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글에 이어서 계속해서 기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전 편에 비해서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5. 면은 꼬들꼬들하게
⊙ WHY? 
팔도면의 틈새라면 봉지 뒤에 적힌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에는 '라면을 너무 젓가락으로 휘젓지 마라' 라고 적혀 있습니다. 면을 자꾸 건드리면 라면 특유의 컬(curl)이 풀어져서 꼬들꼬들함이 사라진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 말에 매우 공감했습니다. 라면이 잘 익고 안 익고의 문제를 떠나서 라면 특유의 꼬들함이 사라지면 그저 라면 스프에 국수면일 뿐입니다. 각각의 면은 고유의 맛과 질감이 있습니다. 스파게티 면은 특유의 찰랑함이, 칼국수는 조금 통통하면서도 부드러운 면이 특징인 것이죠. 라면은 얇으면서도 스프링처럼 찰랑거리고 씹었을 때 퍼지지도, 덜 익지도 않은 그 미묘한 감각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WHEN?
저는 봉지 뒤에 적힌 시간을 잘 믿지 않습니다. 4분 30초를 끓이라고 하면 저는 1분 줄여서 3분 30초를 끓입니다. 물론 정확하게 시간측정을 하지않지만 라면을 대충 끓인 다음에 물이 줄어 졸일 정도가 되면 불을 끄고 시식합니다. 딱 물이 줄기 시작하는 시점이 가장 맛있더군요.

 
⊙ HOW? 
위에서 언급한대로 물이 졸기 시작할 때 불을 끄고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취향차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그 포인트가 딱 덜 익지도, 불지도 않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6. 냄비 선택도 나름 중요합니다!
⊙ WHY?
 
전문 라면집에 가면 얇은 양은냄비에 끓여주는 라면이 많습니다. 왠지 몰라도 못 생기고 찌그러지고 낡은 냄비에 나오는 그 라면이 맛있죠. 
보통 라면은 얇은 냄비에 끓이는 것이 맛있습니다. 양은냄비는 몸에 좋지 않다는 소문도 있어서 추천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냄비를 새로 사셔야 한다면 얇고 작은 냄비를 추천합니다. 빨리 끓이는 데 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무겁고 큰 냄비보다는 얇고 작은 냄비가 라면 물 맞추기도 좋고 잘 끓고 면도 알맞게 잘 익습니다.
물론 다른 불이나 물의 양보다는 영향을 덜 줍니다만, 완벽을 원하는 당신이라면 꼭 한번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 WHEN?
흔히 집에서 라면을 먹을 때는 늘 라면전용 냄비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 냄비에 국이라던지 다른 것이 담겨있을 때 냄비를 바꾸곤 하는데, 항상 저는 물 조절에 실패해서 최상의 맛이 나오지가 않더군요. 그리고 먹다보면 뭔가 맛이 미묘하게 다른 것을 느낄수가 있더군요.

⊙ HOW? 
아마 대부분이 그러하겠지만 라면 전용냄비를 하나 둡시다. 그리고 내 성향에 마음에 들 때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죠. 변수는 줄 수록 좋은 법이니까요ㅎㅎ


7. 라면 끓일 때는 다른 것은 넣지 않습니다.


아마 많은 전국의 라면 시식가들을 으로 돌리는 발언이 아닐까 합니다만, 저는 그래도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라면의 참맛을 느끼려면 계란, 파, 오이 등등 건더기 스프를 제외한 그 어떠한 것도 넣지 않습니다. 심지어 먹으면서 김치도 먹지를 않죠.
라면은 그 자체로도 완벽한 맛을 잡은 식품이라고 말을 합니다. 많은 연구원들이 미묘한 스프배합을 고려해 나온 제품이라고 하죠. 시중에는 많은 제품이 있고 선택권도 넓습니다. 제 취향에 맞는 라면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요.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제 취향에 맞지 않는 라면은 그저 짭기만 하고 맛이 텅텅 빈 듯이 느껴지곤 합니다. 그 때는 계란을 풀거나 김치를 곁들여서 먹긴 합니다만, 흔한 일은 아니죠. 각 라면의 참맛을 느끼려면 그대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8. 냄비 뚜껑을 잘 닫아둡시다.

이건 에너지 절약차원도 있고 시간문제도 있습니다. 냄비가 너무 작아서 끓어서 넘치는 경우 말고는 뚜껑을 덮어두어야 물도 빨리 끓고 면도 빨리 익습니다. 요리에서도 데치거나 냄새를 빼야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 뚜껑을 덮고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설마 라면 향기가 싫어서 냄비 뚜껑을 열고 끓이시는 분은 없으시겠죠?





































9. 그래봤자 라면은 마이페이스

하지만 라면은 자신만의 방법을 고수하려고 하는 분들이 정말로 많습니다. 친한 친구사이도 라면 끓이는 방법을 두고 티격태격 거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맨 처음 제가 언급했듯이 라면은 국민 각각이 자기만의 조리방법을 가지고 끓이는 요리입니다. 서로의 요리법으로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저 '이런 조리법이 있다'라는 것을 알리려고 할 뿐이지 절대로 '이게 진리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 보고 피식 하고 치우시겠죠. 하지만 다른 라면을 맛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한번 참고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