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남고 딱히 갈 데는 생각이 안 나고 미리 정해뒀던 긴자나 가자고 했지만 정작 가서 할 건 없었던 타이밍.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 더 무리해서 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에비스를 통과해서 오다이바로 가는 코스도 해볼 만 했다는 생각도 든다. 여튼 긴자로 갔다. 불행히도 보여드릴 수 있는 사진은 단 한 장밖에 없다. 사정이 그랬다.

사실 점심을 굶기로 했으므로 먹을 것도 없고, 그렇다고 백화점을 돌아다니기도 뭐하고. 그저 난 ex1000의 청음을 하고 싶었고, 결론은 모두의 흥미를 끌만한 곳, 긴자의 소니 빌딩으로 가기로 했다.

작년에는 길을 잘 몰라서 지상으로 다녔는데 이번에는 폰에 저장된 구글 맵과 함께하니 모든 이동경로를 지하로 끝냈다. 소니 빌딩의 경우 동일 건물의 지하 1층이 백화점이고 그 백화점과 지하철역 통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즉 지하철에서 내려 바깥 공기를 쐴 필요 없이 바로 소니 빌딩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편하긴 하지만 눈요기는 안 된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

위 지도의 B9 출구가 바로 빌딩과 연결된다. 잘 안보이면 구글맵 ㄱㄳ


막상 착각한 것이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엄청나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고 있다. 원래라면 긴자역 적당한 곳 코인락카 안에 집어넣었어야 하는데 잠깐 들린다는 이유는 핑계로, 결정적 이유로 돈이 딸린다는 이유로 그대로 들고 가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소니 빌딩 1층 카운터에 물어보니 유모차 정도는 맡아두는데 가방은 무리라고, 그대신 들고 다니는 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 결국 그 많은 층을 15kg가 넘는 가방을 들고 다니기로 했다.

1층(사실 1층도 3개의 층이 있다. 아주 짧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관람객이 층이 올라가는지 잘 모르도록 한 구조라나 뭐라나)에는 디스플레이, 즉 TV관인데 전세계적인 대세에 따라서 3D 체험관이 중심으로 꾸며져 있었다. 소니의 3D 방식은 삼성과 같은 셔터글라스 형식이라서 안경이 3D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안경이 가끔씩 TV와 싱크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서 3D영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2층에는 오디오 기기가 있다. 소니의 MP3와 이어폰&헤드폰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오늘의 목적은 바로 이곳. 그 당시 신제품인 ex1000의 청음을 위해서다.

소니 mp3에 물려져있던 것을 빼고 들어보았다(자세한 청음기는 이쪽으로http://flymoge.tistory.com/314). 그 때 배경음악으로 TBS에서 방영하던 STAR DRIVER의 1쿨 앤딩테마, 9nine의 Cross Over가 무한반복으로 나오고 있었다. 새삼 일본인들의 애니에 대한 의식이 느껴졌다. 물론 아이돌 그룹이 부른 노래이긴 하지만 애니 노래가 당당하게 소니 전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물론 저 9nine이 SME(Sony Music Entertainment)레코드 소속인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말이다.

위로 올라가면 영상기기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소니가 강세를 가지고 있는 분야이고 캠코더 시연영상을 보면 누가 봐도 "우와~" 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카메라도 최근 인기인 NEX 시리즈와 A55등을 조작해 볼 수 있다. 사진 찍기 적당한 세트를 꾸며두고 촬영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본인이 눈독들이고 있는 카메라 A55의 성능은 다른 보급기 DSLR들을 발라버릴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참 마음에 든다(다만 인기는 영 시원찮다는 게 문제).

위로 올라가면 소니 노트북인 VAIO가 전시되어있다. 애플의 맥북에어와 삼성의 Series 9에 대적하는 모델인 VAIO 최고봉인 Z시리즈를 볼 수 있는데 놀라운 성능과 상당히 가벼운 무게, 그리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는 아니지만 쎈 가격이 특징이다.

체험관 성격이 강한 곳이라 직접 체험하는 게 가장 좋을 듯한 곳이다. 디지털 기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카메라 가지고 노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라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사진 한 장 못 찍고(사실 사진을 찍을만한 상황이 못되었다) 다시 역으로 향해 다음 목적지인 에비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