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패스를 이용하면 공짜로 탈 수 있는 헵파이브(HEP FIVE) 관람차입니다. 저번에는 안 탔고 이번에도 안 탈 예정이었는데 그냥 타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배가 고팠던지라 먼저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여행 준비때 '그냥 가서 눈 앞에 보이는 거 먹자'라는 마인드로 준비했기 때문에 우메다에서 뭘 어떻게 먹을지 아무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돌아다니다 전철 고가 밑에 있는 아무 라멘집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카무쿠라,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이던데 나중에 찾아보니 오사카TV의 프로그램에서 선정한 라멘집 1등 3연패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주문은 가게 밖에 있는 메뉴판과 자판기로 했습니다. 주문한 것은 차슈 라멘. 친구는 대표메뉴인 오이시 라멘을 시켰습니다.



앉으면 얼음물을 줍니다. 앞에 양념 몇 개가 있는데 고추기름, 김치, 마늘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저걸 넣으면 매워지는커녕 점점 단맛과 짠맛이 강해지는 게 함정입니다. 매운맛이 아에 안 나는 건 아니지만 그것 이상으로 맛이 달고 짭게 변하더군요.

짤린 옆에는 부추겉절이 통이 있는데 이건 국물을 맛 보시고 넣어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맛은 괜찮았거든요.



자기내 라면이 왜 맛있냐 적어놨는데 별로 해석하고싶진 않네요.




생맥입니다. 가격이 500엔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병맥보다 생맥이 더 싼걸 생각하면 더 비싼 가격은 아이러니하죠. 하지만 생맥은 분명 캔맥이나 병맥과는 맛이 달랐습니다. 우리나라의 생맥은 캔맥보다 맛이 없었던 이미지였으면 이곳의 생맥은 캔맥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도 진했습니다. 생맥주가 맛있다고 느낀 적은 맥주공장 이후로 처음이었네요. 




주문한 차슈 라멘입니다. 이집은 많은 라멘집이 사용하는 돈코츠, 즉 돼지뼈 육수가 아닌 닭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탁한 국물이 아닌 아주 맑은 국물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추를 아낌없이 투입해 맑은 국물이 보이는것 뿐만이 아니라 국물을 먹었을 때도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 같....

은 모르겠고, 짭니다.


처음에는 닭육수가 아니라 간장육수인줄 착각했을 정도로 라면이 짰습니다. 제가 짠 맛에 상당히 둔감해서 짬뽕이나 라면같은 고염식단을 졸여먹어도 짜다는 것을 잘 못느낄 정도인데 그런 제가 짠 맛을 느낄 정도면 말 다했죠. 옆의 친구는 이 점에 대해서 계속 불평하더군요.


돈코츠 육수일 경우 향이 강해서 짜더라도 진한 국물의 느끼함으로 이를 커버할 수 있는데, 맑은 육수에 진한 식감을 주기는커녕 배추 등으로 더 시원한 국물을 내버렸으니 짠맛이 강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에 있는 부재료를 넣으면 이상하게 점점 단맛과 짠맛이 강조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밥을 추가로 주문하면 간은 맞을 것 같네요.


일반인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일본이 저염식으로 유명하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음식들 중 날것을 그대로 먹는 것을 제외하면 소스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간장류의 염분 많은 재료를 자주 쓰는 등 많은 음식을 짜고 느끼하게 먹는 식습관이 있습니다. 우동이나 라멘, 야키소바 같은 면류는 특히 이 점이 부각되어 짠 음식을 맛보게 될 가능성이 높죠.


물론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짠맛에 익숙해지고나면 절묘하게 삶은 면과 이를 적절하게 커버하는 챠슈, 배추와 부재료의 식감은 씹는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이었습니다. 닭고기육수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맑은 국물보다는 진한 사골육수를 선호하는 저로서는 아쉬운 선택이었습니다. 이런 맑은 육수의 라멘류는 돈코츠와 달리 컵라면으로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구요. 


금룡라면이랑 비교하는 글을 몇 개 보았는데 들어가는 재료나 정성을 보아할 때 상대가 안 된다고 봅니다. 금룡라멘 육수도 이거보다 월등히 낫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애초에 거긴 가루스프로 육수를 내고있으니.. 물론 금룡라멘은 밥이 무한리필이 되니 짠 맛을 싫어하시면 이쪽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아래 글은 저번 여행 때 들린 금룡라면 포스팅입니다.


오사카+교토 13. 도톤보리, 금룡라면(킨류라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