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다수의 대기업 취업(원서, 인적성, 면접) 후기]이후로 글 작성이 뜸해지긴 했습니다. 그 사이에 도쿄에 갔다왔던 여행기를 짬 나는대로 작성하긴 했는데 막상 입사하고 나니 블로그를 처다볼 시간이 거의 사라지더군요. 아직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지속적인 운영이 힘들 듯 합니다.


정보보안


먼저 입사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제가 어떤 일을 하고 무슨 과정을 밟고 있는지 회사가 밖으로 밝히고 싶지 않아하는 모양이더군요. 그 놈의 정보보안이 항상 따라다니고 SNS 사용에 대해 수 차례 교육을 받을 정도로 회사가 정보유출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보안게이트가 공항의 보안검색대보다 더욱 엄중하고 많은 감지기로 쌓여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일겁니다.

이 정도는 공개해도 될 듯 하지만 평택에 어떤 라인이 깔리는지, 지금 어떤 나노급의 라인이 양산예정인지 수습인 저조차 알지만 당연히 말해선 안 되는 거겠죠?


그래서 회사내용에 대해서 대부분은 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공개가 가능한 선에서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긴 했지만 여기서 다시 정리를 해보죠.


교육과정의 가혹함


불평불만들이지만 이게 입사교육 후 느낀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몇 개 있습니다.


1. 교육기간 중에 월급이 나온다

2. 일주일 중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교육한다

3. 힘들다


힘듭니다. 누가 대기업 입사교육이 처음에 띵가띵가 놀면서 쉬엄쉬엄하면 된다더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수면부족으로 처음에는 5시간 정도 자다가 1주일 지나니 그 시간이 2~3시간으로 짧아졌습니다. 물론 진행측에선 일찍 자라고 하지만 과제를 그렇게 던져주면 일찍 잘수가 없잖아!


여튼 잠을 못 자는, 아니 과제의 퀄리티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밤을 새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야근을 하지 말아야 할 중요성에 대해서 배우는 듯 하였습니다. 물론 현업에서는 밤을 새는 야근을 잘 안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상황 걸리면 야근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삼성(?)


이건 인재개발원에서 교육 받을 때 일인데 위키의 글을 긁어오겠습니다.


숙소동 인테리어는 상당한편. 2인 1실이 기준이며, 호텔과도 같은 방 내부 구조다. 다만 숙소동 안에서는 지정된 장비를 제외한 모든 네트워크 연결이 안된다. 유선 인터넷은 당연히 고정 IP 일 것이고, 무선 인터넷은 LTE와 같은 망은 되지만 이를 핫스팟이나 테더링해서 얻는 와이파이 같은 경우에는 방마다 있는 장치를 이용해 지정 장치 외에는 무선 신호를 씹어 먹어버린다. 심히 놀라운 부분. 

https://namu.wiki/w/%EC%82%BC%EC%84%B1%EC%A0%84%EC%9E%90#s-11.3

심히 놀라운 부분이긴 하죠. 덕분에 포켓와이파이로 데이터를 충전하는 저는 팀원에게 데이터를 빌리는 등 아주 곤욕을 치뤘습니다. 거기에 이 와이파이 핫스팟을 뿌리는 포켓파이나 에그 등은 사업장 내부에 반입이 안 되는 물건입니다. 이유를 모르겠네요. 도대체 왜 안 되는거지? 회사가 데이터 요금 대신 내주려나?


팀원간의 관계


과제 말고 부딛쳐야 하는 문제는 바로 사람간의 관계입니다.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그룹을 짤 수 있었던 학생때와는 달리 회사는 그루핑을 능력 또는 멋대로 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임의의 인원과 공동의 목표를 실현해나가야하는 것이죠. 교육과정이라 실무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일 처리하는 과정은 똑같습니다. 회의를 통해 방향을 잡고 각자 일을 해나가서 마지막에 맞춰 발표하는, 현업과 일처리는 본질적으로 동일하죠.

그렇다보니 리더와 부하가 나뉘고, 일하는 성격도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성격들이 모두 일치해서 앞으로 나가는데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상태라면 그건 꿈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겠죠. 분명 의견의 차이가 드러나고 그 차이를 메꾸는 작업이 계속됩니다. 이러한 의견의 공유는 바람직한 모습이죠.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서로가 의견을 너무 내거나 너무 안 내면 일 처리가 안 됩니다. 동기들 스무명 정도가 모여 회의를 하니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소수의견을 버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팀의 리더는 소수의 의견을 버리지 않고 다 이끌고가다보니 결국에는 프로젝트가 산으로 올라가버리곤 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위에서의 강압이 필요한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내년부터 직급체게를 다 갈아엎고 수평적인 관계를 만든다고 하는데 [관련기사] 정말 저게 최선인가 싶은 의문이 들었던 순간입니다. 교육과정보다도 더 빡치는 순간이기도 했기에 본의 아니게 정줄을 놓고 폭주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다음날 맨정신일 때 해결되긴 했지만요.


돈, 연봉, 월급



하지만 희망은 어디엔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희망은 바로 돈이 아닌가 싶습니다. 20대의 사원이나 30대의 과장님이나, 40대의 부장님이나 50대의 임원님이나 과정 중에 많은 선배님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모든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가 바로 '돈이 회사에 남아있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장사가 잘 되고 이익이 많이 나니 직원들 보너스가 많이 나오는 것이죠. 그런데 이 말을 들으면 오해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삼성이 돈을 많이 주긴 하네'라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해보면 그렇게 차이날 정도로 많다는 인상은 아니라게 중론입니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우리회사보다 연봉이 더 높습니다. 다른 전자계열 회사도 제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기본급은 차이가 거의 안 납니다. 


그럼에도 회사가 돈을 많이 주긴 합니다. 교육기간 중임에도 사원으로 인정받고 월급을 받는 건 일을 계속해야겠다는 의지와 돈이 들어와 풍족하다는 만족감을 주는 게 사실이죠. 물론 정상월급의 전부를 받는 건 아닌 상태이지만 그 동안 알바로 벌었던 금액과는 자리수가 다른 금액이 통장이 꽃히는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죠.


복지


기숙사에서 나와서 자취방을 구한 상태이긴 한데 딱히 돈 나갈 데는 없습니다. 회사에서 통근버스 운영하니 회사 바로 앞까지 떨어뜨려주지, 아침점심저녁 다 제공하고 야근하면 야식도 주지, 회사 내 헬스장을 비롯해 다 말하기도 힘든 편의시설 깔려있고, 동아리 들면 지원금 나오고 회식하면 회식비 지원나오고, 복지몰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은 받을 일이 없지만 결혼하거나 아이를 가지면 이런 지원은 더욱 더 늘어나겠죠. 어쩌면 직원으로서 당연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고 저도 그 중 한 명이지만 다른 회사 중에서 이렇게 많은 지원을 해주는 회사가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봅니다. 일이 힘들어도 남아있는 이유가 돈도 많이 주지만 이런 복지쪽도 괜찮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https://namu.wiki/w/%EC%82%BC%EC%84%B1%EC%A0%84%EC%9E%90%20%ED%86%B5%EA%B7%BC%EB%B2%84%EC%8A%A4


각각 수원과 기흥 사내버스 터미널인데 무슨 고속버스 터미널같이 생겼습니다. 실제로는 사내버스만 운용하는 건 아니고 여러 관광사 버스가 혼용되어 다니고 있습니다. 위 위키에 적혀있는 말이 거의 다 맞는 말이니 신뢰도는 꽤 높습니다. 다만 주말 출퇴근 버스는 운행중입니다. 아마 사업장간 광역버스를 말한 것 같고 이건 없지만 명칭 자체는 살아있습니다. 

버스 노선 찾는 것도 일인데 앱을 쓰거나 더럽게 복잡한 엑셀을 쓰면 됩니다. 여담이지만 이 버스들을 운행하기 위해 하루마다 억 단위의 돈이 들어간다는군요 ㄷㄷㄷ


결론


돈 벌려면 남아있어야지


아직 부서배치 전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게될 건지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일보다는 사람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부디 저와 잘 맞는 부서에 가고싶은 마음이 한결같습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다행히 블로그 글을 작성할 수 있었고 방으로 이사가서 자유시간이 조금 더 생긴다면 밀린 여행기 글부터 끝내는 방향으로 블로그를 계속 운영해나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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