미러만 보고 주차하던 유로트럭과는 확연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아마 해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실겁니다.
대신 기본섀시부터 6x4를 장착하고 있는데 휠베이스까지 기니까 안정성은 훨씬 좋습니다. 조금 과하다싶이 방향을 틀어도 잘 따라오더군요.
2. 엔진룸이 길어서 주행이 까다로움
사실 엔진은 장애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유턴을 해야할 때, 방향전환을 해야할 때, 신호에 걸려서 감속할 때. 유럽 트럭을 몰 때는 내 시야 바로 앞까지 당겨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미국 트럭은 엔진룸의 공간까지 생각해줘야 합니다. 유턴해야할 때 유로트럭에 적응해버려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확 돌다 처박고 수리비를 무는 슬픈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승용차를 운전할 때 엔진룸이 앞에 있어서 이걸 계산하고 주행하는 것처럼 적응만 되면 거의 문제가 안 됩니다.
3. 기름통이 작음
중요하니까 빨간색으로 강조했습니다. 제작진이 미국 전역을 상정하고 제작해서 그런지 축척이 전작의 1:15와 또 다릅니다. 시속 100km로 가면 1초에 1km씩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죠. 문제는 기본트럭조차 기름통이 작아서 상당히 자주 주유를 해야되는 것입니다.
유로트럭과의 비교입니다. 왼쪽의 미제트럭은 568리터인 것에 반해 오른쪽 유로트럭에선 1400리터로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엔진이 약한건 다른 브랜드를 기준으로 하면 납득되는 수치이지만 기름통이 워낙 작은데다가 기름도 체감상 2배속으로 닳아버리니 배달 한 번 하고나면 무조건 주유를 해줘야합니다. 정말 번거롭죠.
대신 기름값은 훨씬 쌉니다. 역시 미쿡
다양한 난이도의 주차시스템
유로트럭에서는 항상 정해진 고정장소에서만 배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목적지 브랜드에 따라 주차 난이도가 결정되었죠. 하지만 미제트럭은 다릅니다.
배달지 앞에 도착하니 주차할 공간이 표시가 되어야하는데 표시되는 건 없고 그냥 물건 받을때와 같은 마커만 있더군요. 그래서 그 마커를 눌러보니 이런 창이 나옵니다.
객관적으로 주차 방법과 주차 보너스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위에서부터 어려움/쉬움/자동주차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존 주차보너스가 너무 짠 감이 있었는데 이제 90까지 지급해주니 초반에는 꽤 쏠쏠한 보너스입니다.
대신 어려움 난이도는 정말 어렵습니다. 트럭 적응이 안되는 것고 더불어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코스가 몇 개 있어서 처음 할 땐 몇 번씩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해야 합니다.
마지막 게 가장 쉬웠다는 게 함정
어려운 난이도는 이 정도니 채석장 주차가 오히려 쉽게 느껴지더군요. 채석장은 전작 스칸디나비아 DLC에서 처음 등장한 것과 비슷한 주차난이도입니다. 스칸디나비아 DLC가 등장한 이후 전반적으로 주차 난이도가 올라갔었는데 이젠 그 위를 나는 것들도 많아졌습니다.
또한 전작과는 다르게 트레일러 길이도 다양해졌습니다. 유로트럭에서는 보통 위 사진 중간길이 트레일러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이제는 일반 사각 컨테이너형태도 보시는 것처럼 길이가 다양해졌습니다. 특히 지금 주차시키는 저 트레일러는 정말 길어서 회전할 때 극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하니 일 선택하실 때 꼭 살펴보시고 고르시기 바랍니다.
그 외 추가/변경된 시스템
가장 먼저 칭찬해줄만한 것은 저장속도. 저장이 매우 빨라졌습니다. 빠른 저장 시 유로트럭은 직원 혼자라도 살짝 끊겼는데 미제트럭은 전혀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저장되네요. 물론 아직 직원수가 적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또한 메인테마 역시 미쿡 스타일이 넘치는 것으로 리메이크되었는데 여전히 듣기 좋습니다. 그것보다 배달 독촉 테마가 전작에서는 짜증을 심하게 유발하는 귀에 거슬리는 음악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상당히 경쾌한 멜로디가 흘러나와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제는 음악이 순화(?)되니 별로 빠르게 배송할 기분이 안 생긴다는 것이지만요.
맵 밝히기가 조금 쉬워졌습니다. 주유소나 휴게소가 도로에 인접해있으면 굳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노란색으로 밝혀집니다. 전작 패스파인더 도전과제 작업해보신 분들이라면 편의성에 상당히 공감하실겁니다.
문제는 짜증나는 인력고용소는 여전히 들어가야합니다. 대부분의 배달시설과 정비소 또한 마찬가지로 들어가줘야 노란색으로 밝혀집니다.
출시 전에도 잠깐 공개되었던 과적검문소가 등장했습니다. 고속도로 중간에 알림이 나옵니다. 그럼 들어가서 마커로 가 무게측정 해주면 됩니다. 여기에서 시스템상 불법운송은 없으니 그냥 연비만 깎아먹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그냥 무시해봤더니
벌금이 꽤 셉니다. 주의하세요
그리고 경찰단속이랄까, 벌금이 상당히 강력해졌는데 속도위반 $1000, 신호위반 $1400, 차량충돌 $1800으로 잘못하다간 바로 적자주행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도단속 또한 감시카메라보다는 경찰차를 갓길에 새워두고 단속하는 이른바 이동식단속이 많아져서 정말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다른 차들이 브레이크 잡는다 싶으면 나도 바로 속도 맞춰줘야 벌금을 안 물수 있습니다.
속도제한의 경우 주마다 다른데, 어떤 주는 80마일까지 밟을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익숙한 시속으로 표기하면 도로마다 89~129km/h 정도로 고속도로 속도가 지정되어있으니 네비 숫자를 잘 주시하시기 바랍니다.
이쯤되면 슬슬 과속방지 mod가 뜰 때가 됐는데...사실경찰을끄는게가장좋은방법입니다
전작 모드 (거의)그대로 지원
게임 엔진이 전작과 동일하고 모드 시스템또한 전작과 동일하게 남아있어서 유로트럭에서 만든 모드를 조금만 변경하면 미제트럭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품류는 트럭 모델명만 변경하면 바로 적용될 정도죠. 그러다보니 하루만에 ATS로 컨버팅된 모드로 이런 장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저들이 만들었던 볼보 빅리그과 그리고 유로트럭ㅋ. 아직 돈이 없어서 테스트는 못해봤지만 잘 굴러가는 것 같더군요. 이것 외에도 postfx, 트레일러팩, 페인트잡 등 다양한 모드가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으니 커스터마이징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게임역시 좋은 장난감이 될 것입니다.
버그, 아쉬운 점
개인적으로 느낀 점 중 가장 치명적인 버그는 엔진음입니다. 트럭의 연비주행을 위해서는 1500rpm 부근에서 쉬프트를 하는 게 보통인데 이 엔진음이 1500rpm에서 부드럽게 이어지지가 않습니다.
기존 유로트럭과 마찬가지로 low/mid/high 엔진음을 녹음해서 이를 배수화하는 것으로 엔진음을 구현해놓은 것 같은데 지금 몰고있는 Peterbilt 579의 엔진음은 low/mid 경계가 너무 확실히 드러나서 매우 어색합니다. high음은 거의 들리지도 않습니다.
추가적인 모드로 이를 변경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본상태가 이러니 유로트럭 초기때 엔진음처럼 너무 어색합니다. 이건 빠르게 수정해줬으면 좋겠네요.
옆에 파도가 보이길레 우와 했더니 저거 고정되어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친구가 파도가 이상하다고 해서 멈춰서 구경했더니 파도가 그냥 배경으로 고정되어 있더군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사실 이 게임은 물 시스템이 제대로 구현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해야죠...
날씨가 엄청 변덕스러운데 그냥 갑자기 비가오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맑은 하늘에서 저장해두고 다시 들어가면 갑자기 폭우가 내리고있다는 등의 문제입니다. 날씨는 저장을 안하는걸까요?
간혹 그래픽이 깨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건 모드팩과의 충돌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분탓인지 정말 그런건지 유로트럭에 비해 전반적으로 프레임이 잘 안 뽑히는 느낌은 있습니다.
엔진이 같아서 그렇겠지만 AMD 그래픽드라이버 깔면 깔리는 AMD Gaming Evolved를 켜두고 그래픽 옵션변경을 하면 유로트럭과 마찬가지로 튕깁니다. 그래픽 옵션 변경시엔 이걸 끄고 하셔야합니다.
결론
솔직히 아직까진 아쉽습니다. 맵이 작은 게 가장 큰 문제고 엔진음 문제가 2번째, 기름통 문제가 3번째로 쉽게 만족하기 힘든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존 유로트럭 배경도 슬슬 질리던 차에 이렇게 신선한 리프레시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전작 유로트럭을 재밌게 하셨다면 이 게임또한 재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아직 사지마세요.
한 줄 요약 : 재밌긴 하지만 전작엔 못 미침.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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