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이어폰?


기존 글에서 개인적으로 AX30/35가 끌린다는 말을 했습니다. 딱히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소리를 한 번 들어보고 싶었죠. 친구가 늘 얘기했던 "ER4에 저음만 보강되면 최강일 것 같은데..."의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이기도 했으니까요. ER4 듀서에 진동판으로 저역을 보강한 하이브리드 이어폰. 최근 쓸데없는 트랜드인 하이브리드와 플랫의 대명서인 ER4가 만난다면? 당연히 기대감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막상 도전하기에는 가격대가 비쌉니다. AX30은 저음 진동판 특성 상 좀 흐리멍텅하다는 평이 있었고, AX35는 국내가 8만원입니다. 비싸죠. 그럴바엔 제 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포낙[사용기 링크]을 쓰겠습니다.


그런데, 함정은 중국에서 날아왔습니다. AX35가 중국발송 한국직배송해도 6만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6만원이면 듀서 2개 단품가격보다 싸죠. 1일 한정이라 지금은 끝났지만, 왠지 이 정도 가격이면 한번 질러볼 만한 것 같아서 과감하게 질렀습니다. 영 안 맞으면 팔아도 되니까요.


그 동안 모 커뮤니티에서는 이거 가지고 신나게 싸웠습니다. 지금은 "역시 시끄러운 제품은 별 볼일 없다"라는 결론과 함께 잠잠해지긴 했지만 그만큼 관심이 많은 제품인 건 확실합니다.


그렇게 주문한 뒤 1주일 쯤 지났을까. 제품이 도착했습니다.



개봉



오 의외로 깔끔한 포장입니다. 크기는 딱 구지폐를 반 접은 크기. 중국산의 발전이 무섭네요.



놀랍게도 영어가 정확합니다. 이런것에 감동하는 나도 이상하지만요..



제품 역시 스펀지로 잘 고정되어 있습니다. 메뉴얼도 있네요.



별 말은 없습니다.



저를 더욱 놀라게 한 캐링케이스(로 추정되는 철제통). 최소한 싼느낌은 안 납니다.

대신 절단면이 살짝 날카롭던데 손이 베일 정도는 아니고 그냥 거친 정도라 나중에 사포로 살살 갈아주면 될 것 같습니다.




동봉된 팁입니다. 국내판매분량에는 더블팁을 준다고 하는데 똑같은 팁이 집에 있으므로 비교는 가능합니다.


이어가이드는 PL30에 딸려온 그 이어가이드보다 말랑말랑하고 편하긴 한데 제가 이어가이드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안 쓰기로 했습니다.


실리콘 팁 역시 두껍고 마감 역시 수준급입니다. 그것보다 저를 더욱 놀라게 한 구성품은 폼팁인데, 재질이 컴플라이 폼팁과 아주 유사합니다. 하지만 내구성이 걱정되는군요. 정품 컴플라이 팁도 한 달 쓰니까 막 떨어져나가던데 이거라고 크게 다를 것 같진 않거둔요...



제품 디자인

제품 사진을 너무 대충 찍은 것 같아서 다시 찍어봤습니다.





디자인이야 중국 제품들의 숙명이자 어떻게 보면 절대로 단시간에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산에 예쁘장한 디자인을 바라지도 않으니 그렇다고 칩시다.

그리고 조립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크래치가 유닛 뒷부분에서 보입니다. 제가 130만원 K3003을 산 건 아니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문제는 비슷한 재질인 K3003에서도 스크래치가 나왔다는 소문이.... 안습


제품의 내구성면에서는 만족스럽습니다.

케이블이 가장 인상적인데, 방탄 피복 케이블이라고 광고하지만 여기다 총을 쏴볼수도 없고 믿지도 않습니다. 다만 탄성이 적절하며 잘 꼬이지 않는 점에서는 충분히 칭찬할만한 수준입니다. 다만 투명한 케이블이라 차후 누렇게 변색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스플리터와 플러그 역시 견고합니다. 광고 말대로 과연 단선이 안 될지는 두고봐야겠죠.

유닛의 경우 통알루미늄을 깎아서 만든 녀석으로 부서지진 않을 것 같네요. 무게도 그렇게 무겁진 않구요.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마감은 살짝 아쉬운 수준입니다.


실생활 시 특성


일단 확실히 못 박고 가겠습니다. 아웃도어에서 사용하지 마세요. 소음 유입이 오픈형보다 살짝 나은 수준입니다. 핸드폰 번들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상당한 양의 외부소음이 유입됩니다. 마치 소니의 극악의 차음성을 자랑한 EX600/1000 모델을 보는 것 같군요.

또한 EX600/1000와 같이 풍절음이 심합니다. 바람이 불면 귀에서 바람소리가 증폭되어 들립니다. 커널이지만 인도어에서 사용하시는 걸 다시 한번 추천합니다.


케이블이 투명하다보니 알록달록해서 조금 튀는 듯한 느낌은 있습니다. 단색이면 모르겠지만, 혹은 커스텀 케이블 신봉자가 아니라면 싸구려같이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재 덕분에 터치노이즈는 돌려서 착용하면 거의 없습니다. 클립이 없는 대신 이어가이드가 있으니 귀 뒤로 돌려서 착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항값이 12옴으로 낮은 대신 화노가 꽤 나오는 편입니다. 화노가 심한 디바이스에서는 거슬릴 정도의 화노가 출력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R4 듀서?

음색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ER4 듀서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음색평가 시 이 ER4 듀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은 ER4 듀서, 즉 ED-29689(이하 편의상 ER4 듀서)를 장착한 제품입니다. 그래서 유명해지기도 했구요. 사실여부에 대해서 잠깐 떡밥이 돌았지만 중국의 생산라인에서 조립과정을 찍은 사진이 올라와 사실로 판명되었습니다.


http://www.jdbbs.com/thread-4997709-1-1.html


ER4 시리즈는 1991년도에 만들어져 아직까지 생산, 판매되고 있는 초장수 이어폰입니다. 그 당시에도 DFE 보정을 한 뒤 가장 플랫한 이어폰으로 알려져있고, 플랫 하나만큼은 어느 제품 못지않은 성능을 보여준 이어폰입니다.


문제는 이 제품이 오래전에 나오다보니 최신 듀서에 비해서 '기술적으로' 뒤쳐지는 것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는 엔하위키 미러 설명을 가져와보죠


이 회사제품에 공통되는 특징으로 다른 커널(귀마개)형 이어폰들보다 삽입 깊이가 훨씬 깊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덕분에 차음성이 매우 좋아지고[19] 음질적인 측면에서 저음보정이 쉬워지면서 중,고음부가 날카로워지는것을 방지할 수 있다.[20] 그러나 귓구멍이 작은 사람이나 처음끼는 사람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착용감과[21] 깊숙한 착용법 때문에 청결도 관리를 소홀히하면 귀와 관련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 같은 문제가 있다.


[20]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의 삽입깊이에서는 공진에 의해 7~10khz가 증폭되는데 반해 깊은 삽입을 할 시에는 사람에게 잘 안들리고 이어폰 자체적으로도 출력이 낮은 15~17khz가 증폭이 된다.


http://mirror.enha.kr/wiki/%EC%97%90%ED%8B%B0%EB%AA%A8%ED%8B%B1%20%EB%A6%AC%EC%84%9C%EC%B9%98#s-3


결국 ER사가 의도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아래의 무시무시한 3단팁이 필요합니다.




에티키즈에 장착된 Gray 3-flange in-ear eartips


흔히 고막강x, 고막파괴 등의 말을 탄생시킨, 정말 첫 착용시 귓구멍이 찢어질 것 같은 착용감을 자랑하는 팁. 이 팁을 장착해야만 제조사가 디자인한 소리를 고막에 전달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물론 에티키즈같이 유닛이 작으면 쉽습니다. ER4도 간단하죠. mc5, im716? 뭐 좀 두껍긴 하지만 다 들어갑니다. 그런데 ax35? 그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BA를 사용한 이어폰 중 저렇게 무식하게 귀를 뚫어버리는 이어폰은 없습니다. 공진이 발생해도 그걸 다 제어해서 플랫함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단일 BA로 부족한 것들은 BA를 더 많이 박아버렸고, 최근[각주:1]에는 다이나믹 진동판과 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ER4 듀서는 대역폭이 넓지 않아서 '쭉 뻗는 고음'을 표현하는 게 힘들죠. 거기에 저음 역시 다이나믹과 같이 부드러운 소리를 만들기가 힘듭니다. 중음만이 강조된 소리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죠. 만약 플랫한 소리 = 진리 였다면 모두가 ER4만 쓰고 다른 이어폰은 나올 필요가 없었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런 많은 단점이 있는 듀서이기 때문입니다.


팁의 장착방법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이어폰은 삽입길이에 대해서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제조사에서 이를 의식한건지 아니면 그냥 설계미스인데 이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지만, 여튼 팁을 장착하는 방법이 2가지입니다.



왼쪽이 기본상태, 오른쪽이 팁을 손으로 더 밀어넣은 상태입니다(이하 깊숙이). 이렇게 두 가지 방법으로 착용이 가능하며, 노즐구경이 맞는 팁은 거의 대부분 두 가지 방법으로 착용이 가능합니다[각주:2]. 보통은 오른쪽과 같이 밀어넣은 방법으로 착용하는 게 더 좋다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취향에 맞추어 조절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오른쪽과 같이 장착하면 간혹 측면 덕트가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위 사진과 같이 막히지는 않고 공간을 유지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떡해야 제조사가 의도한 음색을 들을 수 있지?

모 사이트에서 논란떡밥이 계속 돌 때, 제품간의 편차가 꽤 있다는 말이 들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제품이 과연 표준에서 어떤 쪽으로 쏠린 소리일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또한 이 제품은 팁에 따라서 소리가 극과 극으로 변하는 제품입니다. 아래쪽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모든 팁을 테스트할 수는 없었으므로 제가 수십번의 실험 후 가장 만족한 팁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따라서 아래 평가는 개인마다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기본 실리콘팁을 정상상태로 장착하고 처음 들었을 때 감상은 딱 2가지였습니다.


1. 소리가 꽤 어둡다. 살짝 답답하다.

2. 7kHz가 쏜다.


1번은 팁의 문제일 수 있으니 팁을 바꾸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쉽게 해결이 되더군요. 노부나가 더블팁이라고 불리는, 노즐구경과 크기가 적절한 더블팁이나 슈어용 살색 폼팁 등을 깊숙이 장착하여 들으면 저음이 답답한 현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0% 음색을 바꾸진 못합니다.


문제는 2번입니다.

사실 이 제품을 방출하게 된다면 가장 큰 원인은 7K가 쏜다는 것일겁니다. 이유는 위에 나와있듯이 삽입길이의 부족. 처음 듣자마자 'er4에 슈어 실리콘팁을 끼우고 대충 꽂아서 듣는 소리'가 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치찰음이 발생한다, 고음이 쏜다, 대역폭이 다 안나온다 등의 문제는 모두 제품튜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유닛삽입이 덜 되어서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가지고있는 모든 이어팁을 꺼내서 가장 깊숙이 들어가면서도 차음이 정상적으로 되는 이어팁을 찾아봤습니다. 심지어 에티키즈5에 동봉된 투명한 3단팁을 개조해서 노즐을 키운다음 이 제품에 장착시켜보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셀 수 없는 삽질로 나온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의 필터를 뚫는 등 비가역적인 튜닝은 제외하였습니다.


* 고음에 관련된 문제는 거의 대부분이 삽입길이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것일 것이다. 팁을 빼서 ER4 3단팁 삽입위치까지 유닛을 꼽으면 고음문제는 다 사라진다.

* 고음문제는 팁을 꽂으면 완벽히 해결할 수 없었다. 그나마 폼팁을 장착하면 7K를 좀 잡아주어서 치찰음은 사라진다.

* 혹은 아에 유닛을 귓구멍에서 멀리 위치시켜 치찰음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더블팁 등을 사용하면 위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FR상으로는 안정적인 음색이나 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있다. 또한 더블팁 중에서도 노즐이 크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 유닛을 깊게 삽입할 수록 팁에 따라 저음양이 꽤나 늘어난다. 기본팁을 깊숙이 장착하여 고막과 가깝게 위치시키면 마치 트리플파이를 듣는듯한 소리가 난다. 그만큼 저음선이 두텁고 양이 많아진다.

* 고음문제를 그나마 가장 해결한 팁은 3단팁. 다만 이 역시 더블팁과 같이 길이가 길어져서[각주:3] [각주:4] 소리가 살짝 울리고 깊이 장착할 경우 팁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귀에서 꺼내기가 곤란해서 결국 포기.



제가 1차적으로 들어보고 내린 결론으로 이 중 가장 깊숙이 장착할 수 있으며 7k 쏘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팁은 PL30에 동봉된 폼팁 small size를 유닛 깊숙이 장착하는 방법. 이 경우 필터의 위치와 팁의 위치의 차이가 거의 1mm 미만으로 가장 가깝게 장착할 수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7k가 살짝 쏘지만 뭐,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음이 아주 많아집니다. 트파를 넘볼 양이군요. 전에 사용기를 작성한 mh1[사용기 링크] 정도는 아니지만, 저음 질이 좋아서 듣기 거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원래 소리보다는 저음이 꽤나 많아서 EQ로 줄여서 들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특정 음원에서 올라오는 아주 깊숙이 저음이 거슬려서 일단 보류.


그 다음 선택한 건 동봉된 폼팁. 내구성이 걱정되지만 일단 이 팁을 깊숙이 장착하는 방법으로 들어봤습니다. 장착 전에 팁을 압축시켜서 최대한 고막에 가깝게 장착했습니다.

위 팁에 비해 과한 저음이 많이 사라지지만 극저음~저음 위주로 사라져 중저음은 역시 남아있어 살짝 답답합니다. 그리고 12k 이상의 고음이 거의 잘린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7k 피크는 꽤나 안정되었고, 앞의 두 문제를 EQ로 어느정도 보정이 가능했으므로 이 팁으로 2차 결론을 내렸습니다. 


나중에 더 들어보고 이 결론 역시 바뀔 수 있지만 지금은 여기까지 들어보고 음색에 대해서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색에 대한 평가


저음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진동판이라고 해서 싸구려의 붕붕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고 단단하고 타격감이 좋고 질감도 괜찮은 저음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동봉된 폼팁을 쓰면 그런 저음의 장점의 일부가 날아갑니다.

이를 유지하더라도 풍부한 저음을 맛보실 분들은 실리콘 팁을 깊숙이 장착하시면 됩니다. 정말 트파랑 비슷한 저음을 맛볼 수 있습니다.

중저음이 조금 갑갑한 편입니다. 이건 팁에 관계없이 공통적인 현상이었는데, W자 형태의 FR을 좋아하는 저이기 때문에 플랫 기준이라면 그러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답답하고 어두운 소리가 많은 사람들의 의견으로 보아 의도적인 튜닝으로 보입니다. EQ로 깎을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두운 느낌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중음은 ER4 특성을 거의 따라갑니다. 특히 보컬쪽 표현은 ER4랑 완전히 똑같은 느낌이 듭니다. 바로 앞에서 속삭이는 듯한 음색은 역시 ER4 듀서만한 게 없네요. 혹자는 너무 가까워서 거부감이 들 수 있다고 하지만 이런 가까이 위치한 보컬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중고음과 고음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삽입위치에 따라서 7k 피크가 존재할 수도 있고 고역 대역폭이 댕겅 잘릴수도 있습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아쉬운 부분인데, 노즐크기를 작게 만들어서 저역에 대한 손실이 있더라도 ER4 위주의 튜닝을 해서 3단팁을 꽂을 수 있었더라면 이 제품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아니면 다른 듀서(TWFK)같은 걸 쓰던가....

고역의 표현 역시 ER4를 따라가는데 대역폭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어둡다는 느낌이 더욱 커집니다. 하지만 질감의 표현 등이 ER4와 유사한 것은 중역과 동일합니다. 다만 ER4에서도 그랬지만 장시간 청취 시 귀가 피곤해지는 느낌이 간혹 듭니다. 이 제품 역시 예외없이 그러한 느낌이 듭니다. 듀서가 같아서 느낌도 상당히 비슷하네요.


공간감은 덕트가 뚫려있긴 하지만 ER4와 확연한 차이를 내주진 않습니다. 인이어 이어폰 치고는 적절한 스테이징의 크기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해상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타격감도 팁에 따라 다르지만 잘 나오는 편입니다. 


장르매칭의 경우 보컬곡, 클래식 등의 생악기를 쓴 곡에 대해 매칭이 좋은 편입니다. 이건 ER4와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팁을 맞추어 저음양을 조절한다면 힙합이나 랩쪽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일렉기타와 드럼을 쓰는 락/메탈 쪽인데, 팁에 따라 심히 거슬려서 귀가 쉽게 피곤해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일렉트로닉 쪽도 매칭이 안 맞는 음악은 정말 던저버리고 싶을 정도로 안 맞습니다.


결론


이 글이 올라오는 시점이라면 이 제품에 대한 거품이 많이 빠지고 중고장터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제품일 것입니다. 궁금하시면 한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ER4 + 저음을 원했던 분들이라면 더더욱 청음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쉴 새 없이 언급했던 문제, 바로 노즐 구조와 삽입 깊이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치찰음이 들을만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저는 이게 끝까지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부족해지는 대역폭.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에 따른 선호도와 호불호가 갈릴 것이 분명하므로 구매를 무작정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시도는 좋았습니다. 결과물도 그럴싸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소리 그대로 노즐크기만 작게 해서 나온다면 전 바로 팔고 넘어갈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오진 않을 것 같네요. 아님 ER4 듀서대신 TWFK를 달고 후속작을 출시할 지도 모르죠. 중국은 항상 알 수 없는 나라니까요.




  1. (물론 예전에도 UE에서 나온 슈파5 EB 등이 있긴 하지만 저음이 너무 강해서 매니아만 찾는 제품이었으니 패스...) [본문으로]
  2. (단 트리플파이용 실리콘팁은 오른쪽같은 상태가 잘 유지되지 않습니다.) [본문으로]
  3. (왜냐하면 기본 상태로는 당연히 3단팁을 장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팁을 개조해 큰 노즐을 장착하게 해야하는데, 이 경우 기존 노즐이 들어가는 부근이 텅텅비어 더블팁과 같은 효과가 발생합니다.) [본문으로]
  4. (그러면 아에 작은 노즐을 장착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이건 하우징을 다시 짜던가 노즐을 붙히던가 해야하는데 전자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후자는 매우 불안정하고 노즐을 또 만들어아하죠. 그럴바에 그냥 포낙 사세요. 아니면 ER4를 사세요) [본문으로]