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블루레이는 비싸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작년에 개봉한 화제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3D+2D 합본 블루레이 가격을 한/미/일 세 국가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국내 인터넷서점 평균 3.5만원 / 미국 아마존[각주:1] 29.99달러 / 일본 아마존 3145엔]

으로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2시간 가량의 영화 한 편에 3만원정도 하는 게 일반적이죠.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그렇지 않습니다. 글 제목에도 적혀있지만 이번에 리뷰할 '노 게임 노 라이프'의 일본 블루레이 가격은 24분 2화 수록된 가격이 부가적인 컨텐츠 포함이더라도 정가 7560엔입니다. 무시무시하죠. 방영이 끝난 지 오래 된 작품이라서 지금은 2500엔 정도에 구매할 수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꽤 비싼 가격입니다. 제작사가 약을 빨고 2쿨 분량을 2화씩 수록해서 12~13권 구성으로 팔아대면 애니 한 작품을 소장하는 데 100만원 넘는 금액이 들어가는 것이죠. 


물론 한정판 구성을 빼고 블루레이 박스 형태로 감상을 위해 판매하는 구성도 있습니다. '노 게임 노 라이프'의 경우 오는 2월 24일에 발매예정이 되어있는데 정가 2만1천엔, 아마존 예약가격 1만6천엔입니다. 이 역시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애니 블루레이를 항상 일본에서만 구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작품들의 블루레이 정발이 이루어졌고 가격 역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발매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싸게 애니 블루레이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입니다. 



북미판 블루레이를 구매해보자


DVD에 있던 지긋지긋한 지역코드 때문에 일본판, 북미판 영상물을 사도 집에서 재생이 안 되는 뭐같은 상황이 엊그제 같지만 지금은 한/미/일 모두 지역1의 동일한 지역코드를 사용하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국 아마존에서 원하는 애니를 검색하면 정발여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주문은 토끼입니까?'의 경우 일본어 발음이 아닌 'is the order a rabbit'으로 검색하면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기 전편 구성이 31달러입니다. 저렴하죠?


프라임 대상의 경우 한국으로 직배송도 가능합니다. 그냥 집주소를 영문으로 입력하면 보내주는 것이죠. 물론 배송대행지를 통해서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해외직구 방법이랑 동일합니다.


하지만 다른 품목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아마존이 최저가를 나타내는 건 아닌데, 검색해보다 조금 저렴한 곳[http://www.rightstufanime.com/]을 찾아 해당 사이트에서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아느린집 DE센터로 배송시켰고 현지 배송사는 USPS, 배송시간은 무료배송 선택 시 금요일 발송, 월요일 입고되었습니다. IA(아이오와) 발송 DE(델라웨어) 수령 거리였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배송되었네요.




제품 구성


합배송을 시킨 관계로 원래 포장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주문한 항목은 '노 게임 노 라이프' 한정판(Limited Edition), '히다마리 스케치 x SP'입니다. 히다마리 스케치는 쿠폰 가격 맞추기 위해서 최저가 하나를 집어넣어봤습니다.

그리고 광고지가 있는데 미국에서 사니 당연히 광고지 역시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사실 옆나라인 우리나라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죠.



히다마리 스케치의 경우 아주 간단한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단면 프린트된 자켓과 디스크만 딸랑 있고 내부 책자도 없죠. 그렇다고 애니 화질이 나빠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박스 디자인은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구성으로는 영어 더빙이 있는데, 보통 자막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더빙이 된 작품들은 당연히 더빙이 되어 나옵니다.


그런데 약간 신기하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한정판 구성이 블루레이 + DVD 구성이라는 것이죠. 전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왜 DVD를 같이 끼워서 파는 것일까요?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없는 유저들을 위한 배려라고 치기에는 너무나 자원낭비가 심한 구성이 아닌가 싶네요.


여튼 구성은 블루레이 1쿨, DVD 1쿨, 사운드트랙, 그리고 많은 특전(?)들이 있습니다. 특전 구성은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고 먼저 본편 구성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편 구성품


순서는 왼쪽부터 블루레이/DVD/사운드트랙 입니다. 

표지 커버의 경우 일본판의 한정판 블루레이와 동일한데, 여기에서 일판 표지구성이 각각 어떻게 쓰여있는지 정리해보면

1권-블루레이

2권-DVD

3권-패키지 표지

4권-특전박스

5권-특전박스

6권-사운드트랙, 패키지 표지 공용

으로 되어있습니다. 물론 일판은 투명케이스에 배경 없이 프린트되어 살짝 다르긴 합니다.

블루레이는 2장 구성으로 1~9화 / 10~12, 특전영상, 이렇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일판은 1장에 많이 넣어봤자 4편인데 어떻게 9편을 1장에 다 넣었죠?"라고 생각하실텐데, 이는 아래쪽에서 자세히 분석하겠습니다.

별로 관심 없으실 DVD는 3장 구성입니다. 각 4편씩 3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운드트랙은 3장 구성입니다. 일판의 경우 각 권마다 특전으로 캐릭터송/사운드트랙이 각각 들어갔는데 여기에서는 한 장에 2권 분량을 합쳐 캐릭터송/사운드트랙 하나씩 함께 수록하여 3장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참고로 사운드트랙 구성과 일러스트 또한 일판과 동일합니다.




한정판 구성품



한정판 구성은 여기에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영어 안 읽으실 거 아니까 아래쪽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박스 디자인입니다. 한정판 구성을 이렇게 박스에 담아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 같네요.


전체구성입니다. 허가서/포스터/일러스트카드/트럼프카드/포일카드/스티커 로 되어있습니다. 순서대로 확인해보죠.

개인적으로는 북클릿이 빠진 게 가장 아쉬운데, 다른 한정판 구성에서는 이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다수 있으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애니나 소설을 읽으셨다면 익숙하실 '십조맹약'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밑의 숫자는 플레이어 넘버. 그냥 특전이니까요.


포스터입니다. 양면인쇄가 되어있는데 보시다시피 접혀있습니다. 접힌 곳의 프린트가 일부 날라간 곳도 있었구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직구하면서 지관통을 따로 넣어보내면 그것 또한 배송료가 엄청 올라가는 등의 문제가 있는지라...



일러스트 포스트카드입니다. 5장 양면 구성입니다. 

트럼프 카드입니다. 아마 어디선가 눈에 익으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이거 예전에 소설 정발 5권 한정판 구성으로 저 트럼프 카드가 포함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정판 가격은 24,500원. 내가 왜 저 돈을 주고 샀을까 하기도 한 한정판이지만, 여튼 제가 그 카드를 소유하고 있으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이 북미판, 오른쪽이 국내 소설 정발판입니다.

몇 개의 카드만 꺼내서 비교해봤습니다. 숫자 카드는 북미판이 알록달록 낫지만 그 외의 카드들은 북미판이 AJQK 4개의 일러스트만 있어 문양에 관계없이 동일한 반면 국내판은 카드 문양마다 각각, 즉 4x4=16개의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또한 재질의 경우 국내판은 흔히 구매할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트럼프 카드이지만 북미판은 종이에 코팅한 듯한 재질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UNO'카드가 이런 재질이었을 겁니다.


그나저나 왜 테토의 조커가 4장이나 있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포일 카드. 빛을 반사하긴 하지만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상태도 그렇게 좋지 않군요.

스티커입니다. 9가지가 있으며 캐릭터 부분만 따로 컷팅되어 있습니다. 원하시는데 붙히면 되겠네요.


이렇게 모든 구성품을 살펴보았습니다.



DVD, 사운드트랙 재생


DVD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코드가 우리나라와 달라서 재생이 안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드프리가 출동하면 어떨까요?



완제품 PC가 아닌 개별(단독)로 구매한 DVD 드라이브는 사전 지역코드가 등록되어있지 않습니다. 이 경우 어느 지역의 영상이나 재생이 가능하며 이는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럼 컴퓨터에 디스크를 넣고 재생시켜보도록 하죠.



말 많았던 소니코 애니 광고가 나오네요. 물론 영어 나레이션.



DVD 메뉴 또한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블루레이 역시 동일합니다.


여기서 특이사항이자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영어음성일 경우 자막을 끌 수 있지만 일본어 음성의 경우 자막을 끌 수가 없습니다. 이는 블루레이 또한 동일합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에서 별도로 자막을 끌 경우 나오지 않습니다. 즉 소프트자막(soft-sub)이라는 것이죠.



영어음성일 때는 대사는 자막이 없고 화면에 나오는 글자만 전부 번역되어 있습니다. 꼼꼼하게 번역이 잘 되어있습니다.

사실 자막이 아주 완벽하게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특전영상에도 자막이 있고



블루레이에서는 글자 폰트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서 바뀌고



코멘터리 역시 완전히 자막이 입혀져 있습니다. 예전에 바케모노가타리 코멘터리 역시 자막번역이 되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저로서는 환영할 일입니다. 영자막을 읽는게 더 힘들수도 있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화질은 일반적인 DVD 화질입니다. 좋지는 않죠. 특히나 블루레이 환경을 재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기에서 DVD는 확실히 구닥다리 화질로 보입니다.




사운드트랙의 경우 친절하게 CD_TEXT가 입혀져있습니다. 대부분 제목이 원래 영어라서 원판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블루레이 재생, 분석


아쉽게도 저에게는 PC용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없습니다. 유일하게 블루레이를 재생하는 기기는 PS3고 화면을 캡쳐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없습니다. 부득이하게 화면을 카메라로 찍어야했습니다.



블루레이 메인화면 구성입니다. 메뉴가 있는데 이는 많은 블루레이 타이틀과 같이 팝업메뉴로 재생시에도 동일한 메뉴가 표시됩니다.





가장 중요한 자막부분인데, PC에서는 프로그램 설정으로 자막을 끌 수 있었지만 PS3 재생메뉴에서는 아에 자막 버튼이 막혀있습니다. 반드시 팝업메뉴를 통해서만 자막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PC에서는 DVD와 동일하게 자막을 끌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지지만 PS3와 같은 일반 재생기기에서는 자막을 끌 수 없다는 것을 염두해두셔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막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는게 이건 원래 북미판이고, 자막 퀄리티 또한 상당히 좋다는 것입니다. 노래가사 번역은 물론 위에서 언급한 자막 폰트의 세밀한 설정, 오디오 코멘터리의 비프음 주석까지 충실히 달려있습니다. 이거보고 깜짝 놀랐네요.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화질입니다. 위에서 어떻게 블루레이 1장에 2~4편 들어가는 애니를 9편이나 넣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이기도 합니다.


먼저 대부분의 일판 애니 블루레이는 싱글레이어 블루레이로 제작되지만 이렇게 애니를 많이 넣는 북미판의 경우 대부분이 듀얼레이어로 제작됩니다. 싱글/듀얼레이어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듀얼=용량 2배이며 자세한 사항은 검색해보시면 나옵니다.


또한 사용한 영상의 비트레이트, 코덱 또한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일본에서 나오는 블루레이의 경우 최고 비트레이트 40 Mbps가 거의 고정되어있는 형태의 그래프를 보입니다. constant bitrate 2 pass 한듯한 비트레이트 변화 양상을 보이죠. 



하지만 북미판의 경우 비트레이트 변화가 훨씬 심한 편입니다. 최대 35 Mbps 정도로 보이며 정적인 구간일수록 비트레이트가 떨어지며 최소 10 M대까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효율적이라면 효율적인 압축 방법이고 사실상 거의 구분을 하지 못할 차이지만 극소수의 유저들에겐 화질 손실을 논할 수 있는 레벨입니다. 

물론 블루레이를 리핑하여 다시 인코딩 한 경우보다는 훨씬 나은 화질을 보여줍니다. 립버전과 북미판을 비교하면 동적부분에서 립버전의 데이터 손실을 눈에 띌 정도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음성 코덱 또한 일판에서는 무압축 LPCM 2채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이번 경우에서는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압축된 형태인 DTS-HD 오디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덱을 사용하는 만큼 라이센스 비용이 드는데 과감하게 사용했네요. 무압축/압축의 차이일뿐 둘 다 무손실 코덱으로 오디오에서 차이점은 0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발매한 바케모노가타리, 마도카마기카 같은 블루레이 정발판에서는 일판과 같은 LPCM을 사용했습니다. 용량을 줄이기 위한, 그리고 더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아쉽게도 드라이브의 부재로 글로만 간단히 분석기를 적었는데, 더 상세한 정보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분석을 하신 다른 분들의 블로그 링크를 걸어봅니다.


[감상기] 북미판 일본 애니 BD의 예시 비교, 단상

[http://dvdprime.donga.com/g5/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800013]


애니 블루레이 감상 - TARI TARI 1권

[http://egloos.zum.com/knousang/v/3361112]



결론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저렴한 가격+괜찮은 구성+블루레이 퀄리티 이 정도만 해도 자막 정도는 감수하고 지를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작품들(페스나 리메이크, 소드아트온라인)의 경우 북미판 가격이 일판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잘팔리는건 비싸게판다 이건가. 이런 것들만 제외하고 블루레이 소장하고 싶은데 일판은 비싸서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면 북미판 구매도 추천할만 합니다. 근데 지금 환율이....ㅠ


여담이지만 북미판 블루레이를 일본에 다시 역수입해서 팔기도 합니다. 당장 '노 게임 노 라이프'의 1기 구성 일반판이 일본 아마존에 등록되어 팔리고 있습니다. 



판매원이 북미판 유통업체인 sentai flimworks로 나옵니다.


아마존 리뷰로 자막이 안 꺼진다는 것을 보아 북미판과 동일한 제품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데다가 일본은 배송대행료까지 비싸서 굳이 일본에서 북미판을 구매하실 이유는 없을겁니다. 이상으로 길고 긴 북미판 애니 블루레이 리뷰를 마칩니다.

  1. (미국에서는 블루레이+DVD 합본발매로만 3D 버전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