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아 주말을 이용해 할머니댁을 방문했습니다. 여기는 집이라기보다는 그저 숲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식물들이 아주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본래의 제목은 [옵티머스 LTE(SU640) 본격(?) 카메라 테스트] 라고 지정하려고 했으나, 카메라 테스트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것이 카메라 색감이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일단 두 사진을 보시죠




일단은 두개의 무보정 사진들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다시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단지 시점을 조금 더 위로 맞췄을 뿐인데 색감이 확 변합니다......


또 다른 사진을 봅시다.



역시 동일한 사진이며 위는 무보정 아래는 보정사진입니다. 차이가 확연하죠... 실제로 제 눈에 보이는 풍경은 아래쪽과 흡사합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화이트벨런스를 이상하게 맞춰버려서 풀들이 전부 생기가 없이 파랗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옵티머스 LTE.. 일명 옵티이의 색감은 녹색에 너무 인색합니다. 빨강과 파랑이 너무 강조되어 뭐든지 색이 이상하게 변해버리죠.. 예전 피처폰을 쓸 때도 이런 현상이 있었는데 아직도 이런 결과물이 나온다는 건 그냥 카메라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게 아닐까 의심됩니다. 덕분에 포토샵으로 보정떡칠(?)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정이라고 해봤자 그저 색 벨런스만 조절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보시는 사진들의 대부분은 보정사진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눈에 보이는 색을 그대로 재현했을 뿐입니다.




대문 앞에 "버려진" 조팝나무입니다. 매년 이때 쯤 피는데 사실 누구 좋으라고 심어놓은 것은 아니고 그냥 뽑기 귀찮아서-_- 그대로 두고있는데 아직 죽을 기미는 커녕 잘 살고있네요..


재밌는 것은 둘 중 하나는 보정을 심하게 한 사진입니다. 하나는 원본이구요. 이번 보정의 목적은 그저 원색충실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냥 내버려둬서 그런지 자연상태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대부분의 줄기 상단부가 유난히 지저분하길레 한번 찍어봤습니다. 이게 뭔지는 100% 크롭으로 확인해봅시다.






네... 진딧물입니다. 왜 안잡느냐고 물어보니 할아버지께서 "얘들도 먹고 살아야지"라고 쿨하게 대답해 주십니다.




세로로 한컷




덕분에 벌들은 신났습니다. 웃긴 건 벌들이 내 휴대폰을 더 무서워해요... 조금만 가까히 가도 무서워서 도망가버리니...




벌? 아니죠! 

파리? 맞습니다!


등짝이 좀 알록달록해서 가까히 가보니 파리 한마리가 꿀벌에 빙의라도 한 듯 조팝을 막 물어뜯고(?) 있었습니다. 그대는 정녕 꿀벌이 되고싶었던 것인가....




찾기 힘들었지만 드디어 진딧물 킬러인 무당벌레의 등장입니다. 그런데 혼자서 저 많은 녀석을 다 처리하기에는 좀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이름을 까먹었는데 여튼 독초랍니다. 몇년간 줄기만 빼꼼 나와있었는데(사진에서 매끈한 아랫부분) 갑자기 막 솟아올랐답니다... 뭐, 독초 치곤 너무 수수하네요




유난히 벌이 많이 보이던 날이었습니다. 꽃도 안 폈지만 열심히 빨아대는 걸 보니 뭔가 나오긴 하나봅니다. 




얘는 좀 더... 아니 좀 많이 크네요... 제 엄지만한 녀석이었습니다.




간혹 이 녀석을 민들레 변종이라고 착각하시는 분들[각주:1]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바람이 불면 씨가 막 날라가거든요. 하지만 얘도 엄연한 이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명하죠.


네.. 할미꽃입니다.




꽃이 저물면 저렇게 예쁘게 변합니다. 솔직히 할미꽃 이름대로 못생겼지만 씨를 맺은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누가 늙은 할미에서 저렇게 예쁜 애기들이 나올까 생각하겠습니까.. 마치 은교처럼.......응?



제가 이번에 준비한 사진은 여기까지입니다. 아카시아가 만발했지만 조금 멀었고 벚꽃도 있는데 벌써 다 저버렸으니까요.. 조금 애매한 시기에 가서 예쁜 꽃은 많이 못 찍었습니다. 나중에 또 가면 사진찍기에 열중하겠죠ㅎㅎ


카메라는 무지 실망했습니다. 찍을 때는 햇빛이 너무 밝아서 결과물 확인을 못했는데 찍고나니 이지경이라니.... 조만간 폰을 또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1. 지름이 8~10cm 정도로 민들레보다는 좀 많이 큽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