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죽겠네요.....


새벽 4시 출근해서 저녁 8시까지 일을 시키다니, 이건 중노동입니다. 

참관인이나 외부사무원은 정말 딱 6시부터 6시까지 12시간동안 일하니 그걸로 끝나는 줄 알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며칠 전부터 투표소 자리 마련해야지, 정리해야지, 투표소 새워야지, 끝나면 철거하고 원상복구해야하지... 그 투표소가 동마다 최소 3개씩은 있으니..... 선거가 그냥 딱 하겠다고 하면 당일 하고 치우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짜증나서 발로 차버렸습니다(물론 나중에 다 정리하여 분리수거 했습니다)


누가 TK지방 아니랄까봐, 이 동네, 그 중에서도 제가 담당하고 있는 투표구는 투표율이 장난이 아닙니다. 저번 총선때도 지역평균보다 5% 넘어간 건 약과고, 오늘 매 시간마다 집계하는 수치를 보니 12시 전에 이미 50% 돌파, 끝날 때 체크하니 85%를 넘어갔더군요... 모두들 수치 갱신할 때마다 기겁...


하지만 이번엔 제가 선거인명부대조를 맡아서 그런지 줄이 길지는 않았습니다.자랑이냐?맨날 주민등록증, 면허증 확인하다보니 본인확인도 금방하고 스킬이 느니 번호 부르면 딱 그 페이지가 펴져서 본인대조도 빨리하고. 정말 옆에서 보면 신들린 속도로 본인대조 해나갔습니다. 보통 명부대조는 알바생, 그러니까 신분증을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써서 속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인데 이것만 해도 뿌듯하긴 합니다. 제 손에서 오늘만 2천명 넘는 사람들의 신분증이 지나갔으니까요.


다행히 이번에는 아무 탈 없이 지나갔습니다. 총선 때 옆 동네에서 동명이인 못 걸러내서 난리났다는 소문을 듣고 이번엔 주소, 생년월일, 성명 다 꼼꼼하게 체크하니 딱히 에러날 일도 없었습니다. 무개념으로 안에서 사진찍는 사람도 없었고, 신분증 안 들고와서 실랑이가 벌어진 것도 없었습니다. 저번에 봉인으로 난리난 투표함도 이번에는 플라스틱 통으로 교체되었더군요. 


마지막에 명부대조 보면서 정말로 2~30대의 투표율이 낮은가 확인을 잠깐 해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젊으신 분들 투표 많이 하셨더군요. 가족끼리 단체로 와서 하는 분들도 있었고 개개인으로 와서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젊은 사람이 투표하지 않은 만큼 젊지 않은 세대도 투표를 안 했더군요. 최소한 제가 느낀 건 그랬습니다.



저번선거보다 투표율이 급상승하는 건 분명 좋은 징조입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나라를 올바른 길로 이끌려고 하는 건 분명 좋은겁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선택이 옳은지, 그 선택에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지 그건 5년이 지나봐야 알겠죠? 


투표하신 분들, 기표작업에 종사하신 분들, 개표작업에 종사중이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ps. 피곤해서 글이 정신이 없네요. 넓은 아량으로 이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