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그레이드 중.......단

기존 글에서 잠깐 보여드렸지만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위해 열심히 작업하던 중 그래픽카드가 케이스에 안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절망해서 애써 해결책을 찾아보았습니다만, 케이스를 새로 사야한다는 결론 외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픽카드를 포기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가성비 최고의 3R SYSTEM (일명 삼알) K200 김이백 케이스 구입

구입 당시 튼튼해서 10년은 쓸 줄 알았던 김이백 케이스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새로운 케이스를 지르기로 했습니다. 케이스는 별도의 하드렉 등을 제거하지 않은, 모두 장착된 기본상태에서 300mm 이상의 긴 그래픽카드가 들어가는 케이스를 찾아봤고, 가격 낮은 순으로 정렬하니 이게 나왔습니다.


BRAVOTEC 스텔스 EX



http://shopping.phinf.naver.net/main_6782250/6782250786.20130301112950.jpg


요즘 대세인 미니타워, 예전 대세인 미들타워도 아닌 무려 빅타워로 분류된 녀석입니다. 딱 봐도 '빅'하게 생겼죠. 실제로는 E-ATX가 좀 버겁게 들어가는 좀 많이 큰 미들타워급이라고 하던데 여튼 이 제품이 하드 8개 + 300mm 그래픽카드를 달 수 있는 케이스 중 가장 싼 녀석이라서 질러봤습니다. 

사용기를 좀 찾아보려고했는데 1년 전에 출시한 제품인데 인기가 없는건지 쓸만한 사용기가 별로 없더군요. 그래도 이 가격에 빅타워라니, 일단은 지르고 생각해보죠.


박스가 반파되어서 와서 박스샷은 없습니다. 일부러 토요일 배송하는 업체에 주문했는데 토요일날 안 보내주는 센스..ㅠ




김이백 케이스도 전혀 작은 케이스가 아닌데 이건 더 큽니다. 아마 제 주위에서 이거보다 높이가 높은 케이스는 본 적이 없네요. 




상단 팬, 수냉 홀 4개, 확장카드 슬롯 8개, 하단파워 장착 등 요즘 추세에 맞는 레이아웃입니다. 


후면팬은 120mm로 놀라운 점은 팬이 그냥 하드디스크 4핀 커넥터가 아니라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CPU쿨러같은 3핀 커넥터입니다. 즉 팬 속도를 메인보드에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아주 잘 했습니다.


확장카드 슬롯은 통풍을 위해 구멍이 뚫려있는데 필터는 없습니다. 전 그냥 막아버렸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상단팬 컨트롤러 / 하드 도킹포트 / 전면팬 컨트롤러


앞에는 뭐 흔히 보는거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USB3.0이 2포트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아니네요



상단 팬은 필터랑 메시망으로 덮혀있고 120mm 팬 2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필터 없는 케이스는 나중에 보면 먼지가 엄청난데 요즘은 상단팬이 있으면 웬만하면 필터를 넣어주니까요.

공간이 꽤 넓고 팬 제거가 쉬워 여기에 수냉 라지 다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케이스 내부


샤시의 두께는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입니다. 손으로 누른다고 휘는 수준은 아닌데 옆판의 경우 손으로 비틀면 비틀림이 조금 있습니다. 김이백의 경우 옆판을 비틀어도 절대로 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얇은 철판인 건 확실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단팬이 빠진 건 아쉽지만 그래도 먼지필터는 넣어놨습니다. 파워하단에도 먼지필터가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렉은 왜 그런지 몰라도 8개 장착이라고 해두고 4개만 줬습니다. 왜죠? 홈페이지에서 따로 팔긴 파는데 자사의 같은 플랫폼의 팀킬 방지용인지도 모르겠네요. 상위 버전인 스텔스 FX는 8개 다 넣어줍니다.

근데 이 하드렉도 조금 이상하게 만들어서 실제로 8개를 다 쓰는 건 불가능합니다. 아래쪽에서 다시 말씀드리죠




전면에도 먼지필터가 있는데 슬롯마다 개별적으로 필터가 들어있기 때문에 나중에 청소할 때 꽤 고생할 것 같습니다.





구성품


봉지 안에는 나사, 먼지마개, 1회용 타이, 부저스피커, 사용설명서, BRAVO 로고(?) 등이 들어있습니다. 나사 갯수는 필요한 거 + 1 정도라 모자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usb3.0헤더는 그렇다 치더라도 usb2.0헤더, hd오디오 헤더 등이 튜브로 깔끔하게 슬리빙되어있고, 스위치선들도 깔끔하게 블랙 일체로 나와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가격대에 맞지 않는 마감이네요. 저렇게 해두면 선은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팬 전원은 전면과 상단 따로 연결해야 합니다. 왜죠? 그냥 선 하나 따와서 나중에 나누면 안 되나요?


상단 하드 도킹용 sata선이랑 일반4핀 선이 제공됩니다. sata전원 커넥터가 아닙니다. 참고하세요




하드디스크를 장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특이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상품설명 이미지를 갖고오도록 하겠습니다.




빨간 박스 안 문구가 심히 거슬리는 건 저뿐인가요?

참고로 특허번호 '30-'은 디자인 특허입니다. 기능이랑은 별 상관없는 특허입니다. 


케이스에는 사일런트 가이드 2개, 무나사 가이드 2개가 있습니다. 일반 유저들에게는 나쁘지 않지만 저는 부족합니다. 여튼 장착해보죠.




이렇게 실리콘에다 특수한 나사를 결합하여 고정합니다. 저 사람은 대단하네요. 어떻게 십자 나사를 '별도의 공구 없이 손으로 누구나 간단하게' 장착할 수 있다는거죠? 안 됩니다. 어차피 드라이버는 조립할 때 필수니 그거 쓰세요.





이런 느낌입니다. 은근슬쩍 새로 산 하드 자랑중



그런데 빨간 박스 안의 내용이 무슨 말인가 하면




왼쪽이 사일런트 하드가이드, 오른쪽이 무나사 하드가이드입니다.

똑같은 하드인데 왼쪽의 높이가 더 높고 나사구멍도 위로 조금 튀어나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진동방지용 실리콘 때문에 높이가 높아진다는 겁니다. 

문제는 진짜로 사일런트 가이드를 2개 붙혀서 장착할 수 없습니다. 하드 윗면에 가이드 하단이 닿습니다.일런트 가이드 위에는 무조건 비워야합니다. 이런 비효율이 어딨나요. 그냥 설계 미스지. 사일런트 하드가이드를 쓰면 8개까지 끼울 수 있는 케이스에 하드 4개 밖에 안 들어갑니다. 이게 의도적이라면 제조사가 별 생각이 없는겁니다.


대신 저 처럼 그 사이에 얇은 SSD 등을 끼워넣는 꼼수를 쓴다면 그 사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약 2시간 반 정도를 낑낑댄 결과 사진찍고, 상단부 선 전부 개조하고, 하드 도킹을 빼서 5.25베이에 박고, 하드 조립하고 선 정리를 마쳤습니다. 즉 뚜껑만 닫으면 완성상태죠.


그런데 사진으로 봐도 그래픽카드가 아래쪽으로 휘어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무겁기도 하구요. 다른 케이스나 좋은 그래픽카드는 카드 지지대를 따로 넣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녀석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지대를 만들어보기로 했죠.




집에 굴러다니는 나무토막을 몇 개 쌓아서 고정했습니다. 아마 짝퉁젠가블록이었던가 그렇지만 이미 그 용도를 잃어버린 지 오래. 이젠 지지대로서 생을 살아가겠네요.

친구는 나무젓가락 받쳐놨다던데 얼마 안 가서 휘어버렸다고 하더군요... 괜찮아요. 이 녀석이 휠 일은 없을거에요.




옆판을 닫았을 때


아까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었는데 바로 측면에 아크릴판이 달려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LED 팬 달린 쿨러를 사놓을 껄 그랬습니다. 그래픽카드만 그저 쓸쓸히 빛나겠네요.




전면쿨러가 시원하게 돌아가지만 지금 방 안 온도는 32도...


간단한 케이스 사용기를 적어보면

* 전면 메시 망 구조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전면이 뚫려있는 구조라 하드디스크 모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온다. 여전히 내 컴퓨터는 아이들 시 팬소음보다 하드소리가 더 크다.


* 사일런트 하드가이드는 조용하지만 무나사 하드가이드는 엑세스 소음이 좀 있다. 조만간 그 해결책에 대해서 고민해봐야겠다.


* 팬 속도는 High로 해두어도 빠르지 않은 편. 그 만큼 소리도 시끄럽지 않다. 소음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으면 항시 High모드로 해두어도 될 듯 하다. 조금 더 빨리 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운 부분.

Low 모드는 저소음 시스템에도 충분히 조용하다. 하드디스크가 더 시끄러우니까.


* 그래픽카드 or CPU 발열처리는 잘 되는 편. 특히 상단팬이 열을 잘 빼줘서 김이백보다 열처리능력 자체는 더 좋게 느껴진다. 


* 상단 LED들이 상당히 밝은 편. 특히 전원버튼이 보고있으면 눈 빠지게 밝은데 위에 포스트잇 한 장 붙히니 딱 적당한 밝기로 변했다. 


* 본체를 오른쪽에 두고 오른손잡이라서 몸쪽에 가까운 버튼을 누르기 쉬운데 그게 리셋버튼이라서 헷갈리기 쉬움.


* USB, 오디오, 도킹 단자에 먼지방지 용으로 마개를 준다. 쓸 데 없지만.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한 마디로 요약하면


가격대비 상당히 쓸만한 케이스


입니다. 공간이 넓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김이백 케이스보다 조립 자체는 쉬웠습니다. 마감도 괜찮고 두께도 나쁘지 않구요. 뭔가 많이 이상한 하드디스크 장착 방법을 제외하면 저렴한 빅타워 케이스로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새로 맞춘 사양은 좀 더 써봐야할 것 같네요. 아직까지 하드 백업중입니다.

글픽카드 쿨러가 떨리는지 풀로드 시 약간 공진이 느껴지는데 며칠 지켜보고 안 되면 수리 보내봐야겠네요.



ps. 참고로 같이 조립한 거실컴



아기자기하게 들어간 컴퓨터입니다. 내장그래픽의 위엄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원래 하드 1개 장착용으로 선택했는데 아버지께서 원래 OS는 다른 하드에 깔아야된다고 주장하셔서 하드 2개 장착.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네요. 1테라 하드 공간이 600기가 넘게 남았는데 OS 깔면 어때서...


뭐 나중에 SSD 사게 되면 하드만 교체하면 되니 그건 간편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