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1권 감상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세계가 게임이란 사실은 나만이 알고 있다 1권 & 노 게임 노 라이프 1권 감상



어쩌다보니 사게 된 2권입니다. 표지는 1권과 같이 단가 상승의 주범인 입체 문양이 입혀져있네요



Q1. 이건 라이트노벨이 아니고 게임 위키인가요? ver.2


사실 1권은 긴가민가 했습니다. 재미를 느끼려고 보는 라이트노벨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지나치게 많아서 지루하게 느껴졌었죠. 불행이도 2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설명이 많다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전 이런 문장이 익숙합니다. 왜냐면 스팩시트에 익숙한 공대인이기 때문이죠. 딱히 문장의 재미 보다는 사실 전달이 중요한 공대문장처럼 이 글은 비록 화자인 주인공이 중간중간 딴지를 거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게임 시스템의 설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반 이상입니다. 


물론 1권에서는 게임의 첫 기반부터 모조리 설명하느라 무슨 위키를 읽는 느낌이었지만 2권에서는 그래도 기본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있으니 설명이 조금 덜 지루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아시발꿈 해결법


번역판의 승리


이 말인즉슨, 1권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면 2권을 읽는 데 상당한 지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주인공 성격, 주변과의 관계, 핵심 에피소드만을 기억하면 다음 권을 보는 데 큰 지장이 없는 라이트노벨들과는 달리 1권의 내용, 특히 버그의 내용과 시스템을 샅샅히 기억하고 있어야 읽어나가는 데 지장이 없다는 말입니다. 게임을 좀 하신 분들이라면 게임 특성을 쉽게 기억하는 것처럼 단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들에 대한 배려는 분명 부족합니다.



Q2. 서술 트릭이 뭔가요?

조금 더 심각하게 들어가보죠. 작가 후기에서 원작자가 "서술 트릭"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자기는 그게 너무 좋다면서 본문에서 팍팍 쓰고 있었죠. 

이게 뭔가하면 간단히 말해서 '떡밥'입니다. 은연중에 뒷 스토리 전개에 핵심이 되는 문장을 몰래 슥 깔아두고 나중에 갑툭튀하며 '나 이거 분명히 앞에서 언급했음. 문제없잖아. 못찾은 니가 바보임'하는 대충 이런 겁니다. 고전에서 접하는 복선으로 보기에는 첫 임팩트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미리 발견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그냥 은연중에 흘리는 떡밥이죠.


문제는 전 이걸 싫어합니다. 말이 좋아서 서술 트릭이지, 그냥 인간 기억력의 헛점을 노린, 독자 등처먹기 수단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다른 소설들처럼 떡밥만 무수히 던져두고 회수를 똑바로 안하는 그런 것에 비하면 1권에서 뿌린 것들을 어느 정도 착실히, 아니 치밀히 회수해나가는 것을 보면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3. 왜 외전 길이가 본문의 1/3이나 되죠?


2권 본문이 끝나면 130페이지 정도 되는 외전이 존재합니다. 주인공 시점이 아닌 서브캐릭터 시점에서 구술되는 내용인데, 내용을 말하면 네타바레가 되어버리니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이걸 읽어보고 놀랐습니다. 본문보다 3배 재미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주절주절 설명이 없었거든요.


비록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서 놀랄만큼 잘 쓰거나 한 건 아니라고 보여지지만, 단지 본문에서 설명만 빼고 스토리를 진행했을 뿐인데 이렇게 몰입력이 높아질 수 있다니. 게임+버그로 이루어진 복잡한 시스템을 글로만 설명해야하는 라이트노벨의 한계를 보았습니다. 그걸 본문에 녹이지 못하고 주절주절 설명하는 작가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Q4. 그래서 재밌나요?


재미는 있습니다. 위의 꽤 많은 단점들을 제외하면 게임 시스템에 관심이 있고 유투브에서 게임 버그 플레이를 보고 재미를 느끼신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단 1권만 사서 읽어보세요. 문장이 본인에게 맞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니까요.


이런 류의 소설은 가면 갈수록 재미있어지거나 아니면 급격하게 재미없어질겁니다. 아직은 뿌려놓은 게 있어서 그걸 회수해나가면서 설명이 점차 줄어든다면 확실히 재미있어질겁니다. 다만 권수가 계속되면서 이러한 설명들이 줄지 않고 계속 내용을 붙히고 붙히고 붙혀나간다면 '그딴 게임 니나 해라'하는 식으로 포기하게 될지로 모릅니다. 아직까진 애매하지만 일단 3권 나오면 사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