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인가 좀 지나긴 했습니다만)에 1박 2일의 촬영으로 요즘 들어 유명해진 곳, 의성 빙계계곡입니다. 여름인데도 자연적으로 얼음이 언다고 빙계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날 찾아간 곳은 정확하게 말하면 빙혈. 계곡 목적이 아니라 빙혈에서 나오는 바람을 맞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야영장까지 제재 없이 차를 끌고갈 수 있었는데 오후가 되어 사람이 많아지니 관리사무소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것 같더군요.




빙혈로 가는 길은 여러 루트가 있는데, 그 중 1박 2일에 등장한 길을 우연찮게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표지판이 없었으면 영락없는 시골길이더군요.



아쉽게도 얼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빙혈 입구 주변만 가더라도 온도가 급감하는 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빙혈 입구에 도착하면 더욱 그러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대형 냉동고[각주:1]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전 시원한 게 좋아서 몇시간이고 좋다고 있겠지만 어떤 분들은 춥다고 바로 나가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풍혈 주변에 자리를 잡기로 했습니다. 빙혈, 풍혈 주변으로 바위 사이에 생긴 구멍을 통해 시원한, 아니 차가운 바람이 뿜어져나옵니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착석.




아, 이건 몰랐던 것인데 여기는 위에 적힌것과 같이 음식물 반입이 안 됩니다. 아래 사진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서(사실 추워서 마실 생각도 안 났습니다) 부득이하게 음식물을 들고오게 되었습니다.


뭐 우리나라 국민성 어디가겠습니까? 

주변에 아이스크림, 팥빙수, 뻥튀기, 과자 등 잘 드시더만요.

왈왈 짖어대는 개도 끌고다니던데요 뭘.




음료수를 바람 앞에 두면



마치 냉장고에 넣은 것처럼 차가워집니다.


온도계가 없어서 스마트폰 센서로 간이측정을 해봤습니다.



넣기 전 온도 31.5도



25분 경과 후 온도 6.6도


사실상 냉장고나 다름없습니다. 에어컨보다 더 차가운 바람이 에어컨바람같이 뿜어져나옵니다. 시원하다기보다는 춥고, 반팔 차림으로 5분만 앉아있으면 피부에 닭살이 돋고 10분 후에는 덜덜 떠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덜덜 떨다가 열기를 받기 위해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옵티머스 G를 들고 대충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으나 왠지 느낌상 결과물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나중에 디카로 사진을 새로 찍었는데 그것이 신의 한수였습니다.


Nikon P310 : 왼쪽 - 오른쪽 : LG Optimus G(4.1.2)



색감은 니콘이 워낙 시체색감이라 때에 따라서는 더 나은 경우도 있었는데 무슨 멀리 보이는 나무를 모두 수채화처럼 처리해내는 능력은 대단하더군요. 어떻게 1300만 화소 카메라가 2006년 폰카 사진을 크기만 키운듯한 느낌을 낼 수 있는건지 LG는 정말 대단합니다[각주:2].





빙혈과 풍혈에 들어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당히 불교색이 강한 곳입니다. 이를 입증하듯 근처에는 석탑이 존재하는데 위 안내판에 기록되었듯 통일신라시대 때 절이 존재했다고 전해진답니다.




무지개다리.

계곡물은 마지막 사진과 같이 그렇게 깨끗하지 않습니다. 

캠핑장 때문인지 가뭄 때문에 유량이 줄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컨셉샷. 이런건 잘 나오는데 말이죠...




의성마늘이 유명하다보니 곳곳에서 마늘 말리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밝은 랜즈는 이럴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런 DSLR같은 사진 좋아합니다ㅎㅎ


오후 3시가 넘으니 사람들도 엄청 많이 다니고 기분 탓인지 정말 그런건지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더군요. 긴팔 바람막이로도 감당이 되지 않아서 철수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에어컨이 일상화되어있으니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는데 어르신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어르신들을 모시고 한번 방문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1. (온도가 영상이라서 얼음이 얼지는 않지만 습도가 있어서 체감온도는 꽤나 낮습니다) [본문으로]
  2. (최근 LG G2에서 카메라에 대해 상당한 개선이 되었다고하니 기대됩니다. 저조도는 확실히 발군이더군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