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키 우메가 누구인가하면 쉽게 말해서 히다마리 스케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원작 일러스트를 담당하고 있는 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여행일자를 잡을 때 아오키 우메전은 고려사항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한 후 우연히 트위터에서 아오키 우메전이 오사카에서 개최된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http://www.umeten.jp/


히다마리 스케치는 애니메이션만, 마도카는 TV 시리즈만 보고 나머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기에 갈까말까 고민을 했지만 이렇게 딱 맞춰서 열린다는 것은 '이건 가야한다'라는 마음을 굳히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3일차 오전. 아침을 간단히 먹고 덴포잔으로 향했습니다. 개최장소는 오사카 문화관 덴포잔 입니다. 덴포잔이라고 하면 카이유칸(해족관), 그리고 큰 관람차로 유명한 곳이죠. 오사카 문화관은 카이유칸 바로 옆에 위치한 건물이었습니다. 카이유칸이나 덴포잔 관람차와 똑같이 지하철 츄오선의 오사카코(오사카항)에서 내리면 됩니다.


출발하면서 사람이 얼마나 많을 까 걱정을 했습니다. 이전 도쿄에서 열릴 때는 물품 구매에만 수 시간가량 줄을 서야한다는 후기가 많이 올라왔는데 오사카쪽은 이상할 정도로 정보가 적더군요. 평일이라 널널했다는 트윗이 몇 개 있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으면 그냥 안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오사카항 역에서 문화관쪽으로 걸어가는 중입니다. 관람차가 시선을 강탈하네요.



중앙의 알록달록한 건물이 카이유칸이고 문화관은 그 왼쪽의 회색 건물입니다.



안내판에 우메전 포스터가 붙어있었습니다. 참고로 저 포스터는 물품판매 코너에서 800엔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10시 입장시작에 현재 시간은 9시 35분. 앞에 줄 서있는 사람이 안 보이는 걸로 봐서 사람이 적은 것 같았습니다. 여튼 입장



매표소 직전. 왼쪽에 줄 서있는 사람이 살짝 보입니다.


일본어로 적힌 경고문구는, 굿즈구입에 관련해, 굿즈만 따로 구매 또는 전시를 관람하지 않고 구매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적혀있네요. 여튼 입장권을 사야 굿즈를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입장권은 미리 예약하면 900엔, 당일발권은 1천엔이었는데 정보를 얻었을 땐 이미 미리구매는 끝난 상황이라 그냥 현장구매 했습니다.




줄을 서면서부터 사진촬영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에 친구 가방에 티켓을 올려두고 몰래 촬영했습니다. 셔터음이 없다! 비바 해외직구스마트폰.  생각 외로 사람이 많이 적었는데 약 50~60명 정도가 우리 앞에서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우리 뒤에도 꽤 사람이 왔는데 대충 1백명 정도가 개장 전에 줄을 서있었던 것 같습니다.


15분 전쯤일까 진행요원이 안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시장 내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갔다와라, 휴대폰, 카메라 사용 안 된다. 메모는 종이와 연필로만 가능하다. 등등 무슨 수능 치는 안내처럼 빡빡하게 규정을 읽어내려갔습니다. 말이 워낙 빨라서 잘 못 들었는데 입장하기 직전에 또 말해주더군요. 근데 라인으로 전시장 내에서 톡 주고받는 일본인들을 보니 역시 우리니라나 일본이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더군요. 


입장 직전에 음성 가이드를 구매할 것인가에 대해서 물어보더군요. 

http://www.umeten.jp/goods/

삶은 역 지못미


아오키 우메 본인, 유놋치 역의 아스미 카나, 마도카 역의 유우키 아오이가 설명을 맡았고 가격은 700엔... 비쌉니다(현금결제만 가능). 그래서 안 샀죠. 그런데 옆에 가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워낙 크게 들어서 이어폰 사이로 새어나오는 것만 들어도 대충 다 알아먹겠더군요. 내용은 아니나다를까, 애니 코멘터리랑 비슷했습니다. 그림보다 그 외 얘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내부는 전면적으로 사진촬영이 불가능하기에 사진은 없습니다. 아마 일본쪽 마토메 블로그쪽엔 사진이 꽤 있는 것 같더군요. 사람은 많지 않아 북적거리지 않았고 원하는 대로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보니 2시간 정도 보고 나온 것 같네요.


관람순서대로 내용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릴 적 이야기

2. 히다마리 스케치 이야기

3. 마도카 마기카 이야기

4. 그 외 동인활동이나 차기작(미열소녀) 이야기


1번에서는 정말 쓸 데 없는 게 걸려있더군요. 내가 저 사람이 5살 때 그린 그림을 왜 봐야하는건지. 그냥 평범한 아이 그림이었습니다. 뭔가 특이한 게 있는가 싶어서 유심히 봐도 별 내용은 없더군요.

http://www.umeten.jp/images/goods/32_rainbow_T.jpg


물품판매 페이지에서 가져왔지만 실제 전시되었던 그림 중 하나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가격은 3천엔!!!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최소 40대 이상은 되어보이는 아저씨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금요일 오전, 그냥 평범한 평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직장인의 이미지는 전혀 없는 말 그대로 백수 히키코모리 아저씨들이 보였다는 말이죠. 이 분들이 캐릭터를 빤히 집중해서 보고 있으니 살짝 무서웠습니다. 물론 일반인이 저를 보면 이렇게 보이겠지만요.


2번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이 시작됩니다. 사실 작품이라고 해도 기존에 어디엔가 다 나왔던 작품과 러프화, 콘티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만화 몇 권의 표지, 만화잡지 표지, 블루레이 일러스트, 엔드카드, 신년이나 크리스마스 등의 일러스트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림은 원화 그림과 작가의 설명, 그리고 액자 밖에 손글씨로 적힌 짧은 코멘트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작가의 설명 역시 작가 본인이 직접 손으로 적은 것인데 초반에는 매번 '글씨가 나빠서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구가 들어가 있더군요. 이건 빈말이 아니라 글씨체가 제 급으로 나쁘더군요...


2층 구조에서 층이 바뀌는 곳에 '간단히 유노를 그리는 방법'이라는 영상이 무한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아오키 우메 선생이 노래를 부르면서 'ㄴ자로 얼굴을 그리고' '톱 모양으로 머리카락을 그리고' 등을 설명해 주었습니다만, 잘 모르겠고 그냥 앞에 나오는 그림 그대로 따라 그리게 되었습니다.

전 그림소질이 단 1g도 없어서 제대로 그리지 못했는데 친구는 그림을 좀 그려서 영상이랑 똑같이 그려내더군요.  포스트잇으로 벽에 붙일 수 있었는데 벽이 아주 깨끗했던 것으로 보아 하루 단위로 다 떼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관람 중 유일하게 사진촬영이 가능했던 장소는 유노의 방을 실물로 구현한 장소였습니다. 덕분에 이 곳에선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죠. 




우메 선생에게 메시지를 남기자 코너입니다. 여러 분들이 포스트잇에 메시지를 쓰고 계시더군요.




유노 등신대 POP입니다. 처음에는 높이가 꽤 낮아서 등신대가 아닌 줄 알았는데 유노 프로필(신장 144cm)을 떠올려보니 납득했습니다. 저랑 거의 40cm 정도 키 차이가 나니까요.


참고로 저 아오키 우메전 티셔츠는 진행요원들이 입고 있었습니다. 물품판매 코너에서 실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1500엔. 은근히 비싸죠.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저 등신대 사이즈의 타페스트리 또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무려 7천엔. 살 사람은 사겠죠.




부엌과 화장실도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실물은 없고 보이는 것과 같이 프린트된 종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애니를 보셨다면 친숙한 소품들일겁니다


이 뒤에는 아오키 우메 선생이 작업하는 과정을 3개의 디스플레이에 동영상으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히다마리 스케치 등에서 들을 수 있었던 그 특유의 목소리로 설명하는 걸 보니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전시동영상 뒤에는 작업한 러프화, 일러스트 등을 잔뜩 전시해두고 영상에서 보였던 작업환경을 재현한 곳도 있었습니다. 공돌이에 눈에는 거대한 액정태블릿, 그리고 컴퓨터, 그리고 APC사의 UPS(!!!)장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요즘 일러스트 작업하시는 분들은 정전 대비해서 UPS도 쓰시는 건가요? ㄷㄷㄷ


3번인 마마마에도 히다마리와 비슷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기재되어 있던게 캐릭터별 색상표.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니 색상의 컬러코드까지 나와 있었습니다. 히다마리가 작가의 첫 만화가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었다면 마마마는 작가와 애니 제작사의 처음부터 전문적인 일러스트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마마마는 대부분을 알고 있는 히다마리와는 다르게 TV판 애니 이후론 전혀 몰라서 처음 보는 캐릭터들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간 알고있는 친구들에게 설명을 들었는데 여전히 잘 이해되지는 않더군요. 역으로 히다마리는 저만 알고있어서 이런 성격의 캐릭터다 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4번에서는 작가의 동인서클인 Apricot+와 당시 단행본 발매예정이었던 미열공간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쪽은 아무도 잘 알고있는 사람이 없어서 대충 보고 나왔네요.



화장실에 붙어있던 콜라보 카페 메뉴. 비쌉니다.



그리고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굿즈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터저나가던 도쿄쪽과는 달리 전시된 굿즈 실물을 전부 다 꼼꼼히 살펴봐도 될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굿즈리스트를 들고 고민 많이 하시더군요.


http://www.umeten.jp/goods/

구매가능한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뭐랄까 딱 꽃히는 상품이 없더군요. 전반적으로 가격이 다른 애니 굿즈들에 비해서 비싸기도 했고(특히 타페스트리류) 일러 역시 아오키 우메전 포스터의 일러 이상으로 괜찮은 게 없다고 생각해서 포스터와 클리어파일 위주로 구매했습니다. 5천엔 안 넘으니 샵 한정 가방도 안 주더군요.

다른 분들, 특히 여성분들은 1만엔 정도는 가볍게 넘어가시더군요. 취향존중의 세계니까요.

 


집에 가지고와 붙힌 B2 포스터.


기대 없이 본 전시회여서 그런지 특별한 감흥 없이 보고 나왔습니다. 아주 평범했다고밖에 말할 게 없네요.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덴포잔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빠뜨린 내용이 있으면 추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