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아보면 이것은 참 무의미한 방문이었다. 마치 아무 할 일도 없는데 코엑스에 방문한 느낌이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처다보고 "뭥미?"라는 눈길로 바라본다. 이날 행사가 서브컬처의 극한적인 행사였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마치 동족이 서로 알아보는 것처럼 여기에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은 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래서 얻은 사진은 이것

 

'이것이 무빙샷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별 내용 없었고 한글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띈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은 없는 공간이었다. 다만 의문인 것이 코미케에서 정문 입장하면 이 거리를 뛰어서 간단 말인가? 좀 대단한데?

 

 

이 장면만 보면 여기는 아주 평범한 전시장. 하지만 여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이 전설의 탑(?) 때문이다. 웬만한 광각렌즈가 아니면 사진 한 장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이 무시무시하게 큰 건물 때문에 오다이바의 대표적인 조형물로 불리고 있다. 여러 매체나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앞에 가서 서 보니까 이 탑이 얼마나 큰 녀석인지 알 수 있었다.

 

빅사이트의 상징인 이 타워의 정식명칭은 "컨퍼런스 타워". 명칭대로 회의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직접 오기 전까지는 저기 안에 뭐가 있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보니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그것도 아주 대규모의 회의장이 있었다니.

 

조금만 광각으로 잡아보자. 이 시점에서 보면 확실히 역피라미드 위가 유난히 튀어나와있고, 넓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왜 오늘 빅사이트에 오타쿠들이 많이 나타났는지 설명이 된다. 동 2.3관에서 열린 AKB48 [チャンスの順番] 発売記念大握手会. 번역하면 AKB48의 [찬스의 순번] 발매기념 대 악수회. AKB48은 일본의 유명 초거대 아이돌(?)그룹이고, 기념악수회였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를 방문했겠는가. 이걸 보고나니 이 날의 분위기가 설명이 되었다.

 

워싱턴 호텔. 여기에서 코미케 철야조 실황중개가 나오곤 한다.

 

이 길을 쭉 따라 내려가면 바로 린카이센 국제전시장역, 즉 우리가 내린 곳으로 갈 수 있다. 이렇게 크고 잘 닦인 당연한 길을 놔두고 왜 다른 곳으로 둘러갔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넓은 광장. 과장해서 역부터 거리가 0.5km정도는 될 거 같은데 코미케때 여기가 꽉 찬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

 

해가 완전히 지고 있다. 현재시간 4시 반. 앞으로의 계획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