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매동기


첫 마디부터 말하겠습니다. ATNG라는 회사는 아직 국내 인지도가 시망입니다. 몇 개의 제품이 나와있지만 이 제품을 제외하면 너무 무난해서 거론조차 잘 안됩니다. PC용 PSU 시장에 너무 좋은 제품들이 넘치다보니 일어난 현상이기도 하죠.

그래도 국내에서만 유명한 제품이 아니고 해외에선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으며 1kW이상의 PSU를 제조하는 몇 안되는 OEM 제조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kW 이상 용량대는 전부 비싸고 좋은 제품만 찾는게 함정이죠. 모두가 에너맥스, 안텍, 커세어, 시소닉만 찾고 중가형 제품으로 잘 나가는 슈플이나 FSP도 이들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게 현실이니까요.


여튼 파워구매의 필요성은 280x를 구매하면서부터 생겼습니다. 와치독스를 280x 오버까지 해서 잘 돌리던 AK6-500 녀석이 심즈3만 켜면 뻗어버립니다.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그래픽카드 AS를 보냈더니 이상이 없다는 겁니다. 혹시나해서 AK6-500을 두 개 묶어서 돌려보니 잘 돌아갑니다? 

파워 용량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HDD와 그래픽카드를 같은 레일로 분배하는 파워 특성 상 OCP가 동작하여 뻗는 것으로 판단하여 새 파워를 사기로 했습니다. 600W급 7만원대 이상의 괜찮은 파워[각주:1]를 고르다보니 안텍의 VP650P V2 모델이 끌려서 그걸로 거의 결정을 한 상태였는데 이 파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려 600W에 플래티넘 등급! 브론즈, 실버도 아닌 심지어 골드 위의 플래티넘이라니! 찾아보니 성능도 괜찮고 해서 질러봤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죠. 한 쇼핑몰에서 7.8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골드급 이상이 10만원 밑의 가격인 것도 놀라운데 이 정도면 엄청난 가격이죠. 문제는 재고떨이라서 2011년 생산품이 온다는 것.. 뭐 괜찮을겁니다. AS도 안텍 AS를 담당하는 AONE이니까 먹튀할 염려는 없을 듯 합니다.



2. 포장, 구성품




럭셔리 명작..... 으 닭살



요즘 서플라이에 비해서 ATX 24핀 길이가 짧은 편입니다. 그래서 구성품에 연장선이 들어있더군요. 최근 케이스의 선정리홀을 쓰면 살짝 짧은 감이 있습니다.



플래티넘 답게(?) 12V는 100% 로드가 가능하며 프리볼트를 지원합니다. 



내부 완충처리 상태. 그런데 왜 실리카겔이 들어가있을까요?


파워코드는 3Gx0.75mm^2로 일반적인 서플라이에 포함된 제품과 동일합니다. 제조사 역시 자주 보던 제조사였구요.

위에서 언급한 24핀 연장선. 다행히 전 쓸 일이 없었습니다.



풀슬리빙입니다.

다른 분들과 같이 2011년 12월 생산품이 왔습니다. 지금이 몇년이더라....


와이어 굵기 얘기를 해 봅시다. 보통 18AWG 굵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고급 서플라이에서는 주요선에 16AWG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보다 얇은 선을 쓸 때입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 말이죠.


얼핏 봐도 FDD용 선의 굵기가 얇습니다. 슬리빙에 수축튜브 마감이 되어있어 AWG 규격은 확인할 수 없으나 확실히 얇은 굵기입니다. 혹자는 이를 단가하락 꼼수다, 다른 혹자는 자원낭비 방지다 라는 의견이 있는데 왜 하필 플래티넘 등급 파워에 저런 짓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다음 ATX 24핀 규격입니다. 위에 따로 마킹한 PS-ON, PWR_OK는 디지털 신호선입니다. 굵은 선을 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선들보다 굵기가 많이 얇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단가하락 꼼수다, 자원낭비 방지다 라는 의견이 있는데 왜 하필 플래티넘 등급 파워에 저런 짓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2).


물론 칭찬해주고 싶은 점도 있습니다. 보통 SATA 선에 3개 이상의 하드를 달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사타 선을 2개씩 3그룹으로 나눈 것은 잘 했습니다.



ATNG ATM-600FB-P / 3R AK6-500S


또한 SATA 커낵터 발화가 전체 발화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ATNG에서 작업한 방식이 발화확률이 낮다고 합니다. 기존에 쓰던 파워는 오른쪽과 같이 작업되어있는데 오른쪽보다 왼쪽이 좋답니다. 연속 하드장착에도 왼쪽 방식이 선정리에 편하기도 하구요.



3. 내부 확인


제가 새 파워를 뜯어서 확인하기가 힘드니 분해사진은 아래 사이트를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http://www.coolenjoy.net/bbs/boardc.php?id=review&no=6678&p=3


문제는 간혹 악질 기업들은 멋대로 내부 부품, 주로 커패시터를 싸구려로 바꿔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확인을 위해 간단히 확인해 보았습니다.




제품은 위 리뷰용으로 분해된 제품과 동일한 구조로 보입니다. 문제는 캐패시터인데, 아무리 저렴한 플래티넘 파워라고 하지만 5만원대 파워에서도 쓰는 TEAPO가 1차, TEAPO/CAPXON 혼용 2차 캐패시터를 사용하다니... 골드나 실버 등급에서는 기본적으로 일제 캐패시터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인데 말이죠. TEAPO나 CAPXON 제품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왜 하필 플래티넘 등급 파워에 저런 짓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3).




모 사이트 의견



4. 장착


이 제품의 최대 호불호 및 단점 중 하나는 모듈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풀모듈러, 반모듈러도 아닌 그냥 일반 타입이죠. 그래서 선이 꽤나 많습니다. 전 IDE 1 선을 제외하고 모든 선을 사용하므로 별 상관이 없지만 하드나 팬이 적은 시스템에서는 단점이 됩니다.




이렇게 장착이 됩니다.


올 블랙인 시스템에 흰 파워라... 외관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 검은색 케이스가 많은데 흰색 파워인지라 좀 튀긴 합니다.



5. 성능 간단 평가


전문적인 테스트 장비가 없을뿐더러 많은 사이트에서 리뷰를 한 제품으로 효율, 소비전력, 전압변동, 리플 등은 리뷰 사이트에서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음의 경우 시스템 풀로드를 걸어도 파워는 여전히 정숙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워낙 굉음을 뿜기 때문에 파워는 어느 정도 이하로만 정숙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안 됩니다. 제 기준엔 소음에 민감한 분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발열 역시 풀로드 몇 시간 돌려도 양호합니다. 팬이 천천히 돌아도 발열제어가 잘 된다면 좋은 부품을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만, 뭐 내구성은 두고봐야 하는 것이니까요


고주파음이 있는데, 집 전기가 이상해서 그런지 멀티탭 때문인지 고주파 없는 파워를 찾기가 더 힘듭니다. 심한 정도는 아니고 어느 정도 로드를 걸면 사라지는 것으로 봐서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AS기간. 박스에는 5년이라 적혀있는데 무상 3년, 유상 2년입니다. 다른 슈플이나 안텍의 경우 5~7년 간의 무상기간을 가진 것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점입니다. AS를 받지 않고 계속 쓰는 파워가 가장 좋긴 하지만 만약의 경우에, 특히 3년 이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낮은 것을 생각하면 기간이 너무 짧지 않나 생각합니다.



6. 결론


80Plus 등급이 전부가 아니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인증을 받지 않은 220V 전용파워의 마케팅 용어이기도 하고 맹신하지 말라는 유저의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플래티넘 등급의 경우 좋은 부품을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아무런 문제 없이 좋은 성능을 내주고 있습니다.

이 파워가 안 팔린 이유는 성능보다 다른 관점에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논모듈러, 호불호 강한 화이트 컬러, 대만산 캐패시터, 짧은 AS 기간, 낮은 인지도 등. 아쉬움이 많은 파워이며, 보통 플래티넘 찾는 사람들은 가격대를 올리는 것에 대해 별로 아까워하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이 파워가 진흙 속 진주인지, 아니면 진흙 속 조개껍질인지는 조금 더 써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줄 결론

좋긴 한데 남에게 추천하기는 힘들다.




  1. (여기에 대해서 말하면 정말 말할 게 많은데, 특정 파워 구매기고 하니 간단하게 '괜찮은 파워'로 요약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