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사실 봐도 큰 감흥은 없는데 왠지 안 보면 섭섭한 그거죠. 사진찍기 좋아하는 저로써는 빠질 수 없는 코스이기도 하구요. 

흔히 가는, 특히 한국인 단체 관광객은 반드시 들린다는 도청 전망대는 2번이나 갔으니 이번에는 도쿄타워나 스카이트리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서 스카이트리는 완공 이후론 도쿄에 온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카이트리로 결정.

문제는 스카이트리 입장료인데, 검색해보고 입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http://www.tokyo-skytree.jp/kr/reservation/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를 참조하시면 되는데, 시간예약을 미리하면 2570엔, 그냥 가서 줄서서 기다리면 2060엔, 줄을 서기 싫다면 외국인 전용 빠른입장권은 3000엔. 무슨 전망대 하나 올라가는데 뭐가 이렇게 비싼지... 아베노 하루카스도 이렇게 비싸진[각주:1] 않은데 말이죠.

더 가관인건 위 가격은 일반 전망대 350m까지의 가격이고 여기에서 100m를 더 올라가려면 1030엔을 더 내야한다는 것. 도쿄타워 전망대도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마냥 스카이트리만을 욕할 건 아니지만 가격이 정말 무시무시하네요...


그래서 전망대를 저 돈을 주고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그냥 가서 타워 외벽만 보고 올 것인가. 동전던지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서 봇 제공자인 @sftblw님께 감사를.



그래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올때 환승했던 오시아게 역으로 이동. 

여담이지만 오시아게역랑 스카이트리역은 서로 붙어있는 같은 역으로 보셔도 됩니다. 운영주체가 달라서[각주:2] 그렇죠.



당장 오시아게에서 내려서 개찰구 10m만 걸어가면 지하에서 올라가는 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내부통로 말고 실외로 나가셔서 올라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스카이트리 입구는 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스카이트리 밑에 있는 '도쿄 소라마치'라는 쇼핑몰입니다. 여기에도 볼만한 게 있는데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합니다.



길을 따라 가보면 밖으로 나오게되는데 정상입니다. 앞에 이렇게 생긴 매표소와 함께 등장하는 거대 타워



스카이트리입니다. 역시 사진으로 보는 것보단 직접 가서 보는 게 스케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표소는 조금 더 걸어가야합니다. 평소에는 줄이 긴 건지 일부러 사람을 빙빙 돌리는 구조였습니다. 입구 앞에 안내용 콘이 잔뜩 있기도 했구요. 



이 두 포스터의 정체는? 아래쪽에서 밝혀집니다.



다행히 일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매표소 줄은 길지 않았습니다. 카운터가 많아서 한 15분 정도 대기한 것 같네요.



대기줄 옆에는 여러가지 형태로 만든 스카이트리, 처럼 보이는 탑 조형물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하.. 아무리 생각해도 비싼 가격입니다. 전 혼자와서 이정도지 4인 가족이 왔다 생각하면 입장료만으로 10만원입니다.

여튼 매표소에서 '무슨나라말로 된 안내책자 줄까?' 물어봐서 일본어랑 한국어 달라고 했습니다. 안내책자에 야경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으니 받아가셔서 참조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엘리베이터 앞. 타워이므로 층수가 아닌 미터로 위치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건 엘리베이터 배정인데, 안내원 왈, "스카이트리에는 춘하추동을 주제로 한 4기의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이번에 탈 건 여름입니다. 각 엘리베이터마다 내부 구성이 다르게 꾸며져 있습니다" 응? 그럼 다른 계절은? 이거 완전 컴플리트 가챠 시스템이잖아요? 심지어 내려올때도 여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는 슬픈 소식이...


많은 전망대가 벽이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올라갈 때 경치를 구경할 수가 있는데 스카이트리는 기둥 내에 설치가 되어있어 바깥을 볼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에 조금 특이한 장치를 설치해뒀는데,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됩니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영상이 어두운 점 양해바랍니다.


단순히 미터를 표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 흥미로운 동영상을 음악과 함께 조합해서 꽤나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속도가 분당 600미터(초속 10m) 라는 걸 홍보하는 건 덤. 미쯔비시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높은 건물로 유명한 부르즈 할리파나 타이페이 101에 들어간 엘리베이터[각주:3]와 동일한 스펙입니다. 여튼 올라가면서 귀가 수 회 멍해질 정도로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보이는 야경은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확실히 다른 도청이나 도쿄타워 전망대보다 높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350m이기 때문에 엄청 높다는 느낌은 또 아닙니다. 아마 이걸 노리고 450m를 만든 게 아닐까 싶네요.


카메라가 별로 좋지 않은 관계로 수십장 찍은 사진 중에서 골라본 사진입니다. 저번 오사카 때[링크]는 친구 하이엔드 카메라를 빌려서 핸드헬드로도 엄청 잘 나온것과 비교하면 제 카메라는 아....ㅠ 카메라사고싶다.

여담이지만 중국인은 데세랄에 풀사이즈 삼각대까지 구비해서 야경찍더군요. 별도 제제가 없었기에 허용되는 것 같네요. 근데 옆에서 사진 품질을 보니 내꺼랑 별 차 없어보이던데....흠흠


밤이라서 그런지 제가 대충 생각했던 건물들은 의외로 안 보이더군요. 도쿄도청이나 오다이바는 정말 열심히 찾아야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귀찮아서 안내지도를 펼치기 전에 큰 터치모니터로 야경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계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야경 토글, 건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 지하철 노선도 등이 표기되는데 이상하게도 실제 건물과 모니터 방향이 일치가 안 되더군요. 특징적인 건물을 기준으로 비교를 해보면 모니터 중간에 보이는 도쿄타워가 실제로는 왼쪽 구석에 있고 이랬으니까요. 




재미있는 건 유리벽을 활용해 투명 모니터를 설치해두었다는 것입니다. 기술상의 한계로 엄청 밝지는 않지만 여기에 사람이나 새, UFO(?), 우주전함(???) 등이 주기적으로 떠다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 사람들은 왜 나왔냐구요? 동영상 하나를 보고 갑시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영상이 어두운 점 양해바랍니다.


처음에는 귀를 아프게 할 정도로 큰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길레 '어떤 미친 놈이 밀폐공간에서 정줄을 놓고 부는거지?' 했더니 공연중이라고 하더군요. 앞서 위에 잠깐 나왔던 포스터, 스카이트리 시어터의 WIPE UP!이라는 일종의 퍼포먼스쇼입니다.



이런 게 있는 줄 몰랐는데 올라가자마자 바로 보게 되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연은 20분 정도 했던 것 같은데 풀버전은 저 혼자만 가지고 있겠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팬서비스 해주시는 공연팀. 비보잉도 간단히 보여주시더군요.



100m를 추가로 올라가기 위한 매표소. 제 예상을 깨고 꽤 많은 관광객이 올라가더군요.




단순히 전망관람 말고도 카페나 VR, 사진촬영 스페이스가 꽤 많습니다. 물론 사진촬영은 유료. 

그리고 마지막은 뭔지 모르겠네요. 보려면 돈 더내고 위로 가라길레 그냥 안 보기로 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면 기념품샵이 있습니다. 그 중에 어떤 건 무시무시한 가격표를 자랑합니다. 크리스탈 타워 중 제일 긴 놈이 700만원 정도 합니다. ㄷㄷㄷ 딱히 살만한 건 많아보이지 않더군요. 그냥 방문기념품으로 간단히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없으면 섭섭하다는 투명바닥 전망대. 도쿄타워도 그렇지만 사이즈가 작은 게 흠이네요. 아에 한 쪽 섹션을 전부 유리로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럼 문제가 많이 생기겠죠?



마지막은 오시아게 역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바깥 통로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있기 때문에 계단을 다 걸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때 시간이 10시를 넘어 대부분의 시설이 문을 닫을 시간이라 자세하게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날에 또 방문하게 되었으니 그때 다시 더 많은 스카이트리 사진과 쇼핑몰인 소라마치 얘기를 더 이어가려고 합니다.



야식은 맛있는 야키소바와 함께.


다음 날로 이어집니다.





  1. (물론 오사카에 위치한 아베노 하루카스는 300m 전망대에 입장료가 1500엔입니다. 여기는 야외전망대까지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오시아게 역은 토에이 지하철, 케이세이 전철이 스카이트리역은 토부 전철이 사용합니다. 아마 지하철을 타고 오신다면 오시아게에서 내릴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본문으로]
  3. (참고로 타이페이 101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같은 일본기업인 도시바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설치한 것이 최초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