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는 펜션이라서 아주 깨끗한 게 보기 좋습니다. 듣기로는 1박에 20~30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충분한 사치입니다.



저희가 묶었던 바다사랑펜션 최고층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전망이 썩 좋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나름 바다가 보이는 괜찮은 풍경입니다.

깔끔한 외벽과 같이 실내도 상당히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저희 집보다 말이죠...). 아쉽게도 사진을 찍을 타이밍은 안 되었는데 스카이라이프, LCD TV와 에어컨은 기본,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까지 있어서 그야말로 집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에어컨을 켜고 인터넷 회선을 빼서 제 노트북에 연결해 와이파이 핫 스팟을 뿌린 후 TV를 이용해 영화 한 편 봤습니다. 이게 휴가죠, 암.




노을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으나 실패.



사실 이런 사진을 원했는데 이 날은 날씨가 따라주질 않더군요. 사진도 날을 잘 만나야 걸작이 나온다는 사진작가의 말은 틀린 게 아닙니다. 



저녁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불을 피워 식사준비를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방 안의 청결을 위해 실내에서 냄새나 연기가 나는 조리는 금한 만큼 실외에서 비용을 지불하면 숯불을 피워주고 식사장소를 제공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보통은 이런 여행지에서 에어컨을 켜면 고기냄새에 찌든 에어컨 특유의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그러한 것도 없었구요.


사실 저는 숯불=삼겹살 파입니다. 불 피워놓고 삼겹살 안 먹으면 여행 온 느낌이 안 나서 말이죠. 하지만 이곳 분위기는 상당히 특이하더군요. 흔한 삼겹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전부 장어, 키조개, 전복을 구워먹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왠지 삼겹살을 구워먹으면 촌놈티 날 것 같다는 우리들을 향해 주인장님이 슬쩍 저희들에게 장어와 전복을 건네주시더군요. 그저 그런 상태가 아닌 아주 싱싱한 장어 30마리와 전복 5kg. 저는 그날 2가지를 깨달았습니다.


1. 장어가 신선하면 정말 입 속에서 살살 녹을 수 있다는 것.

2. 장어로도 배를 터지게 채울 수 있다는 것



장어는 항상 할인마트 초밥코너나 이미 구워진 양념장어 포장된 걸 데워먹는 게 고작이었던 저에게 아주 커다란 충격이었고, 전복은 포항에서 가끔씩 구해서 먹었지만 역시 산지에서 숯불에 구워먹는 맛은 남다르더군요. 키조개도 엄청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못 먹은 것이 아쉽긴 합니다.


물론 절대로 다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한 장어와 전복을 모두 해치우고 남은 숯으로 삼겹살을 구워먹었고, 그 삼겹살이 장어보다 더 맛있었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