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청수사에서 후시미이나리까지 바로 가는 방법은 없습니다. 버스 2개를 갈아타야하죠. 케이한 전철을 타도 되긴하지만 이왕 버스패스 본전 뽑을 거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두 번째 버스의 배차간격이 30분... 편의점에서 간식 사먹고 주변 구경 좀 하다가 이나리 진쟈로 향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구글이 시키는대로 돈 좀 더 주고 케이한 탈 걸 그랬네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구글맵을 믿으세요.


후시미이나리 신사는 2가지로 유명합니다. 하나는 대부분의 방문목적인 센본도리, 일본신사에 가면 보이는 그 도리이(토리이)가 엄청나게 많이 놓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나리 콩콩 코이이로하(사랑의 첫걸음)'입니다. 작품의 배경지이기 때문에 예전에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우카님 패널이 앞에 세워지기도 했죠.[다른분방문기] 전 순전히 후자때문에 왔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얼마 가지않아 처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케이한 전철을 타고 오면 내리는 이나리 역입니다. 역에서부터 여우와 센본도리의 냄새가 물씬 풍기네요.



이나리 진쟈로 가는 길입니다. 청수사에 비하면 상점가는 짧은 편이지만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한 가지 신기했던 점은 청수사는 아시아쪽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이 보였는데 여기는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온 듯한, 즉 인종이 다른 관광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쪽으로 들어갔는데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더군요. 야타이(일본식 포장마차)에서 보이는 흔한 메뉴들인 타이야키, 야키소바, 타코야키, 텐푸라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건 둘째치고 정말 지저분했습니다. 기름도 새까맣게 엄청 더러웠고 가격은 싸지 않았죠. 덕분에 한 번 먹어볼까 한 생각이 쏙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이 더욱 많더군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더욱 당황한 부분이었습니다.



이곳의 트레이드마크(?)인 여우입니다. 아쉽게도 우카님의 패널은 볼 수 없었습니다. 하긴 애니 끝난 지 꽤 오래됬으니까요...



참배를 드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때의 신사 강제참배로 어른분들은 관광객이 일본 신사에 가서 참배하는 것에 기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모시는 신에 따라서는 참배를 드려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법적으로는요.




여기에선 소원을 적는 에마도 도리이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에마에 적는 문구, 가내안전이나 장사번창, 신체건전 같은 문구가 영어로 번역되어있는데 저걸 적는 외국인이 있을까요? 여튼 영어권 외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신경을 많이 쓴 모습입니다.




미코, 일본의 무녀입니다. 바쁘시더군요.




두번째 사진은 다른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찍길레 따라서 찍어봤습니다. 뭔가 특이한 건 없었던것 같은데 말이죠.




센본도리를 보려면 진자 안으로 꽤 들어와야하더군요. 여튼 가봅시다.


센본도리(千本鳥居)은 한자 그대로 1천개의 토리이입니다. 그냥 토리이가 엄청 많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냐구요? 일단 보시면 됩니다.



토리이의 갯수가 심상치 않죠. 계속 가봅시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토리이가 늘어져있습니다. 천 개가 맞나 세어보려고 하시려다 금방 지치실겁니다. 한 200개 세다가 포기했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가만히 서있기는 힘들고 좀 밀려다니는듯한 느낌은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길 가장 먼저 올걸 그랬네요.


참고로 토리이에 적힌 한자는 봉납 (捧納)입니다. 궁금해서 한자 잘 아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가르켜 주더군요. 봉 자가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중간쉼터(?)에는 또 여우가 있었습니다. 여우 목마다 걸린 빨간 천도 어떤 의미가 있겠지만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양갈랫길이 됩니다. 그리고 훨씬 빽빽하게 토리이가 늘어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토리이에 '봉납'이라는 한자가 적혀있는 이유는 그걸 누군가 돈을 내서 세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토리이를 지나가시지 마시고 뒤를 돌아보면 이런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는 세운 사람의 이름이나 단체명이, 오른쪽에는 언제 세웠는지 날짜가 적혀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내면 당연히 토리이의 크기도 커집니다. 일본은 덴노의 연호를 쓰기 때문에 바로바로 계산이 되진 않네요. 



한참 올라간 뒤에 발견한 지도입니다. 보시다시피 산 전체에 토리이가 세워져 있습니다. 옆에서 하는 말씀을 들어보니 전체를 돌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입구에서 고작 여기까지 20분 정도 걸렸으니 여유롭게 둘러보면 2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상까지는 못 가더라도 세번째 갈림길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여우 모양의 에마가 걸려있는데 디자인이 디자인이다보니 그림을 많이 그려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 애니 방영기때만 해도 애니 그림이 참 많이 보였는데 이번에는 이거다!하는 건 없었네요.



처음에는 우와! 하다가 점점가면 그냥 그러려니 해집니다. 마지막 사진은 압도적으로 큰 토리이를 찍은 사진입니다. 카기모토 그룹이라네요.



여기도 피기 직전의 벚꽃이...


이것을 끝으로 이나리 진자에서 점심해결과 다음 스케줄을 위해 교토역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